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tists estimate between 90 and 95 percent of the deep sea remains a mystery.
"과학자들이 평하길, 심해의 90~95 %는 여전히 인간에게 미스터리이다."
이 영화는 바로 그 95%를 꾸며나가는 바다 이야기다. (그 '바다 이야기'말고...)
육지에 사는 인간과 아틀란 왕국에 사는 아틀라나 공주가 사랑에 빠져 낳은 아기. '아쿠아맨'.
아쿠아맨은 어쩌면 '섞인 피'라는 혼종을 대변하는 인물인 듯 하다.
그는 잡종이라는 딜레마를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육지와 바다를 잇는 다리가 되어야 한다.'라며 강점으로 바꾸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DC 가 절치부심한 티가 팍팍 난다.
2017년 개봉했던 "원더우먼"과 나란히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게 끌고 갔다.
여러 히어로물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영화는 죄다 망하더니만,
단일 히어로물 영화들을 그래도 꽤 선전하는 듯 싶다.
마블의 탄탄한 세계관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듯 하나 그래도
"배트맨 VS 슈퍼맨", "저스티스 리그" 망작들 보단 훨씬 볼만 하다.
1. 액션 씬은 정말 볼만하다. CG와 함께 어우러져 정말 장관을 이뤄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두 가지였는데,
첫 째로, 이태리 어느 한 와인 술 가게에서 와인을 가지고 '무기'를 만들어버리는 장면이다.
어찌보면 망망대해에서 물을 가지고 하는 액션이 더 장관일 것 같지만
제한된 장소에서 제한된 물만 가지고 액션을 펼치니 훨씬 재미있게 다가왔다.
둘 째로, 트렌치 왕국에 다이빙하는 장면이다. (압권이다.)
제임스 완의 공포영화가 생각났다. 어두운 바닷속에서 빨간 불빛을 내뿜는 토치 주변으로 마치
수만마리의 개미들이 불빛을 향해 달려드는 것 처럼 아찔한 장면을 연출해 냈다.
과연 제임스 완의 작품답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한다.
2. 그렇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보는 내내 여러 영화들을 짜깁기 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삼지창(보물)을 찾아 나서면서 한번도 안틀리고 100% 정답을 맞추며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는 마치 "인디아나 존스" 같았고, 무지막지한 힘을 가진 아쿠아맨은 "슈퍼맨"의 힘을 연상케 했다.
전투를 하다가 갑자기 눈이 맞아(?) 키스를 하는 장면은 (누가 봐도) "셰이프 오브 워터"의 키스씬과 유사하다. 그리고 브라인 왕국과의 전투 씬을 보면 "반지의 제왕" 속편을 보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으로, 이건 아닐 수 있는데, 정말 신기하다.
게임 속 "디아블로"캐릭터가 아쿠아맨에 나온다. 그것도 문어 괴물로.
게임 "디아블로3"를 해본 사람들이 만약 이 영화를 봤다면 분명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정말 닮았다.
게다가 아쿠아맨의 인간 아버지인 토마스 커리는 흡사 디아블로 3에서 인간이 된 티리엘 천사 같은 모습이었다.
감독이 일부러 비슷하게 만든 건지, 아니면 내가 게임에 미친건지 모르겠다..;;;
3. 쿠키영상은 하나만 있다.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 영상을 다 봤지만 두 번째 쿠키 영상은 나오지 않았다.
(영화 보실 분들은 참고하시길!!)
4. 확실히 마블의 히어로와 다르다. 아쿠아맨은 DC의 히어로다.
마블 히어로는 세지만 여전히 인간스러운 면이 있다. 약점도 많아서 보는 내내 위태위태 하다.
그러나 DC 히어로는 인간이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의 히어로이다. 결점이 거의 없는 신화에 가깝다.
제임스 완 감독은 인터뷰에서 "좀 더 인간적인 히어로의 모습을 그려내려고 했다"라고 했지만
글쎄... 그 노력이 잘 드러난 것 같지는 않다.
너무도 완벽한 강철몸매라 그런지 인간적인 냄새라기 보단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의 이미지가 훨씬 강했다. 제 2의 슈퍼맨을 보는 듯 했다.
5. DC는 그냥 단일 히어물만 만들면 좋겠다. 이렇게 잘 만들 수 있는데 괜히 짬뽕을 만들 필요는 없지 않나?
사실 마블의 어벤져스도 피로감이 많이 쌓일대로 쌓였다.
이제는 그만 막을 내려줬으면 하는데 도대체가 끝날 생각을 안하니 큰일이다.
DC의 "원더우먼"을 재밌게 본 관객이라면 "아쿠아맨"도 실망하지 않으리라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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