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시편과 불가지론의 차이

거니gunny 2020. 7. 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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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편과 불가지론의 공통점부터 말한다.
둘 모두 하나님께 솔직하게 현상황을 말씀드린다.
시냇가에 물이 졸졸 흐르는 상황에서 쓴 시편보다 죽음의 문턱에 있을때 드리는 시편이 많은 것은 불가지론자의 기도에서도 마찬가지다. 모두 죽을 것 같은 절망감에 휩싸여있다.
적들이 나를 둘러 에워싸고, 악인이 승리하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온 데 간 데 없다.
이런 상황에 솔직한 기도를 올린다.
하나님 도대체 어디 계시는 거냐고.
하나님 도대체 살아는 계시는 거냐고.

원망도 하고 악인의 형통함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시편 기자들은 “그리 아니하실지라도”하나님을 찬양하며 끝낸다.
(단, 시편 88편은 예외로 하자)
무한믿음을 드리며 시편기자는 마무리한다.
반면 불가지론자들은 여기서도 솔직하게 반응한다.
믿음이라는 것도 한 두번이지, 반복되는 절망만 맛보고 하나님의 정의는 맛보지 못한 상태다.
결국 그는 하나님과 “고도(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고도”)”를 동일시 한다. 아무런 응답도 없는 하나님의 무반응에 한심스런 느낌을 갖는다. 내가 이러려고 예수믿는 것인가 자괴감에 결국 믿음을 포기한다.
내 안에서 외치는 양심의 소리에 몸을 맡긴다.

그는 언제라도 하나님의 응답에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하나님의 마지막 심판과 별개로 선하신 하나님의 세상 운영방식에 회의감을 갖는다. 단순히 객기 부리는 것이 아니다. 고뇌와 경험과 이성으로 낸 결론이 이것이다.
“믿음이 없구만” 그렇다. 시편 기자가 갖는 믿음을 불가지론자에게서는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불가지론자는 그 믿음이야말로 고민하지 않은 맹목적인 신앙이라고 비판한다.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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