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모두가 평범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 시대에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살아낸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이별의 아픔이 있고,
말할 수 없는 상실의 고통이 있다.
그 상실감은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기에
오히려 영화의 힘을 빌려와야만 했다.
[그래비티]로 유명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자전적 영화 [로마]를 보았다.
이번 영화를 통해 나는 확신한다. 난 그냥 보통 사람이다.
대부분의 영화 평론가들이 별점을 5개 만점을 주면 기대가 됨과 동시에 왠지 걱정이 된다.
그들에겐 재밌을지 몰라도 나에게는 그닥 와닿지 않았던 영화가 꽤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
사실, 이번 [로마]....그 걱정이 현실이 되었다.
다르덴 형제 영화를 볼 때도 그렇게 지루하지 않았는데, 이번 영화는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불친절한 사운드에, 불편한 흑백 화면.
눈과 귀가 탁탁 막히기까지 하니 마치 옛날 흑백영화로 세계사 공부하는 것처럼 하품이 중간 중간 나왔다.
(흑백이 나오고 불친절한 사운드가 나와도 재밌었던 영화는 많다. [라쇼몽]도 정말 재밌게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영화는 좀 처럼 집중하기가 라쇼몽보다 어려웠다.)
1970년대 멕시코 사회를 좀 더 알았다면 이렇게 지루하게 보진 않았을텐데..
세세한 부분을 전혀 모르고 보다보니
영화가 아닌 옆집 사람을 지켜보는 듯 다큐스럽다.
영화 평론가들의 평론을 보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일색이지만
어차피 이곳은 내가 주인공.
지루한것만 생각하면 3점도 아깝지만, 출산하는 씬이나 해변가에서의 절규 때문에 3점을 주고 싶다.
[그래비티]의 감성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많이 아쉽다.
어쩌겠나, 무식한 나 자신을 탓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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