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아주 긴 변명]

거니gunny 2020. 1. 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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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아주 긴 변명]

 

★스포일러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내가 쓴 글만큼 (나는) 순수하지도 섬세하지도 않아요.

현실을 산다는 건 그런 겁니다. ... 환상을 깨서 미안해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운 가족영화라면,

[아주 긴 변명]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살 건데?"라는 돌직구 질문을 날리는 영화에 가깝다.

 

이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뒤 뒤늦게 후회하며 그리워하는 순애보 영화가 아니다.

 

만약 트럭 운전사이자 아이들의 아버지였던 오미야 요이치가 주인공이었다면 딱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재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 사치오는 그럴 처지가 못됐다.

아내가 사고로 숨진 날, 그는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아내의 사망 소식을 듣고도 펑펑 울어보지 못할 만큼 그는 무덤덤했다.

오히려 그는 아내의 장례식이 끝난 뒤 인터넷 서핑을 하며 자신의 이름과 관련된 검색어를 치는 모습을 보인다.

한 마디로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남자다.

 

처음엔 이 남자가 이렇게 무덤덤한 이유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타입이기 때문에 그런거라고 생각했다.

보통 남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그래서 그 그리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 남자에게 더 진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아내에 대한 사죄(?)의 표현으로 아내의 친구 남편의 가족 안으로 들어가 도우미가 된다.

하지만 아내의 핸드폰에 적혀있던 메모장을 보고 나서 충격을 먹고, 사치오에게 혼란이 찾아온다.

자신을 티끌만큼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적은 아내의 메모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게다가 그녀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이러한 혼란스러움 가운데 그는 점점 그리움보다는 자기 삶에 대한 반성과 성장에 주목한다.

아내를 그리워하기보다는 자신의 못난 과거를 반성하며, 이제는 그렇게 살지 말아야겠다 다짐하듯 예비 중학생 신페이에게 당부한다. 자기처럼 살지 말라고.

 

그리움을 느끼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리움이 너무 없어도 문제지만, 그리움 속에 허우적대는 것도 문제라고 말한다.

현실을 바라보고 성장하라고 말하는 듯하다.

 

일본 도시 풍경을 볼 수 있는 영화라 좋았다.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 흐르는 배경음악도 잔잔하니 좋았다.

 

주인공 모토키 마사히로는 처음 본다. 수염 하며, 헤어스타일 하며 전형적인 일본 남자다.

일본에서는 꽤 많은 작품을 찍은 유명배우인듯싶다.

후카츠 에리는 참 오랜만이다.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 이후로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여전히 당차 보였다.

이 영화의 3할은 "신짱과 아카리짱"이 담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아역의 비중이 컸다.

아역 연기 조가 티 나지 않게 영화 속에 잘 스며들게 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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