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혼돈 그 자체 [사울의 아들]

거니gunny 2020. 1. 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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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사울의 아들]

★스포일러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낀 것은 혼란, 혼돈, 집착, 무질서, 무의미였다.

 

처음에는 이 영화가 어떤 의미인지, 주인공이 어떤 의도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알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점점 주인공의 행동과 생각을 알 수 없게 됐고, 영화는 내내 불안감을 상승시키기만 했다.

그리고 읭(?)하는 결말.

 

영화 초반에는 주인공 사울이 아들을 위해 장례를 치러야겠다는 마음이 짠했다. '아버지의 마음이 저런 거구나' 하고 느꼈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정말 고구마를 10Kg 먹은 듯이 답답했다.

그러다가 종반부에 와서는 의미 부여하는 걸 포기하고 그냥 받아들였다.

이미 전쟁 자체가 혼돈인데 어떻게 그 안에서 정돈된 의미를 찾을 수 있겠는가.

이내 의미 찾는 걸 포기하고 영화를 마무리 지었다.

 

사실, 불편했던 건 스토리뿐만이 아니었다.

 

촬영도 대부분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했고, 마치 아마추어가 촬영하듯 보는 내내 불편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분위기를 느꼈다.

(이런 기법이 답답한 주인공의 심경을 대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사운드도 없이 그저 사울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

그나마 영화 시작 부분에서 "Sonderkommando(특수작업반)"이라는 특성을 자막으로 알려줘서 대충 감은 잡을 수 있었다. 만약에 그 설명조차도 없었다면 정말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주인공 이름이 기억이 난다.

"Auslaender Saul" .

영어로 말하자면, "foreigner Saul"인 셈이다. 유대 포로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하는 자신의 동지들과 그 환경 안에 녹아들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신만의 목적을 설정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울.

그래서 그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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