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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269

정약전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자산어보]

역사는 말한다. 태초부터 인간은 불평등한 세상에서 늘 살고 있다고. 백성이 주인인 세상, 인류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왕정부터 시작해서 공산주의, 자본주의까지. 백성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세상은 없었다. 종교가 있는 세상에서 수많은 마녀사냥이 있었고, 종교전쟁이 있었다. 종교가 없는 세상에서는 온갖 이데올로기의 이름으로 수천만 명이 학살을 당했고, 굶어 죽었다. 정약전의 꿈이 여전히 공허한 이유는 그러한 세상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최애 OST가 왜 여기서 나와♥ [스즈메의 문단속]

작화력이 넘사벽인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을 드디어 봤다. 그런데 스토리, 작화에 감동한 것이 아니라 OST에 감동한 작품이 되어버렸다. 왜냐고? 사실, OST가 객관적으로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다. (나쁘지도 않다. 며칠 동안은 감상할 듯) 그러나! 시까시!!!! 내가 유일하게 외우고 있는 나만의 일본 노래 NO.1 夢の中へ(유메노 나까에) 가 흘러나오는 것 아닌가!!! 너무 반가운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고, 나도 스즈메처럼 학생이 된 기분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즐겁게 봤던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이 다시 생각나면서 마음 속에 몽글거리는 추억이 되살아났다. 누가 뭐래도 나에게 이 애니메이션은 OST 꿀잼 작품이다. 일본인이 겪은 재해를 일본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점이 늘 새롭고 신기하다. 나도 이렇게..

미안합니다 [파벨만스]

미안합니다. 사과할게요. 영화씨. 영화 [아티스트]를 최근 보고 나서 "영화를 위한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영화는 목적이 아닌 도구일 때 가장 빛이 나기 때문이다."라고 적었어요. 하지만 정정해야겠네요. 그냥 내가 감독을 잘못 만나서 그랬던 겁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이 감독 정말 대단하다. 하나의 소재를 이렇게 다른 각도로 보여주다니 참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소재로 한 영화 중 단연코 이 영화 [파벨만스]가 가장 좋았다. 모든 것이 좋았다. 2시간 30분을 멈추지 않고 보게하는 스토리의 힘도 좋았고, 아역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 연기력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영화라는 예술을 통해 한 사람의 성장스토리를 이렇게 맛있게 보여주는 영화가 또 있었을까 싶을 최고의 연출력 ..

도둑처럼 찾아온 그 날 [아들의 방]

정신과 의사가 얼마나 극한 직업인지 알 수 있는 영화. 그저 고민 상담하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의사"라는 그럴 듯한 이름은 있지만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감정의 하수구 역할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2001년 영화지만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웰메이드 영화다. 현대물 이탈리아 영화는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처럼 엄청난 굴곡이 있는 드라마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에 훨씬 더 감정을 이입하면서 봤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불가항력적인 사고다. 모두가 안다. 하지만 죄책감이 떠나가질 않는다. 그 때 내가 긴급한 약속을 잡지만 않았더라도... 그 때 내가 아들과 소중한 시..

신이라 불리운 모범택시

아주 사이다 드라마다. 법을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나쁜 놈들을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치 않는 유쾌상쾌통쾌 드라마다. 심지어 법 자체가 너무 솜방망이라 정의구현이 너무 약할 때 "법? 웃기는 소리. 우리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시킨다."라고 비웃으며 범죄자를 직접 사설 감옥에 집어넣는다. 너무 단순한 스토리고 반복적인 패턴이지만 다음을 보게 만든다. 솔직히 현실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신의 개입)" 모범택시라고 해도 될 정도다. 무슨 공학박사가 택시를 탱크처럼 만들질 않나, 키보드만 두드리면 백악관도 해킹할 것 같은 천재 해커가 있질 않나, 칼빵을 아무리 맞아도 붕대 몇 번 감으면 다시 회복되는 전직 군인이 있질 않나. 이렇게 대놓고 먼치킨이면 통쾌함이나 재미가 조금은 반감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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