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복수와 정의 구현은 종이 한 장 차이[더 브레이브(True Grit)]

거니gunny 2020. 1. 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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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더 브레이브(True Grit)]

 

잠언 28:1 악인은 쫓아오는 자가 없어도 도망하나 ....

성경 구절로 시작하는 미국 서부 복수 영화.

 

@스포일러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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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아이가 믿은 기독교는 무엇일까?

여자는 아빠의 복수를 한 것일까? 아니면 주의 이름을 대신해서 심판을 한 것일까?

 

강물에 뛰어드는 저 용기는 도대체 무엇일까?

어떤 역경에도 불구하고 달려가는 끈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단순한 복수심의 힘일까?

아니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무한한 신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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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1969년에 이미 만들어진 원작 [True Grit]을 코엔 형제가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용이나 분위기가 많이 고전적이다.

하지만 코엔 형제 특유의 황량함을 더하니 새로운 맛의 영화로 재탄생했다.

 

"주의 친절한 팔에 안기세" 찬송가가 영화 내내 잔잔하게 배경음악으로 깔렸다.

신기하지 않은가? 그만큼 미국은 철저히 기독교 문화 가운데 젖어있는 나라였던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그것을 음악으로 은연중에 알려주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너무도 언밸런스할 것 같은 복수(revenge)와 노예, 그리고 기독교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버무려졌다. 그리고 그런 사회가 전혀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특히, 사형집행을 마을 한가운데서 한다는 게 참 ... 놀라웠다. 아이들은 비록 보이지 않았지만 저렇게 사람이 처참히 죽는 모습을 마을 한가운데서 보여주다니...

게다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형수가 공개적으로 유언을 한다는 것도 새롭다.

출처: 영화[더 브레이브(True Grit)]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시대의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의상이라든지 소품이라든지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다는 점이다.

정말 미국 서부 개척시대 사회같이 보였다.

(코엔 형제가 이 점에 있어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다.)

 

배우들에 대해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이런 쟁쟁한 배우들이 한 영화에 같이 나왔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다.

제프 브릿지스는 워낙에 검증된 멋쟁이 옹알이 배우다. 그의 영어는 여전히 나에겐 들리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하게 등장한 맷 데이먼은 약간은 아쉬운 역할이었지만 그래도 충실히 연기에 임해준 것으로 보인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멋진 저격수로 등장했던 "배리 페퍼"는 제일 반가운 얼굴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조연. 조쉬 브롤린.

처음엔 그라고 생각지도 못할 만큼 어리둥절했다. 대사 몇 마디 하고서도 그인 줄 몰랐는데, 나중에 계속 듣다 보니 조쉬 브롤린 만의 특유 발음과 억양이 들리기 시작했다. 지금보다 한 8년 젊었을 때였는데, 지금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어서 놀랐다. (그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오!!)

 

 

 

출처: 영화[더 브레이브(True Grit)] 조쉬 브롤린. 처음엔 그가 아닌 줄 알았다.

 

하지만, 여자 주인공 헤일리 스테인펠드를 빼고 연기를 논해선 안될 것 같다.

저리도 쟁쟁한 배우들 가운데 단연 돋보인 헤일리는 실제 14살에 촬영을 했다고 한다. 14세의 연기라고는 전혀 믿을 수 없을 만큼 최고의 연기를 펼쳐주었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잘 도와주었다.

특히나 내용면에서도 그녀가 부러웠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다.

달래거나 부탁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상대방이 움직인다.

너무나도 부럽다.

 

(마지막으로 매티의 애마, 블랙키의 열연도 꼭 언급하고 싶다.

마지막 말의 헐떡거림은 그야말로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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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다.

아무리 코엔 형제 영화라고는 하지만, 감히 지적(?) 하고 싶다.

초반에 있었던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는 다르게 막판에 갈수록 이상한 결말을 보이는 게 못내 아쉬웠다.

적들과 마주칠 때도 전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장 어색했던 것은 여주인공 매티 로스의 태도였다.

아버지를 죽인 톰 채티를 복수하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산을 올랐는데, 정작 톰을 만나고 나서는 그녀에게서 복수라는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몇 십만 원 빚진 사람을 대하듯 대화하는 모습들에서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연기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분명 영화 내내 그녀의 연기는 아쉬울 데가 없었으니까.

스토리 자체의 문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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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인 지금 보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멋진 영화다.

 

복수와 정의 실현은 종이 한 장 차이인 것 같다.

그녀의 목숨을 건 모험은 과연 복수였을까, 아니면 정의 실현이었을까 영화가 끝나고서도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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