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영화[레드 스패로]
우리는 살면서 내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방향을 틀어야 할 때가 있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데이지도 그랬다.
결과는 이미 일어났고,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그것은 분명 인생의 급격한 커브길이었으며 그 길을 만난 이상 커브로 돌려야한다.
[레드 스패로] 주인공인 도미니카는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야만 했다.
촉망받는 볼쇼이 발레단의 프리마돈나였던 그녀는 동료의 시기로 인해 다리를 다쳐야만 했고, 평생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게다가 벼랑 끝에 몰려 비밀정보기관인 '레드 스패로'에서 억지로 훈련을 받는다.
그녀는 다행히(?) 그곳에서 잘 견뎌내었고, 국가에서 준 미션을 수행한다.
그러나 그녀의 훌륭한 재능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내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꿈은 훌륭한 스파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첩보원을 꿈꾸며 CIA에 들어가겠지만, 적어도 그녀는 아니었다.
그녀의 재능은 분명 출중했지만, 그것을 무용에 쓰고 싶어 했다.
도미니카가 다리를 다친 때부터 그녀는 이미 꿈을 잃어버린 시체나 다름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벌인 복수극은 그리 통쾌해 보이지 않았다.
잔인한 장면이 많고, 선정성이 짙었던 영화였지만, 굳이 그런 장면 없이도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가 맞다.
청소년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삶의 깊은 상처를 그녀가 안고 있었다.
왜 그녀가 마지막 그런 복수극을 펼쳤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영화의 반전은 그녀에게 그다지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생의 굴곡을 강제로 겪으면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는 복수뿐이라는 것을 보며 영화가 끝날때까지 웃지못하는 그녀에게 측은한 마음이 든다.
출처: 영화[레드 스패로]
영화가 많이 어둡고, 암울하다.
실제로 첩보활동하는 것을 뉴스에서 보면, 러시아와 미국 모두 잘한 부분이 없는데도 영화는 굳이 미국의 자유를
부각시켜 '러시아만 나쁜 놈들'이라는 부분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런 설정은 영화에서 주인공의 선택을 판가름하는 일이었기에 불가피하게 한 것이라 이해는 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출처: 영화[레드스패로]
헐리우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제니퍼 로렌스가 이런 영화를 찍었다는 것이 놀랍다.
그녀가 출연한 것치고는 많은 부분에서 블록버스터의 냄새가 나지 않는 영화였었다.
그래도 그녀의 연기만큼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압도적이었고, 영화 내내 그녀의 표정을 읽는 것만으로도 블록버스터급의 긴장감이었다.
역시나 아쉬운 점은 있다.
모스크바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사용한다는 점이 제일 아쉽다.
물론 러시아식 영어 발음을 쓰는 노력을 가지긴 했지만,
그냥 러시아어를 했다면 좀 더 와닿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든다.
또한 영화 제목이 [레드 스패로]인 만큼,스패로라는 장소가 주는 압박감이나 긴장감이 얼마나 심한지 조금 더 섬세히 그려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갑자기 수업 시간에 뜬금없이 옷을 벗기는 설정보다는 수업의 내용에 더 시간을 써서 관객들에게 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그곳 안에서 겪는 일상이 잘 그려지지 않으니 나중에 그녀가 스패로를 나올 때도 그렇게 흥미롭지 않아 보였다.
러시아 정보국이나 CIA나 모두 스패로를 악명 높다고 인정하는 분위기였는데, 정작 스패로 교육을 카메라를 통해 직접 본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평가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퍼즐을 맞추어 나가는 영화의 플롯은 짜임새가 있었다.
그녀의 선택도 반전이었고, 출연진 배우들의 연기 또한 나무랄 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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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계획을 사람이 할지라도 그 결과는 하나님이 하신다고 성경(잠 16:09)에 나와있지만,
왜 이런 일을 겪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는 성경에서 명확히 설명해 주지 않는다.
영화는 다소 극단적인 설정으로 꾸몄지만, 충분히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 또한 마음먹은 대로 살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우리 죄 때문에'라고 말할 수도, '언젠가 회복되기 위해'라고 말할 수도 없다.
어쩌면 죽고나서야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알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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