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내 이웃은 저장강박증 환자]

거니gunny 2020. 8. 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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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더미 같은 쓰레기들은 모두 한 사람의 방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렇다. 방 하나에서 나온 양이다.

오늘 저 근처를 지나가는데 냄새가 말도 못 한다. 

아니, 왜 이제까지 저것들을 모아뒀을까?

 

만약 하루에 맥주 한 병씩 마셨다고 치면 저 많은 병들이 모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병을 헹구지도 않았다. 계속, 쌓고 또 쌓고 쌓아서 저 지경이 되도록 놔둔 것이다. 

 

이것은 못된 습관정도가 아니다. 

저건 병이다. 현대인들이 겪는 아주 지독한 병. 

 

정신과에서는 이런 장애를 "저장강박증"이라고 부른다. 

2013년이 되어서야 미국 정신과에서 이런 행동장애를 병으로 지정한 것인데, 

확실히 병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cid=51636&docId=5740839&categoryId=63773

 

이제까지 살면서 이런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그냥 TV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였는데, 오늘 바로 내 주변에서 이런 사례를 만나니까 그 충격이 꽤 크다. 

(구역질 나는 맥주 냄새도 충격에 한몫했다.)

 

누구의 잘못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저 건물 주인에게 물어보니 실제 사는 사람은 멀리 지방에 내려가 있어서 

주인에게 청소좀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한다. 

청소비도 두둑하게 주었다고 하니 일단 법적인 문제는 해결된 것 같다. 

 

일단 대청소를 한 것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사실 이 문제는 끝이 아니다.

환자 본인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많이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 병은 누구의 잘못으로 일어난 것일까?

누구의 책임일까?

 

오늘따라 내 코 끝이 시큰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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