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감동은 늘 상식 밖에서 일어난다. [토고]

거니gunny 2020. 2. 5. 09:20
728x90
반응형

@스포일러 주의!! @

 

 

감동은 늘 상식 밖에서 일어난다. 

어느 것 하나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들이다.  
그런데 그런 행동들로 인해 감동한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Leonhart는 죽음의 여정을 떠난다.
그리고 그를 말없이 따라가는 개들의 충성심. 

토고를 바라보면서 눈물 짓는 아내의 얼굴.
그 얼굴을 바라보면서 괜시리 나도 눈물이 글썽거린다. 

 

1. 화려한 그래픽 NO! 인간냄새나는 감동!

이런 류의 디즈니 영화가 참 좋다.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말이다. 


벌써 20년 전이다. 미국에 잠시 있을 때 우연히 보게된 영화 [The straight story](1999)는 아직도 내 인생 영화 중 하나다. 

정말 조용하고 지루한 장면의 연속이지만, 
그런 장면들이 보고나면 이내 가슴이 뜨거워진다. 

이번에 본 영화 [토고]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늘 기대하는 훌륭한 그래픽의 디즈니 블록버스터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손에 땀을 쥐는 재미가 있다. 감동은 아마 여느 디즈니 영화보다 더 할지도...!
(도대체 왜?! 한국에서는 이런 디즈니 작품들을 배급해서 상영 안하는지 모르겠다. )

 

알래스카의 눈보라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영화야말로 진정한 얼음왕국이 아닐까 
마치 개썰매에 내가 타고서 그들과 함께 대륙을 가로지르는 것만 같다.  

얼음해협(norton sound)을 건널 때  
강 얼음이 쩍쩍 갈라지는 걸 보면 그야말로 살얼음을 걷는 듯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영화가 끝난 후 바로 지도를 찾아봤다.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아이들 약(세럼)을 앵커리지에서 네나나 지역까지 기차로 운반했다고 한다.

그리고 네나나부터 놈(Nome)까지는 험한 날씨 때문에 개썰매로 이동해야만 했다.

미친 거 아닌가? 저 험난한 길을 어떻게 개썰매로 갈 생각을 했지??

상식 밖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실제로 그들은 그렇게 행동했고 결국 아이들을 살렸다. 

 

실화가 주는 감동인지라,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를 휘저으며 '말도 안돼'를 연달아 내뱉었다. 

그들은 칭송받아 마땅하다. 

 

2. 잘못된 역사는 고쳐야 

 

영화[토고]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특히 이 영화가 의미있는 이유는 잘못 알려진 역사를 고쳐주고 있다는 점에서다.

 

뉴욕 센트럴 파크에는 "Balto"라는 이름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마을에서 집단으로 감염된 아이들을 고치기 위해 험난한 길을 갔다 온 개이기에 사람들은 대표적인 개 "Balto"를 모델로 동상을 만든다. 

 

그런데 문제는 "Balto"보다 더 희생적이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썰매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기자의 실수로 묻혀버렸다는 점이다. 그 때 당시 취재를 나갔던 기자가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서 저지른 실수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실수가 나비효과가 되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후 100년 가까이 "Balto"만 영웅으로 칭송받게 된다. 

영화는 우리가 몰랐던 진실에 대해 알려준다. 

"Balto"를 비롯한 다른 썰매개들은 31마일(50km)을 릴레이로 달렸다. 

그런데 유독 한 썰매개팀이 무려 250마일(400km)을 혼자 감당하며 달렸다. 

물론 31마일을 달린 "Balto"도 대단하다. 살인적인 강추위와 눈보라, 폭풍 속에서 50km를 달리는게 말이 안된다. 하지만 "Togo"는 그 길이의 8배에 달하는 400km를 달려갔다. 

그것도 12살이 다된 할아버지 개가 말이다. 

이 영화가 더욱 가치있는 이유는 이러한 가려진 진실을 파헤져 주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영화를 통해 "Togo"가 제대로 알려진 것 같아 뿌듯하다. 

이제 센트럴파크에는 "Togo"와 "Balto"가 사이좋게 동상으로 세워져있다. 

이러한 잘못된 역사를 인정하고 바로 고치는 미국인들의 자세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싶다. 

 

레온하르트의 아내로 나온 콘스탄스 세팔라 부인...(줄리안 니콜슨) 어찌그리 아름다운지요...!!
외유내강을 그대로 보여주는 멋진 여성이었다. 
누구보다 강인했지만 또 누구보다 부드럽고 아름다움을 가진 여성이었다. 

남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남편을 끝까지 믿어주는 모습에 정말 완벽한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얼굴에 주근깨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았다. 영화 내내 얼굴에 빛이 났다. 

 


4. 아쉬움이 있다면, 

왜 레온하르트는 토고한테만 애정을 줬을까.??

리드 개라서? 사고뭉치 개라서 정이 들었기 때문에??
물론 12살 늙은 개가 썰매를 끌고 대륙을 건넜다는 것이 대단하긴 하다. 다른 썰매개들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의 상태였으니까. 
그치만 다른 개들도 얼마나 열심히 달렸는데...
토고를 제외한 다른 개들은 이름조차 없이 철저하게 단역이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선 단역이 필요하긴 하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예외는 없다. 그러나 그러한 선택과 집중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결론

아이들을 위해 희생한 모든 썰매자와 썰매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