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말한다. 태초부터 인간은 불평등한 세상에서 늘 살고 있다고. 백성이 주인인 세상, 인류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왕정부터 시작해서 공산주의, 자본주의까지. 백성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세상은 없었다. 종교가 있는 세상에서 수많은 마녀사냥이 있었고, 종교전쟁이 있었다. 종교가 없는 세상에서는 온갖 이데올로기의 이름으로 수천만 명이 학살을 당했고, 굶어 죽었다. 정약전의 꿈이 여전히 공허한 이유는 그러한 세상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