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스웨덴의 대표 츤데레 [오베라는 남자]

거니gunny 2020. 1. 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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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오베라는 남자]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 [방문객]중에서 -

 

★스포일러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다음 날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명장면이 많았던 소중한 영화다.

전체적으로 밝은 코미디 영화였지만, 그 웃음 뒤에 있는 한 인생의 아름다움과 슬픔, 사랑과 이별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오베라는 할아버지는 아내와 사별한 뒤 직장에서도 잘렸겠다 자살을 시도한다.

원래는 가장 비극적인 장면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자살 시도 장면은 가장 코믹한 장면으로 탈바꿈한다. ("나 좀 죽자, 죽어"ㅋㅋㅋ)

이렇듯 감독은 삶의 가장 큰 비극이 될 수 있는 순간도 조금만 각도를 틀어보면 코미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멋지게 연출해 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 영화는 가족의 따뜻함과, (요즘은 정말 귀한) 연인의 신실한 사랑도 그려내고 있다.

사실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장면들은 꽤 제각각이고 뭔가 하나로 맞추기가 상당히 힘든 구색이다.

하지만 한 장면도 허투루 나오는 것 없이 잘 편집한 것으로 보였다.

아쉬운 장면들도 많았고, 좀 짜증 나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마지막 오베의 행복한 표정에서 나 또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스웨덴 영화를 거의 보지 않아서 다 처음 보았던 배우들이지만 명연기자라는 것은 조금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영화 정보를 보다가 우연히 톰 행크스가 이 영화의 리메이크작 주연을 맡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원작도 좋았지만 기대되는 리메이크 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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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혼자 살 수 없어요." 적어도 주인공 오베에겐 그 말은 실례가 될 것 같다.

혼자 살았다면 겪지 않았을, 함께 살기에 겪어야만 했던 억울함들이 이 남자 인생을 몇 번이고 흔들어댔다.

젊은 시절 이웃집에 불이 난 걸 도와주려다가 자기 집을 몽땅 태워야만 했고,

사람들과 함께 가는 버스를 타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그 결과로 아이는 유산되고, 아내는 걸을 수 없게 됐다.

한 직장에서 43년이나 일을 했음에도 고작 삽 하나 선물로 주고서는 해고 통보를 하는 회사 또한 더불어 사는 사회의 배신이기도 하다.

국가를 대변하는 공무원은 세금은 꼬박 받으면서도, 정작 도움을 받는 것보다 빼앗아 가는 것이 더 많다.

이럼에도 이란 여인의 말처럼 "인생은 혼자 살 수 없어요."라고 말할 수 있을까?

 

도시에서 살다가 실패를 경험하고 산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한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중 한 사람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나는 도시에서 높게 서있는 아파트를 보면서 거기에 사는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

나는 너무 무섭거든."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이 무조건 다 좋았다면 그들이 왜 산으로 갔을까.

우리는 너무도 쉽게 "인생은 더불어 사는 거예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겪어야만 했던 아픔들도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마치 다시 사회라는 밀림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답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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