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었으니 남긴다

항상 적은 가까이에 있다[요한복음 뒷조사]

거니gunny 2018. 10. 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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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을 주창한 다윈. 
그가 젊은 시절 신학을 공부했다는 얘기를 하면 사람들은 잘 믿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교회의 적으로 간주되었던 사람들은 모두 교회를 다니거나 
교회 언저리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예수님 생전에 가장 큰 적은 로마도 아니었고, 이방인도 아니었다. 
예수님의 가장 큰 적은 유대인이었고, 바리새인이었다. 
같은 신앙이라 생각한 사람들이 서로 적이 된다. 

앞서 말했지만 기독교의 창조론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다름 아닌 신학생 다윈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성경을 가까이했던 사람이지만 창조론에 반하는 진화론을 탄생시켰다. 
같은 신앙이라 생각한 사람들이 서로 적이 된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기독교의 가장 큰 적은 기독교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들이 역사적으로 계속 일어나는 것일까. 

이 책 [요한복음 뒷조사]는 그러한 질문을 좀 더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무신론자가 아닌 과거 찬양인도까지 했던 사페레라는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요한복음을 비판하고 교회를 반대했을까?

누군가는 열심히 신학을 공부하다가 자기가 믿는 성경에 의문을 품고 
반대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또 누군가는 열심히 교회생활을 하다가 교회에서 상처받아 교회 메시지에 강한 의문을 품으며 
'개독교'를 몰아내는 데 앞장서서 안티 크리스천이 된다. 

결국 신학이든 신앙이든 
강한 의문이 생기고 그것을 해결할 수 없기에 반대쪽 '적'이 되는 것이다. 

슬픈 현실이다. 
왜 성경은 계속 성경으로만 남고, 
교회는 계속 성경과 동떨어진 일들만 저지를까.

물론 이 책은 과장된 요소가 적지 않다. 
모든 목사가 다 사기꾼은 아니며
모든 찬양팀이 다 닥믿신앙인들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것은, 
실제로 "신앙만능주의"때문에 주위의 아무것도 보지 않는 사람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세상을 정죄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죄는 합리화하는 크리스천은 이제 회개해야 한다. 
내로남불 크리스천이 이 사회에 너무 많다. 

옥성호 작가 말대로 "상식이 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경우가 너무도 많다. 
그래서 이 만화에 나오는 과장은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싶다. 

요한복음은 "사랑"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복음서다. 
"서로 사랑하라"라는 말이 
"기독교끼리만 사랑해라", 
"자기 자신만 사랑하라"라는 말로 해석하려 한다면 
여전히 교회는 답이 없을 것이고, 상처받고 떠나는 교인들은 늘어날 것이다. 

자기 잘못을 스스로 뉘우치는 것도 은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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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요한복음 뒷조사]가 4개의 "뒷 조사"시리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스토리도 긴장감있고, 신학적 내용도 서로 균형을 이루며 알려주고 있다. 
(최근에 "기독론"에 관한 책을 읽었었는데, 그런 내용도 이 책에서 다루다 보니 반갑기도 했다.)

다음 구절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P178-179
나도 교회 다녔었어  
교회... 거기서는 사람들에게 진심을 느껴본 적이 거의 없어  
서로 사랑하라...  
그들에겐 사랑도 사역이었지. 날 바라보고 있지만, 사실은 나를 보는 게 아니라 내 너머로 본인들의 신앙을 보고 있는 느낌.  
난 그들 자신의 훌륭한 신앙생활을 위한 목표 아이템 중 하나였지.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나를 대상으로 자기 신앙생활을 하는 거야.

세상보다 못한 신앙 공동체를 너무도 많이 만나봤기에....
(그렇다고 세상이 답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원래" 답 없는 곳이지만, "답"이 있을 거라 기대했던 교회가 답이 없다면 
희망이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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