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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슐랭 선정 오늘의 드라마 맛집을 소개합니다.
일본 아침식사 같은 드라마
인생 2회차를 사는 여자의 비밀
[브러쉬 업 라이프](2023)
최대한 1화&전체적인 분위기로만 쓰고자 하니 스포 걱정은 안 하셔도 됨.
그럼에도 스포가 걱정되시는 분들은 일단 시청하고 보시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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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평범한 공무원 아사미는 어느 날 퇴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온통 새하얀 곳에서 눈을 뜬다.
그곳에서 만난 접수원은 아사미가 죽었으며, 내세에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으면 아사미로 다시 살면서 덕을 쌓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무위키 출처)
1. 뻔한 소재? No! 새롭고 재미있는 타임리프
"시간을 되돌려 과거를 바꾼다"는 "타임리프" 소재는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단골 주제다.
이번 드라마 [브러쉬 업 라이프]를 보면서도 여러 작품들이 떠오른다.
블록버스터급 "인생 리셋"을 가지고 소박(?)하게 하는 걸 보면 영화 "어바웃 타임"이 생각나기도 하고,
하나의 미션을 위해 시간을 되돌려 리셋하는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생각나기도 한다.
하지만 "브러쉬 업 라이프"는 단순히 유명한 작품들을 답습하는 그저그런 식상한 차원의 드라마가 아니다.
다른 작품들에서 볼 수 없는 "브러쉬 업 라이프"만의 참신한 요소들이 있다.
예를 들어, 덕을 쌓기 위해 4살 때부터 자기 주변에 일어나는 불의를 스스로 고친다.
저 어린 나이의 귀요미가 운명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이 드라마 말고는 볼 수 없다.
아기 때부터 적절한 시기에 주어진 미션들을 수행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그 방법들이 상당히 재치있고 귀엽다.
게다가, 너무 소박하지 않은가?
소설 "11/22/63"처럼 케네디 대통령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데스노트"의 야가미 라이토처럼 신이 되려는 것도 아니다.
소박하다.
(나라면, 저런 타임리프로 적어도 비트코인을 사든지 로또를 사든지 할 텐데, 주인공 아사미는 아주 평범한 2회차 인생을 산다.)
물론, 주인공이 물욕이나 다른 욕구를 채우는 데 타임리프를 쓰지 못하도록, 작가는 하나의 설정을 심어 놓는다.
"환생".
덕을 쌓을 수록 인간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 않으면 상상초월의 생물로 환생한다는 것.
"큰개미핥기"가 될 운명을 사전에 보여줌으로써 주인공의 딴 마음을 품지 못 하게 만든다.
참신한 타임리프 소재와 적절한 바운더리 설정.
타임리프에 익숙한 시청자들도 이런 드라마는 처음 봤을 것 같다.
스토리는 변화무쌍하니 염려 노노!
2. 일본이 바라본 내세관
"궁금한 건 일단 물어봐라. 물어봐서 손해볼 건 없다."
일본 사람들은 죽음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천국(저승)을 보면 실소가 나온다.
"이게 저승이라고?"
상당히 구태스럽다. 아니, 천국이라기 보단 동네 주민센터 같은 인상이 강하다.
당사자에겐 운명이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지만 천국 안내소 직원은 늘 심드렁하기만 하다.
이건 영락없는 주민센터의 모습이 아니던가!
일본은 '죽음 이후'를 현실과 그리 다르게 보진 않는 것 같다.
만화 드래곤볼에서 오공은 몇 번이고 죽음을 맞이하지만 죽은 다음 간 저승에서도 여전히 현세와 똑같이 지낸다.
머리 위에 하얀 링이 있다는 것 빼고는 거의 다르지 않은 삶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바라보는 "죽음과 저승" 세계관은 아주 무겁고 차분하다.
현세와 단절된 곳이다. 현세와 저승 사이에는 마치 거대한 틈이 있는듯 해서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다.
그에 비해 일본이 묘사한 저승은 상당히 인간적이고 현생 냄새가 물씬 난다.
만약 당신이 일본이 묘사한 저승에 도달했다면, 반드시 하나만 명심하라.
"궁금한 건 일단 물어봐라. 물어봐서 손해볼 건 없다."
일본의 내세관을 엿볼 수 있는 아주 재밌는 현장학습(?) 드라마다.
3. 기막힌 떡밥 회수
이 작품. 떡밥 회수가 예술이다.
게다가 인생 회차를 거듭할수록 떡밥 설계의 레벨이 2차 방정식이 3차방정식이 되고, 미분 적분까지 가는데 그걸 작가가 해낸다.
직소퍼즐 한 조각은 아무 의미없어 보이지만 거대한 빅픽쳐 안에서는 제자리가 반드시 있다.
퍼즐을 딱 맞췄을 때 그 짜릿함을 이 드라마에서 느낄 수 있다.
'아니, 이 얘기가 여기서 이렇게 맞춰진단 말이야?'
기분 좋은 놀람을 느낀다.
평소에 이런 떡밥&회수를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떡밥 회수 전문가 찬호께이 작가 못지않게 아주 치밀하고 섬세하게 떡밥을 던지고 회수한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떡밥에 관해서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여기서 다루면 스포일러가 되니 여기까지!
궁금하면 꼭 보세요!
4. 일본판 "응답하라"
일본에서 "응팔"을 만든다면 이런 느낌?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공무원의 모습도 볼 수 있고, 과거로 돌아가 어렸을 때 살았던 모습도 꿀잼이다.
특히, 추억 속 물건이나 랜드마크들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일본에서 살지 않았어도 "다마고치"나 "게임보이", 스티커 사진 등 어렸을 적 우리 일상을 차지했던(당시 꽤나 소중했던) 것들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다.
"친구들아! 잘 지내고 있지?"
5. 믿고 보는 연기슐랭 3스타, 안도 사쿠라
안도 사쿠라를 처음 만난 작품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에서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취조실 인터뷰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영화 [한 남자]에서도 애인과 사별한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대체불가 배우라는 걸 이 드라마를 통해서 더욱 느낀다.
이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거의 원맨쇼에 가깝다.
등장인물도 많고 캐릭터마다 비중도 다양하지만
결국 이 모든 스토리의 중심은 주인공 아사미(안도 사쿠라).
그녀의 표정 하나하나가 드라마의 분위기를 좌지우지 한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었는데, 안도 사쿠라가 기막히게 해낸다.
가장 재밌었던 연기는 남을 흘끗 쳐다보는 연기다.
스토리상 남몰래 상대방의 대화를 엿듣거나 쳐다보는 씬이 많이 등장하는데 누군가를 관찰하는 표정이 상당히 실제같다.
"나 지금 엿보는 연기하고 있어요"가 아니라 정말 들키지 않으려고 하는 실제 행동 처럼 보인다.
1화부터 마지막화까지 안도 사쿠라의 연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어 연기에 실망하진 않을 듯 싶다.
물론, 안도 사쿠라 이외에도 명연기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사미의 베프이자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나오는 셋째 카호 반가웠고,
키나미 하루카도 어디선가 낯이 익었다 싶었는데 리갈하이에서 에피소드 7회에서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했었다.
(스포X)심야식당에 나오는 "????"도 반가웠다. 그 작품이랑 너무도 딴판 연기를 보여주는데 묘한 기분이 든다.
언멧에서 센스있는 마치과 의사로 호평을 받았던 나리마스 타카코도 출연한다.
드라이브 마이카에 출연했던 미우라 토코도 상당히 똘끼있는 시청 직원으로 등장한다.
지난 번 추천했던 드라마 [언멧]에서도 언급했는데,
일본 드라마 중에서 "오버하지 않는" 드라마가 흔하진 않다.
이 드라마 역시 흔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의 향연을 체험할 수 있다.
연기인지 수다떠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다들 능청스레 연기를 잘 한다.
추억감성 돋는, 소금절임 고등어와 미소장국 같은 드라마를 원한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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