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
24시간이 누군가에겐 가장 절실한 시간이 된다.
1917 4월 6일 약 24시간 동안 벌어진, 거짓말처럼 놀라운 실화 영화!
배경은 1917년 1차 세계대전. (1914-1918)
영국 부대에서 실제로 벌어진 실화를 토대로 만든 이야기다.
독일군과 대치 상황에 있던 때, 아군과의 교신이 끊어져 사람이 가서 전투 중지를 알려줘야만 했다.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병력은 불과 2명. 그것도 장교가 아닌 일반 병사가 해내야만 했다.
과연 그들은 수많은 목숨이 달린 미션을 잘 수행할 수 있을까?
우선 총평을 하자면...
와...! 이건 진짜 대작 안에 들어갈 영화다.!!
내가 한국인이라 그런가? 나한테는 [1917]이 [기생충]보다 더 충격이었는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917]의 선전은 3개 부분 수상에서 그쳤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물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대단했다. 엽기적인(?) 소재지만 실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풍자이기도 했으니까.)
1. 로저 디킨스의 고집.
이 영화를 대단하다고 느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롱테이크다.
이제껏 본 모든 영화 중에서 이렇게 '알파와 오메가'로 전부 롱테이크로 찍은 영화는 본 적이 없다.
예전에 영화 [버드맨]을 볼 때 꽤 신선한 롱테이크 방식이라 기억은 난다.
하지만 이렇게 영화를 통째로 롱테이크로 하진 않았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아날로그 영화를 고집해 성공한 감독이라면,
로저 디킨스는 이전에 없던 독창적인 방식을 고집함으로써 성공한 카메라 감독이다.
이번 영화 [1917]에서 그의 고집은 통한 듯싶다.
'전쟁과 롱테이크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구나!!'
'롱테이크를 잘만 쓰면 이렇게 영화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구나!!'
로저 디킨스는 천재다!!
오스카에서도 그의 히스토리는 재밌는 일화가 된다.
수없이 많은 작품을 통해 오스카에 노미네이트되지만 정작 오스카 수상을 받지 못했던 비운의 카메라 감독.
하지만 재작년 2018년 오스카 시상한 것으로 시작해서 승승장구한다. 이제 그는 오스카 단골이 된 셈이다. (앞으로도 자주 볼 수 있게 되길!!)
2. 정말 실화 맞아?
이번 영화의 연출 감독을 맡은 샘 멘데스는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에 대한 스토리를 밝힌 적이 있다.
Though much of the World War I movie 1917 is fiction, it is loosely based on an account that director Sam Mendes' paternal grandfather, Alfred Mendes, told to him when he was a boy. Mendes described his grandfather's story during a Variety podcast, stating, "I had a story that was a fragment told to me by my grandfather, who fought in the First World War. It's the story of a messenger who has a message to carry. And that's all I can say. It lodged with me as a child, this story or this fragment, and obviously I've enlarged it and changed it significantly. But it has that at its core." It turns out Mendes' grandfather was the messenger in question. -The Times
내용인즉, 이 영화의 대부분은 만들어진 허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실제로 1차 세계 대전 중 메신저 역할을 했던 병사가 있었고, 그의 증언이 이 영화를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그 메신저 병사는 바로 감독 샘 멘데스의 할아버지!
때문에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맞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전쟁의 참혹함은 그야말로 사실에 가깝다.
곳곳에 죽어나간 동물들. 빈집들. 병사들에게 참호가 얼마나 애증의 장소인지 이 영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3. 미친 음향효과
웬만하면 크리스토퍼 놀란 형님 얘기는 안 꺼내는데... 이 영화는 감히 [덩케르크]에 견줄만하다.
같은 영국인들이 나와서 그런지 몰라도 보는 내내 덩케르크와 비교됐다.
우선 첫째로, 두 영화 모두 영국군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둘째로, 두 영화 모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향 믹싱상"을 수상했다.
덩케르크를 보신 분들이라면 모두 기억할 것이다. 심장 떨리는 초침 소리.
흡사 전쟁터에 온 것만 같은 총소리와 비행기 소리.
독일군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긴장감은 소리로 인해 배가 됐다.
영화 [1917]도 음향에 있어서 정말 대단한 일을 했다.
워낙에 롱테이크가 충격적이다 보니 다른 것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겠지만 이 영화의 숨겨진 MVP는 다름 아닌 음향효과다. 적재적소에 긴장감을 유지시켜주는 BGM과 전투신에서의 생생한 소리들.
오히려 롱테이크로 인해 잃어버릴 뻔한 상황 묘사를 음향 및 음악이 대신 잡아주고 있다.
두 영화 모두 "음향 믹싱상"을 수상한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1917]은 1차 세계대전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좀 더 차별화되었다.
보통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들은 많이 봤지만 그에 비해 1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는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1차 세계대전을 다루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신선하고, 2차 세계대전과는 또 다른 전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4. 미친 까메오들
마지막 맥켄지 대령의 등장은 정말 놀라웠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ㅋㅋ)
영국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킹스맨으로 유명한 콜린퍼스,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는 마크 스트롱,
영국드라마 셜록에서 모리아티를 맡았던 앤드류 스캇까지.
모두가 이 영화를 위해 단역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이 영화는 아주 기념비적인 영화가 될 것이다. 단순히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서가 아니다.
본 사람들은 모두 느낄 것이다.
정말 대단하고 미친 영화다.
감독들과 배우들의 집념과 신념이 만들어낸 영화다.
전쟁을 모르는 세대들에게 영화만큼 효과적인 교육이 또 있을까?
1차 세계대전을 다루는 영화가 많지 않은 요즘, 이런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전쟁의 참혹함을 배우고,
나아가 애국심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될 듯싶다.
그러고 보면 영국이 양질의 전쟁영화를 많이 잘 만드는 것 같다.
다키스트 아워, 덩케르크, 1917까지...
기생충에 가려진 [1917]이지만 혹시라도 볼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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