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를 통해 알게 된 고(故) 곤 사토시의 또 다른 작품을 만났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이 더 따뜻했고, 흥미로웠다. 소재와 전개, 그리고 마무리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웠던 스토리라고 해도 무방할 듯싶다. 특히, 떡밥을 던지고 회수하는 것이 아주 탁월했는데, 냉정히 보면 스토리들이 억지 우연 같아 보이지만 크리스마스 버프를 받아서 그런지 마음 넓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우연이 필연이 되고 그 과정을 보는 내내 따뜻한 핫초코를 먹는 기분이었다. 다만 서울역을 지나칠 때마다 맡는 노숙자 냄새는 여전히 감당하기 버겁다. 어쩌겠는가. 그들도 그런 냄새를 원해서 풍기는 것이 아닐텐데 말이다. 갓난아기 키요코가 크리스마스 기적을 만난 것처럼 나도 따뜻한 기적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