통영 현지인에게 듣는 "성웅 이순신" 1/2
1서피랑 - 2세병관 - 3남망산 조각공원 - 4이순신 공원
서피랑공원과 박경리 학교/생가를 다 구경하고 나서 어느 큰 궁궐처럼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서피랑은 이전 글을 참조바람)
알고보니 그곳은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들이 훈련받았던 병영지였다.
이름은 "삼도수군통제영사"라 한다.
통영(統營)이라는 지명은 통제사가 머물던 ‘삼도수군통제영’에서 ‘통’과 ‘영’을 따온 것이다. 군영명을 행정지명으로 삼은 것으로는 전국서 유일하다. 통영은 통제영의 본산이었다. 통영시는 그래서 일제에 의해 철저하게 파괴된 통제영을 복원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경남신문 참고)
<수군통제영가는 입구>
멋있게 양 옆으로 깃발을 세워놓았다
<삼도대중군위문>
수군통제영사 들어가기 전 옆을 보면 이 "삼도재중군위문"이 보인다
원래는 이 곳이 입구였다고 한다. 지금은 다른 곳에 입구가 있다.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한창 복원공사중이라 전부를 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 곳은 입장료를 받는 곳인지라 일부러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성인 1명 3,000원)
'어차피 이순신 공원도 있으니까 그걸 보는 걸로 만족하자' 생각해서 건물 밖에만 구경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지도를 보니 가는 길에 남망산 조각공원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곳으로 힘차게 걸어갔다.
꿀빵거리에서 맛있는 꿀방조각을 시식하면서 걸어가면 남망산 조각공원을 갈 수 있다.
천천히 공원 쪽으로 걷다보면 이렇게 표지판이 보여서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남망산공원은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라서
혼자서 소소하게 걷거나 연인 또는 가족끼리 대화하고 싶은 공간이다.
미술작품도 몇 점 봤지만 워낙 심오해서 개인적으로 별로 와닿진 않았다.
오히려 서피랑에서 본 풍경과 달리 좀 더 넓은 바다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건 나만의 느낌일 수 있는데, 보면 볼수록 부산 태종대 느낌이 났다.
잘 닦여진 산책길과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바다, 그리고 간간히 들리는 뱃소리까지 태종대보다 크진 않지만 "미니(mini) 태종대"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던 곳이다.
또 정박해 있는 배들을 보면 여수 느낌도 난다.
자, 여기까지는 그냥 보통 공원 감상기였다.
하지만 현지인 어르신을 만나고 나서부터 여행은 재미난 역사공부가 됐다.
지도를 보니 우연찮게 남망산 공원에도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됐다.
그리고 중간에 약수를 드시는 어르신께 물었다.
"여기에 이순신 장군 동상 어디에 있나요?"
그러자 그 분은 아주 반가운 표정으로 당신께서 알려주시겠단다.
알고보니 정말 통영 역사에 빠삭하신 어르신을 만났던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영에서는 이순신 장군을 '성웅 이순신'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지금은 안타깝게도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별로 없다."
통영은 한산도 대첩의 본거지로서
이순신 장군에 관한 이야기들이 정말 많은 곳이다.
<이충무공한산대첩비>
임진왜란 시절 "김천손"이라는 소년이 바다를 보다가 새까만 왜놈 배들을 보고 놀라 이순신장군의 병영지인 "세병관"까지 달려가게 된다.
그 소년 덕분에 조선 수군은 대비태세를 갖추게 되었고, 한산도 대첩을 이룩하게 된다.
이를 기념하여 오늘날 통영에서는 매년 "김천손" 소년이 달렸던 그 길을 마라톤 코스로 만들고 마라톤대회를 연다고 한다.
남망산 공원에 있는 이순신장군 동상은 좀 더 의미가 뜻 깊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이 동상이 세워진 때가 1952년이기 때문이다.
광화문에 세워진 이순신 장군 동상은 1968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무려 16년이나 먼저 세워진 동상인 것이다.
어르신은 조심스럽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이순신 장군 동상이 바로 이 동상이 아닐까 추측하고 계신다.
남망산 이순신장군상은 1950년대 당시 향토사학자들의 고증을 거쳐 실제 이순신 장군의 모습에 가깝도록 제작된 것이다. 청동제 동상의 높이는 2m40cm, 대리석제 자대의 높이는 3m40cm, 합계 5m80cm 높이로 조각가 김경승 선생의 작품이다.
요즘에는 남망산 이순신장군상에 대해, 충무공의 위풍이 약해 보인다는 견해도 있고, 오늘날 고증의 기준으로는 다소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1950년대 당시 학자들의 고증을 위한 노력, 조각가 김경승 선생의 노고, 무엇보다 전쟁으로 피폐하던 시절에 통영사람들이 주머니를 털어 재원을 마련했다는 것을 되새긴다면, 남망산 이순신장군 동상의 무게, 그 역사의 깊이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반세기가 넘게 통영앞바다를 바라보며 통영의 정기를 지켜온 남망산의 이순신 장군, 그 동상에는 통영사람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려운 시절을 헤쳐나온 극기와 도전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오마이뉴스 기사 참고)
또 그 분께서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옛날 이순신장군 시절에는 배에서 수신호를 알려주기 위해 "연"을 날렸다고 한다.
위 사진처럼 정말 다양한 연이 있는데 저것들이 전부 암호화된 연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저 연이 단순히 전통놀이 였지만 저 때당시만해도 엄연한 군사신호및 암호였다는 것에 새삼 놀라웠다.
사족으로 말하자면, 서울 사람들은 연을 그냥 높이 날리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데 통영 사람들은 연싸움을 그렇게 잘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연에 관한 한 사연들이 많아서 그런지 연을 그만큼 자유자재로 쓰는 고장인 것 같다 ㅎㅎㅎ
그리고 어르신께서는 박경리 선생에 대한 얘기까지 해주시고 코코팜도 사주시고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이 자리를 빌어 그 분께 감사하단 말씀 꼭 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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