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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너무 어리석었어요, 그냥 재미삼아 한 거에요"
이 영화에서 나오는 남자 주인공을 표현한 아주 적절한 대사 일것이다.
그의 "장난"으로 인해 한 딸의 인생이 얼마나 꼬이고 파괴되는지 알 수 있는 영화이다.
특히, 저 대사를 볼 때 정말 화가 치밀었다.
그러고나서 마지막 장면에서 딸에게 "인생의 교훈"을 읊으면 다 용서 되는 줄 아나보다.
이 영화이름이 왜 토니 에드만인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딸을 위한 아버지의 작은 배려같은데 나에게 그다지 배려같지는 않다.(참내....)
정말 나 같아도 화나겠다. 회사에서 저러면 얼마나 난처할까
출장까지 따라와서 뭐하는건지...아무리 생일 당일에 축하해주려고 해도 그렇지...
5살짜리 애도 아니고... 이제와서....
결국 딸까지 영향을 받았는지, 회사까지 그만 뒀단다.
눈치없고, 뻔뻔하고.. 저 주인공같은 성격을 겪어봐서 그런지 딸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물론 자기만의 방식으로 친근하게 대하려고, 장난을 치면서 대한다는건 알지만 오히려 그것이
상대방에게 자기의 방식을 무조건 받아들이게 하는 압박이 된다.
자기 만의 세계에서 사용되는 농담과 장난들이 도가 지나치면 저렇게 되는거다.
(그놈의 틀니랑 가발 좀 그만 써라...;;)
보는 내내 주인공의 장난을 참기 힘들었다...
이혼까지 하고, 딸에게도 엄청난 상처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연락이 없다가 이제 무슨 이유에선지 출장까지 따라와서는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한다.
(개가 죽어서 외로워서 그랬나? 만약 그런 이유라면 더욱 이기적인 거 아니야? 자기 외로우니까 이제와서는...)
뭐 딸내미도 지 아버지를 흉보는게 잘한 건 아니지만, 아버지에 비하면 그나마 정상인 같다.
참고로 이 영화는 배경음악이 하나도 없다. 진짜 음악이 없으니까 뭔가 어색하다.
그러나 주인공의 분노유발행동을 보면서 음악이 차라리 없는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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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나서 평론가들의 얘기를 들으니 이 영화는 유럽사회를 조금 더 이해할수록 보다 깊이있는 영화인거 같다
1968년 5월 프랑스에서 시작된 68운동이 유럽전역에 일어나고 이 운동을 이끌었던 세대들이 지금 맞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어떻게 반성하고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이 "토니 에드만"이다.
물론 그들의 눈으로 봤을때는 자본을 거의 신격화하는 신자유주의가 행복을 앗아가는 대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너무 신좌파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른 결론이 날 수 있다.
내가 신자유주의 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68운동의 정신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자본만능주의에서 살아가는게 우리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
실제로 여주인공이 느끼는 쉴틈없는 압박감을 나도 갖고 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굳이 2시간 42분 동안 영화를 보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68세대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사회도 유토피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물론 애국주의, 권위주의, 종교주의에서 탈피한 68운동이 인류에 기여한바가 있지만, 그 나름대로 갖고있는 부족한 점들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에, 자본주의로 자연스레 넘어간 것 아닌가? 만약 남자 주인공이 생각한 것처럼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더 행복한 길이라고 한다면 이 영화의 결론처럼 여주인공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틀니를 끼고 농담으로 저항하며 살지 않을까?
너무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열정에도 미안한 일이고, 우리가 앞으로 맞이할 수 있는 행복에게도 미안한 일 일 것이다.
let bygones be bygones.
과거의 불완전한 것에 너무 향수에 젖지 말자. 오히려 앞으로 더 나은 세계를 꿈꾸기 위해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고민하자.
어찌보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세상인건 신좌파세상이건, 신자유주의건 둘 다 똑같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뿐이지 둘 다 행복을 가져다주는 세상은 아닌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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