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

거니gunny 2020. 1. 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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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혹성탈출: 종의 전쟁]

 

★스포일러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퍼즐이 하나둘씩 맞춰지듯 짜임새 있는 영화.

등장인물과 설정들이 과도하거나 부족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스토리를 적절하게 이어간다.

 

1,2편 본 것이 아까워서 보게 됐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재미를 만난 영화이다.

처음엔 여자아이의 출현이 이 영화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굳이 계속 같이 동행하는 이유가 뭘까?

그 답을 나중에 대령과 시저의 긴 대화에서 조금은 헤아릴 수 있었다.

(여자아이는 생각보다 엄청나게 중요한 의미를 전달해 주는 장치로 존재하는 듯 보인다.)

 

언제부턴가 말을 못하고 지능이 저하되는 전염병이 인간들 사이에서 발생하고서 그 병은 남은 인류를 휩쓴다.

대령은 그 병이 인간으로 하여금 더 이상 인간답지 못하게 만든다고 단정 지었고, 눈물을 머금고 살육을 감행한다.

하지만 영화는 대령의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주는데, 바로 그 답이 여자아이다.

여자아이는 말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여전히 인간이다."라고 어렵지 않게 느끼게 한다.

비록 말을 하지 못하고 지능이 쇠퇴했다 할지라도 여전히 그 아이는 "인간"임을 영화 내내 보여준다.

 

바로 이 점이 전편들(1,2편) 과의 확연한 차이다.

 

전편들은 명확하게 유인원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인간과 비슷해진 유인원을 둘러싼 인류의 위기.

그래서 전편들을 다 보고 나면 인간 대 유인원 즉, 두 종간의 대결로 자연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3편은 인간과 유인원의 대결로 다뤄지지 않았다.(이게 신의 한수인것 같다.)

물론 시저와 그의 식구들이 여전히 인간과 갈등 국면이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거기에 초점을 두기보단, 인간의 정체성에 집중함으로써 오히려 주인공 같았던 유인원은 자연스레 관찰자로 변하게 되고, 인간됨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만약 전편들처럼 여전히 인간과의 갈등이 주 내용이었다면, 시저와 그 공동체는 훨씬 더 큰 힘으로 인간들과 전투를 벌였을 것이다. 엄청난 전투 액션이 있었던 2편을 생각한다면 이번 편의 유인원들 탈출 장면은 싱겁기까지 하다.)

 

물론 이 영화에서도 몇몇 아쉬운 점들은 있었다.

왜 프리처라는 병사는 화살을 고집했는지, 군인들을 죄다 악한 자들로만 보고 유인원들을 죄다 의리로 뭉치고 자비를 베푸는 선한 자들로 획일화 시켰는지 등은 영화가 끝나고서도 아쉬운 장면들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다소 뜬금없이 등장하는 눈사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본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인간과 유인원과의 대결이 펼쳐져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3편이 앞선 1,2편 보다 재미면에서나 내용면에서 훨씬 더 완성도 높은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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