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영화[레디 플레이어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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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캐릭터가 나왔는지 뭣이 중헌디?
이건 단순히 디스토피아 영화가 아니다.
(물론 형식상 Ernest Cline 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디스토피아 영화이다.)
이 영화는 진짜 우리의 가까운 미래다.
이 영화는 단순히 우리가 아는 고전 캐릭터들의 만남의 장소가 아니다.
앞으로의 미래를 엿보게 해주는 망원경이다.
빈익빈 부익부는 여전히 있을 것이고,
IT가 사상 최고로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올 것이다.
드론의 상용화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만,
이제 배달부의 생명도 끝이 날 것이다.
현재도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사이를 편하게 오가고 있고, 가상세계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점점 커지고 있다.
약 10년 전, 호소다 마모루의 영화 [썸머워즈]를 볼 때만 해도 저런 가상세계가 터무니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정말 모든 것이 다 갖춰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영화를 단순히 추억 팔이 용 영화라고 간주하는 것이 안타깝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인터뷰에서 "난 이 영화를 환상적인 미래와 과거의 만남으로 보았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오락영화이면서도, 동시에 미래에 대한 우리의 방향을 잡게 해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모두들 이 영화를 볼 때, '내가 알던 캐릭터가 얼마나 많이 나왔나?'하면서 캐릭터 찾기에 바빴다면, 이제는 조금 시선을 돌려, 캐릭터가 아닌 이 영화의 가까운 미래 배경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이 영화에서 우리에게 던져주는 큰 미래는 "VR과 드론"이다.
우리나라도 그렇고, 아직 VR은 대중적이지 않다. 불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VR을 이용할 콘텐츠가 많이 없기 때문에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오아시스"같은 가상세계가 구축만 된다면 그야말로 일상의 탈출구로서 VR은 가장 적절한 도구가 될 것이다.
드론의 탄생 또한 우리에게 많은 가능성을 안겨다 주었다.
드론은 아직까진 사람들에 의해 많이 이용되진 않고 있다. 그저 장난감 중 하나로 치부되고 있지만, 영화에서처럼 언젠가는 배달의 도구로, 또는 전쟁의 도구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전투에서는 자주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 영화가 보여주는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이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는 사람들의 반론도 일리가 있다. 불과 스마트폰이 상용화 되기 전인 2007년만 하더라도 네비게이션은 가장 호황을 누리는 제품군 중 하나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네비게이션은 갈 길을 잃었고, 여전히 그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VR이나 드론이 네비게이션의 운명을 따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우리는 이것들의 밝은 전망을 보았다.
이 영화를 통해 정말 미래를 알고 싶어졌다. 과연 미래를 내다본다면 내가 노력을 쏟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영화[레디 플레이어 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영화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내러티브 측면에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1. 어떻게 이모가 죽었는데도, 슬퍼하지 않았을까? 정말 아끼는 이모가 저세상에 갔는데 슬퍼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로지 아르테미스에게 푹 빠져서 알콩달콩한 사랑고백을 한다.
편집의 실수인지 몰라도, 그 중간 과정을 없앤 것은 조금 아쉽다.
2.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과정이 너무 일사천리다.
주인공들은 어떻게 그리도 확실하게 정답에 가까이 알 수 있었을까?
그나마 첫 번째 레이싱 장면은 그 열쇠를 얻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고, 관객들도 그를 따라가면서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공감했을 것이다.
그러나 웨이드와 친구들이 나머지 2개의 열쇠를 찾을 땐, 정말 스토리 전개가 너무 빨라서 관객들은 도저히 열쇠에 대한 추리를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부분들은 영화의 흐름을 지루하지 않게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추리의 맥을 끊어버리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아쉬움만 뺀다면 미래를 보는 영화로서는 손색이 없을 듯 싶다.
출처: 영화[레디 플레이어 원]
백 투 더퓨처 박사님을 연상케 했던 할리데이 역의 마크 라이런스는 최고의 연기를 펼쳐주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또 다른 명작 [브릿지 스파이]에서 이 배우를 보고서는 정말 멋진 배우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만나 좋은 연기를 선보여주었다.
주인공 파지발역을 맡은 타이 쉐리던은 계속해서 멋지게 자라는 것 같다. 입을 약간 벌리면서 무언가에 집중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멋지다.
최근에 봤던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는 [더 포스트]였다. 정말 같은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색다른 맛의 영화를 이번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만났다.
누가 뭐라 해도 스티븐 스필버그는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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