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책[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저자가 워낙 창업계의 신화로 알려지다보니, (비록 그것이 극히 일부일지라도) 언제부턴가 강연과 저서를 통해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이 일생의 업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부에 대한 솔직한 생각, 부를 원하는 것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 등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공감되는 책이다.
글이 전체적으로 솔직하고 담백하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많이 쓰지 않고 담백하게 쓰려고 한 티가 난다.
(이는 김승호씨 강연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저자의 강연에는 입담을 자랑하는 화려한 강사들의 각본 냄새가 없다. 대부분 말에서 나오는 것들이 삶에서 흘러나오는 경험담들이라 솔직하고 담백한 맛이 있다.)
부를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죄악이라고 여겼던 내 생각을 많이 순화시켜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보면 기독교가 가르치는 내용과 많이 다르다는 인상을 받는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거의 노자를 따르는 제자처럼 말하기도 한다.
나 자신을 끊임없이 버리라고 말하는 기독교와 다르게 자신을 믿으라고 말한다.
성공하기 위해서 성공하는 상상을 끊임없이 하라고 종용한다. 이는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라는 성경 말씀에 위배되어 보인다.
거의 반(反) 기독교적인 책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과정은 다르나 결과에 있어서는 기독교와 같을 수도 있다.
자기애는 좋지 않다. 그러나 불필요한 죄책감 또한 성경이 원하지 않는다. 겸손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죄책감에 빠져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불신앙에 가까운 생각이다. 때문에 건강한 자존감을 갖는 것은 기독교에서도 권장하는 부분이다. 매일 죄책감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날 사랑하시는 것을 충분히 느끼고 감사할 때 나 자신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 땅에서의 성공 자체가 목적이라면 그것은 반 기독교이다. 그러나 성공이 목표가 아닌 하나의 도구라면 이 책이 말하는 성공 또한 크리스천에게도 가치가 있다. (개혁주의자들도 직업을 하나님의 소명이라고 보지 않았는가!)
우리는 항상 “아굴의 기도”에 솔직하게 접근해야 한다.
너무 부해도 안 되지만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가난을 하나님 탓으로 돌리는 죄도 범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 책에서 말한 저자의 말은 참 와닿는 부분이 많았고, 내 생각을 확장시킨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친절"에 관한 한 마냥 동의할 수 없었다.
저자는 아무 대가도 바라지 말고 친절을 베풀라고 말한다. 결국 그것이 돌고 돌아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내용이다. 물론 그 주장이 100%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친절을 베푸는 것과 스스로 '호구'를 만드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무조건 적인 친절은 오히려 자기가 "착하다"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친절을 베풀 때 상대방이 그것을 고맙다고 여기지 않으면 상처를 받는다. 오히려 친절을 베풂으로써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나중에는 섭섭한데 말은 못 하고 혼자 끙끙 앓는다.
사람인 이상 친절도 과잉이 되면 상대방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친절을 베푸는 당사자도 속으로 은근히 자신의 친절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상처받는다.
딱 그 챕터를 제외하고는 정말 유익하다 생각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인생에 대한 책이지만 그 어떤 책보다도 값진 내용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크리스천이었다가 무신론자가 된 저자를 통해 신이 없는 세상을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 엿볼 수 있었다.
그 끝이 엄청 허무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무덤덤하다.
신을 믿지 않으리라 결론을 내린 그의 인생과 나의 인생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과연 난 그 사람보다 행복을 느낄까?
나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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