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영화감독이 이렇게 중요합니다[시카리오:데이오브솔다도]

거니gunny 2020. 1. 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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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시카리오:데이오브솔다도]

 

아우도 잘했지만... 아쉬웠던 건 사실...

 

@스포일러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이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문득 [배트맨: 다트나이트라이즈]가 생각났다.

3부작의 대미를 웅장하고 아름답게 장식했던 명작이었지만, 2부 [배트맨:다크나이트]가 워낙 최고로 평가받았던지라 빛을 발하지 못했던 비운의 작품이 아니었던가!

 

이번 [시카리오:데이 오브 솔다도] 역시 다른 액션 영화에 비해 스토리, 액션, 사운드까지 모든 면에서 뛰어난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작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부족함이 남아있는 작품이다.

아무리 똑같은 각본가가 각본을 짰다 하더라도,

1부를 화려하게 이끌었던 배우들이 다시 등장한다 하더라도,

영화감독이 바뀌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시카리오 1부를 잘 답습한 티가 났다.

조쉬 브롤린이나 베니시오 델토로 라는 주연배우들이 카리스마를 뿜어대는 것부터 시작해서, 미국과 멕시코의 배경을 동시에 번갈아가며 보여주고 있다는 점 등 시카리오의 팬들에겐 익숙한 설정은 이 영화가 [시카리오]시리즈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든다.

 

출처: 영화[시카리오:데이오브솔다도]

 

하지만,

전작이 보여준 뛰어난 숨 막히는 긴장감은 끝내 보여주지 못했다.

1부 드니 빌뇌브의 전작에서 정말 뛰어났던 점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의 적절한 역할 배분에 있다.

맷과 알레한드로는 아군임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감정을 알 수 없는 캐릭터였다. 때문에 주인공 케이트 메이서(에밀리 블런트)는 그런 그들의 태도에 당황해한다. 자연스럽게 관객은 케이트의 마음을 공감하며 맷과 알레한드로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한다.

그리고 영화 종반에 알레한드로가 케이트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가 압권이었다.

“이곳은 늑대들의 땅이다.” 그렇다. 그들은 진정한 ‘늑대’이었다.

이윽고 영화가 끝날 때 관객인 우리는 알 수 없는 소름을 경험한다.

그러나 2부에서는 그러한 숨 막히는 전율을 느낄 수 없었다.

1부에서 케이트 메이서가 주인공이지만 사실상 관찰자였다. 케이트는 영화에서 계속 놀라는 역할만 주로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맷과 알레한드로가 더 크게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2부에서는 관찰자가 아예 사라지고 없다. 그래서 맷과 알레한드로가 케이트 역할까지 감당해야만 했다.

때문에 1부에서처럼 아군임에도 불구하고 속을 알 수 없어서 무서웠던 캐릭터를 2부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출처: 영화[시카리오:데이오브솔다도]

 

그중에서도 가장 아쉬웠던 캐릭터는 역시 알레한드로(베니시오 델 토로)다. 지금의 시카리오를 있게 한 일등공신인 그가 난데없이 스톡홀름 신드롬에 휩싸인 것이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비록 미국이 납치했던 소녀가 죽은 딸을 생각나게 했다지만, 1편에서 피도 눈물도 없이 헤드샷으로 아이들을 사살했던 그가 어째서 저리도 맘 약한 존재가 되었는지 영문을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분명 총에 맞았음에도 “기적적으로” 부활한 알레한드로를 보면서 '영화가 너무 갔구나'라는 생각만 했다. 차라리 장렬하게 총에 맞고 죽었다면 이해가 되는데, 아무리 주인공이라지만 수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볼기짝에 총을 맞고 죽은척하는 설정은,... 그 답지 않았다.

직접 총을 쏜 소년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에서 알레한드로는 소년을 왜 살려주었을까? 더 나아가, 그가 소년을 찾아가 문을 닫은 장면은 아직도 의문이다. 그를 고문하려고 문을 닫은 것은 아닌 듯싶었다. 소년을 시카리오로 쓰려고 한 것인데, 애당초 왜 그를 성장시키려고 했을까?

오히려 그는 죽임을 당해야 마땅하다.

더군다나 그가 정말 시카리오가 되고 싶었는지는 알 수 없다. 비록 총을 쏘긴 했지만 그는 트럭에서 뛰어내려 동료들과 헤어지려 했다.

 

 

 

출처: 영화[시카리오:데이오브솔다도]

 

너무 부정적인 관점에만 초점을 둔 것 같지만, 객관적으로 이 영화는 뛰어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액션만큼은 1부를 뛰어넘었다.

스토리 역시 전작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고, 테일러 쉐리던의 각본임을 증명하듯 흥미진진한 전개를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이것이 우리가 3부를 기다리는 이유다.

3부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다.

 

심장을 진동하는 음악은 단연 최고였다. 1부보다 더 뛰어나다고 평하고 싶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전작의 음악감독인 고(故) 요한 요한슨의 뒤를 이어 힐두르 구드나도티르가 바통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전작인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보다 더 뛰어난 음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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