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여남노소 드라마 [가족계획] 리뷰

거니gunny 2024. 12. 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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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오징어 게임 2에 가려졌지만 쿠팡오리지널 드라마 중에서 역대급으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가족계획”!

 

한 줄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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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억에 남은 건 허벅지 한 근 뿐.

★★ (2/5)

 

@@@@@@스포일러 주의@@@@@@@

 

1. 1 1회 방영

이 말은 하고 넘어가자.

너무 심했다.

적어도 수목드라마는 한 주에 2개씩은 보여줬다.

아무리 못해도 일주일에 2 회차분은회차분은 보여줘야지, 쿠팡이라고 너무 막 나갔다.

이러면 OTT를 보는 장점이 없어져버린다.

물론 쿠팡은 OTT 중에서 가장 혜택이 많은 플랫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TT의 틀 안에서는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당장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한 날 한 시에 시즌2 전체를 몽땅 열어버렸다.

아무리 환경이 다르다고 하지만 너무 비교된다.

쿠팡, 이러지 말자.

2. 덕지덕지 여남노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드라마 소재들이 특정 집단 취향에 집중한 듯한 느낌이다.

나무위키에서도 이 논란에 대해 누군가 적어놨었는데 여남노소를 쓴 것은 드라마 상황과 1도 연관성이 없는 어설픈 사상주입이다. 출산율과 출생률이 엄연히 다른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온 나라가 앞다투어 틀린 개념어를 쓰는 것도 모자라 아무 문제없는 단어를 억지로 바꿈으로써 자신의 사상을 드라마에서까지 주입시키는 것은 너무 속 보이는 행동이다.

여남노소뿐만이 아니다. 실제 연쇄살인이 자행되는 개발이 보다 딥페이크 범죄자가 더 악인인 것처럼 묘사한다든지 

어설픈 사상 주입 때문에 작품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페미니즘과 PC의 큰 단점 중 하나는 항상 자신들의 신념이 진리이고 무조건 옳다고 가정하고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상대방과 대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려고 한다.

전형적인 계몽주의적 접근이다.

시청자를 계몽의 대상으로 삼고 가르치려고 한다는 것은 아주 큰 문제다.

마음 편히 보아야 할 드라마에서 이런 계몽주의적 시각이 있으니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고 그만큼 불편함이 크게 남는다.

 

3. 배우들의 고통 연기. 그러나

이제는 글로벌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두나, 류승범은 믿고 보는 배우들이다.

네임밸류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감초역할을 자처한 배우 백윤식의 차분한 대사는 언제 들어도 흡인력이 있다.

이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화제를 모은 것도 다 이 배우들의 이름값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마지막 회차에서 조금 많이 아쉬운 장면들이 나온다.

6화에서 강성(백윤식)은 조해팔이라는 깡패 두목에게 공격을 당한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강성(백윤식) 허벅지에 대못 같은 말뚝이 박혔는데도 강성은 아무런 고통이 없다.

해파리니 가오리니 대사를 치는 것이 너무 평온하다.

그래도 이제껏 평경장(타짜), 이강희(내부자들)로 명연기를 보여준 그였는데 가장 극적으로 보여야 할 장면에서 너무 싱거운 연기를 펼쳐 보여서 아쉽다.

타짜 2에서 빅뱅 탑(최승현)이 욕먹는 이유 중 하나가 고통 연기였다.

손에 칼이 쑥 들어갔는데도 마치 가시 하나 박힌 것처럼 찡그린 얼굴 때문에 혹평이 많았었다.

고통 연기는 대부분 절정인 장면에 대부분 나오는데 그걸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관객은 몰입하기 힘들다.

신인 배우들의 연기도 아쉽다.

아주 어색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배역 성격을 너무 한 가지 색으로만 칠해지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예를 들어, 불량배는 너무 불량스럽기만 하고, 정의의 사도는 너무 정의롭기만 해서 캐릭터의 입체감이 없다.

그래도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보물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김국희 배우다.

오길자 소장 역의 김국희 배우.

능글맞으면서도 앙칼진 대사를 이렇게 맛깔나게 한다니 놀랍다.

네임드 배우들이 즐비했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의 미친 연기는 빛을 발했다.

그래서 위로가 된다.

 

4. 쿠엔틴 타란티노를 사모하나요?

가족계획 연출진은 폭력의 미학을 심도 있게 연구했는지 각 에피소드마다 19금을 넘는 잔인한 고문장면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문제는 그 빈도수가 너무 많다.

확실히 초반 허벅지 살을 잘라내는 고문하는 장면은 신선했다.

더 나아가 최면이라는 기술과 접목하면서 아주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매회마다 고문 장면이 하나둘씩 늘어나다 보니까 신선함은 간데없고 오히려 스토리가 늘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폭력성이 칭찬받는 이유는 적재적소에 딱 필요한 만큼 폭력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필연적인 폭력씬은 동의하지만 불필요한 고어물은 반대한다.

고문 자체보다는 그것을 통해 이뤄지는 정의구현과 시원한 사이다를 원하는데 사이다는 없고 오로지 끈적끈적한 김 빠진 설탕물만 남아버렸다.

 

5. 이럴 줄 알고~!

과거 개그콘서트에 "이럴 줄 알고"라는 코너가 있었다.

우리 편과 상대 편이 사이좋게 한 대씩 치고받는 패턴이다.

가족계획 역시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

나쁜 놈들 쪽에서 한 대 치면, 동물병원 쪽에서 반격하고. 이런 식이다.

공격과 반격 패턴은 두 집단의 대치 상황에선 필연적이다. 하지만 이 패턴이 너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피로감을 느낀다.

과거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에서 이 패턴이 너무 심해서 혹평을 한 적이 있는데

장장 16부내내 계속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패턴이 반복되니까 지루해서 혼이 났다.

그나마 "가족계획"에서는 상대를 계속 바꿔가며 변주를 한다.

처음엔 낮은 레벨의 일진 학생을 상대했다가 점점 계단식 보스들을 처치해 나간다.

그럼에도 턴제 형식의 전개는 조금은 아쉽다.

이제 내 차례다!”

 

 

6. 비현실적인 설정

드라마는 현실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설정이 많았다.

 

우선, 개발이가 문제다.

베일에 싸였던 개발이의 정체가 드디어 마지막 6화에서 밝혀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개발이가 교회 목사였단다.

'개발이'라는 별명이 생긴 이유는 개발지역에서 연쇄살인이 계속 일어났기 때문이다.

영수네 가족이 이사를 할 때마다 그 지역에 개발이와 관련한 사건이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교회 목사가 '개발이'라니.

윤명환 목사는 영수가 자기 교회 동네로 이사할 줄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아니면 그 짧은 기간 안에 교회가 갑자기 부흥이라도 한 걸까?

드라마 초반에 보여준 예배 실황을 보면 성도들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드라마 어디에도 교회가 빠른 시간 안에 부흥했다는 단서가 없다.

성도들 모두를 최면에 걸리도록 하지 않는 이상 이럴 수는 없다.

게다가 윤명환 목사는 한쪽 귀를 다치는 바람에 영수의 최면이 말을 듣지 않는다?

드라마 설정으로 우기면 어쩔 수 없지만 상식적으로 한쪽 귀를 다쳤다고 해서 최면이 안 걸린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최면과 청력의 연관성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었다.

(물론 ", 주목"이라고 해서 무조건 최면에 걸린다는 설정도 말이 안 되는 건 마찬가지 지만 말이다.)

 

쿠팡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드라마였기에 잔인한 장면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아쉽게도 오징어 게임 2가 나온 후로 그 관심도가 훅 꺼져 버렸지만 말이다.

 

여러모로 좋은 배우들로 새로운 시도를 한 드라마라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좋았던 기억보다 한숨 쉰 기억이 더 많았던 작품이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보다도 한 주에 1회씩 방영하는 건 정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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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1. 1 1회 방영은 심했다.

2. 덕지덕지 여남노소 어설픈 사상주입은 그만!

3. 배우들의 고통 연기. 그러나

4. 쿠엔틴 타란티노를 사모하나요? 충격요법이 너무 잦으면...

5. "이럴 줄 알고~!" 턴제 방식 드라마 전개는 자제해 주세요.

6.  비현실적인 설정. 이걸 믿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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