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영화[딥 워터 호라이즌]
★스포일러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2010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석유 재앙으로 기록된 "딥 워터 호라이즌" 시추선 폭발 사고를 영화화한 이야기다.
이 사고는 우리나라의 '세월호' 사고만큼 미국에서 크게 이슈가 된 사고였다.
지난 미드 [뉴스룸] 시즌1 1화에서도 이 사고를 소재로 뉴스 특보를 진행한 적이 있다.
결국 이 사고의 원인은 충분한 점검과 안전예방을 하지 않은 잘못에 있었다.
세계 2위로 평가받는 영국 석유회사 BP의 재촉으로 인해 결국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도 아예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석유를 퍼내기 위해 시추하는 기한이 43일째 지연되고 있었고,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BP 입장에서도 일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들은 사고를 낸 주범이 되었다. (하지만 뛰어난 변호사를 선임해서인지 그들의 책임을 묻는 모든 소송이 기각되어 법적인 책임은 지지 않았다고 한다.)
살다 보면, '갑'이 결정한 기한 안에 '을'은 맞춰줄 수밖에 없다.
"사람 목숨 보다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이 질문의 대답은 어린아이들도 다 안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 목숨이 버려지지 않을 것 같으니까 일을 강행하는 것이다.
설마 이번에 사고가 나겠냐는 안전불감증 때문에 누군가가 또 목숨을 잃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사고를 보고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그들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갑'이 정한 기한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컵라면만 먹고 추가 노동을 한다.
'갑'이 정한 예산을 맞추고, 몰래 이득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건물을 지을 때 철근 500개를 넣어야 할 곳에 400개만 넣는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장비는 노후화되었지만 여전히 대형 크레인 운전대를 잡아야만 한다.
올해에만 제천, 밀양 화재사고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가?
시대가 변하고 있다.
정치계에서는 "적폐 청산"을 외치며 변화를 꾀하고 있고,
문화계에서는 "미투"를 외치며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는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변화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화재 경보가 울릴 때 "누가 실수로 잘못 눌렀겠지."라고 생각하는 우리 모두가 그런 생각을 고쳤으면 좋겠다.
새로운 장소에 도착했을 때 비상구가 어딘지 먼저 살펴보는 건강한 준비가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관객에게 전해지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하지만 연출적인 부분에 있어서 아쉬움도 남아있다.
영화는 시추선 폭발 사건 전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영화의 절반을 소비했다.
그런데 폭발 후 상황을 그려내는데 있어서는 너무도 빠른 진행을 하지 않았나 싶다.
폭발이 일어나고 나서부터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이들의 행동도 자세히 담지 못했다.
보통 우리가 재난 영화를 보게 되면 거대한 사고 앞에 인간의 무력함을 보기도 하지만, 그 후에 이어지는 주인공들의 노력을 보게 된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그런 장면들이 몇몇 담겼지만 너무 영화적으로 기술적인 장면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시간이 짧았고 감정을 이입할 시간이 부족했다.
아마도 실화라는 특성상 실제 사건을 묘사하는 데에만 신경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마크 월버그'는 명실상부 최고의 헐리우드 스타이다. 이 영화에서도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커트 러셀','조슈 브롤린'과 '제프 브릿지스'는 여전히 헷갈린다.
셋 모두 명 배우인데 수염을 기르기만 하면 구분하기가 참 어렵다.
케이트 허드슨은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으로 알게 된 배우인데 참 오랜만에 만난 것 같아서 반가웠다.
'존 말코비치'는 어쩜 그렇게 얄밉게 연기하는지..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 않은 의미 있는 영화 [딥 워터 호라이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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