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었으니 남긴다

나폴레옹과의 저녁식사[전쟁의 기술]

거니gunny 2021. 5. 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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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네요...

그가 돌아왔다.

인간을 100% 고깃덩어리로 보는 사람.

이 사람은 과연 인간의 "전쟁"을 어떻게 해석하고 끌어낼까?

 

로버트 그린의 대표작, [전쟁의 기술]

P11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평화와 협동이라는 낭만적인 이상과 그것이 안겨 주는 혼란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접하는 전투와 충돌 상황을 다루는 방법에 관한 실제적인 지식이다.

로버트 그린은 우리가 사는 삶이 매 순간 전쟁의 연속이라는 것부터 알려주고 시작한다.

과거 [유혹의 기술] 때도 그랬지만 낭만적인 판타지부터 무참히 깨버린다. 

책의 구성은 심플하다.

각 챕터 초반에는 누구나 아는 인물들이지만 잘 몰랐던, 그들이 실제로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알게 해 준다.

서양에서는 나폴레옹, 한니발 같은 장군들의 놀라운 전략들을 소개하고, 

동양에서는 미야모토 무사시, 손자병법을 알려준다. 

다케이코 이노우가 그린 미야모토 무사시

그리고 그들이 전장에서 썼던 전략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을 끄집어낸다. 

(이 전략들이 무려 33가지나 된다고 하니 책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1. Where am I?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배울 점은 이것이다. 

언제나 전투 상황이라고 생각하라. (p29)

그리스 용병 이야기는 나에게, 또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이다. 

내가 왜 제대로 살지 못하는가? 전장에 있다는 생각을 못해서다.

전쟁에서 살아남는다는 동기를 가지지 않으니 하루하루 허송세월 하며 보낸다.

인생을 도전하고 싶은 자들에게 크세노폰이야기를 들려주어라.

멋있는 아웃사이더 마가릿 대처

2. 어정쩡한 중립보다 확실한 아웃사이더가 되어라!!

미처 생각지 못한 통찰력을 주기도 한다. 

마가릿 대처의 전략을 살펴본다면 인생의 전략도 배울 수 있다.

주사파 세대 또는 386세대가 늘 적을 만들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항상 양극화를 만들어 중도에 있는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든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할 줄 아는 게 적을 만드는 것밖엔 없으니, 네거티브 선거밖에 할 수가 없다.

자신의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강자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자인척, 상대방의 "생태탕"을 물고 늘어져 어떻게든 이겨보려 했다. 결과는 참패...)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버리면 아무에게도 관심받지 못한다. 

극우 유튜버, 극좌 방송이 사랑받는 이유도 이러하다.

극단을 주장할 때 얻는 장점은 참 많다. 

극단으로 가기를 주저하면 안 된다.

중립적으로 만들자는 생각은 아주 바보 같은 짓이다.

균형은 다른 말로 “줏대 없는 심심한 놈”이다.

세스 고딘 보랏빛 소 기억나지?!

세스 고딘도 중간층을 공약하지 말라고, 특정 집단을 공약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내가 볼 땐 저런 양극화 전략이 훨씬 성공을 맛 볼 가능성이 많다.

 

이 책은 [유혹의 기술]보다 훨씬 더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것 같다. 단순히 인간을 고깃덩어리로 보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군중심리를 관찰하고 이용하기를 격려한다. 이런 논리와 주장이라면 훨씬 더 유익할 것 같다.

 

적을 안다고 해서 무조건 이기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이 누군지 모르면 무조건 진다.

3. 피하지 말아라. 정면승부만이 답이다. 

정면승부를 하면서 싸움을 피하지 않았을 때 얻는 장점들을 소개한다. 

P36-37

사람들의 정체를 드러내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긴장하게 만들고 말싸움을 거는 것이다....

명심하라. 사람들은 애매하고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게 행동하는 편이 더 안전하게 때문에 어떤 입장을 표출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을 화나게 하라. 사람들은 말싸움을 벌일 때 진지해지는 법이다.

- 싸움이 있을 때 비로소 사람들은 진심을 얘기한다. 

"내가 이 얘기까지는 안 하려고 그랬는데..."

이 대사 이후 나오는 말이 이 사람의 진심이 담긴 말이다.

싸움은 사람을 진실하게 만든다. 

또한 싸움은 내가 만만한 놈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 준다. 

P38

위험은 어디에나 있다. 언제나 적대적인 사람들과 파괴적인 관계들이 있다. 부정적인 동력을 깨는 유일한 길은 그것을 대면하는 것이다. 분노를 억누르고, 당신을 위협하는 사람을 회피하며, 언제나 타협점을 찾으려 하는 식의 무난한 전략은 파멸을 부른다. 충돌을 회피하는 것은 버릇이 되며 당신은 전투에 흥미를 잃게 된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당신에게 적이 있는 것은 당신 탓이 아니다. 1. 부당한 취급을 받았거나 2. 자신이 희생양이 되었다는 느낌도 똑같이 부질없는 감정이다. 두 경우 모두에서 당신은 내면을 바라보며 자기 자신과 자신의 감정에 집중한다. 나쁜 상황을 내면화하는 대신 그것을 외면화하여 당신의 적과 대면하라. 탈출구는 그것 하나뿐이다.

 

— 그렇다.

나쁜 놈들을 피하는 것은 명백한 내 잘못이다. 

차라리 정면충돌했어야 했다. 

싸움을 피하고 평생 저주하는 것도 뭐 나쁘진 않지만, 직접 얼굴을 쳐들고 나갔어야 했다.

 

P38

어떤 경우라도 충돌을 회피하려 하거나 부모가 과잉보호하는 아동은 결국 사회적 심리적 장애를 갖게 된다. 이것은 성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성인도 싸움을 통해 무엇이 통하고 무엇이 통하지 않는지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지 배운다. 적이 생긴다는 생각으로 주눅 드는 대신 그 생각을 껴안아라. 충돌이 치료제다.

뎀프시롤하려면 맷집을 키워라

공격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맷집을 키워야 한다.

우리는 너무너무 너무 맷집이 없다.

 

4. 나폴레옹이 대단한 이유

괜히 나폴레옹이 아니다. 전쟁의 천재

P53

나폴레옹은 그가 신봉하는 전쟁의 원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자신은 어떤 원칙도 신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당신도 무원칙을 유일한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전략에 불변의 법칙이나 시대를 초월한 규칙이 있다고 믿는 것은 경직되고 정적인 입장으로, 결국 실패의 원인이 된다. 역사와 이론을 공부하면 세계에 대한 시야가 넓어짐은 말할 나위 없겠지만 이론이 도그마로 굳어가는 성향에 대해서는 맞서 싸워야 한다.

폐유조선으로 물막이를 해버린 정주영 회장

-- 나폴레옹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 정주영 회장이 10년 뒤에도 폐조선을 막는 방식을 고수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정주영 회장이 지금 2021세기에 살아있다면 분명 그때와 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을 것이다. 

항상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때와 상황에 맞는 방식을 그때그때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이 이미 이루어놓은 것을 따라가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전에 자막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꽤 성공을 맛본 적이 있다.

성공하고 싶어서 거금을 주고 들었던 부자 강의에서는 전혀 얻지 못했던 성공이었다.

나만의 방식이 통한 것이다. 

이런 성공이 필요하다. 

 

과거에 집착하지 말자. 교리(doctrine)에 묶여서는 안 된다. 

루틴에서 벗어나라. 일부러 반대쪽으로도 가보고 하라.

 

5. 아쉬운 점.

가끔 책 내용이 너무 추상적인 경우가 있다.

홈런을 잘 쳐야 타율이 올라간다. 안타를 치는 것도 중요하다.” 요런 느낌.

누가 그걸 모르나. 어떻게 홈런 치는지, 안타를 치는지를 알려줘야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조언이 제법 많다.

"낭비하지 말라"면서 동시에 "인색하지는 말라"라고 하면 어쩌자는 거냐;;;

   

책을 덮으면서...

The price of freedom is eternal vigilance. -Thomas Jefferson 미국 제3대 대통령

영원한 경계가 자유의 값이다.

옮긴이의 글에서 본 이 문구가 참 와 닿는다. 

자유를 위해서는 항상 경계가 필요하다. 

우리가 이상적인 천국에 살지 않는 이상 늘 그러하다. 

이 땅에 1000% 안전한 곳은 없다. 

언제든 전쟁을 대비하고 준비하는 사람만이 평화를 맛볼 수 있다. 

 

책 두께가 어마어마하다.

무려 630 페이지 분량이다;;

종이 벽돌을 만들어낼 만큼 양이 상당하다. 

무려 한 달이 넘게 이 책과 씨름했다.

그래서인지 나중에는 내가 이 책과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다 읽고 나니 그만큼 뿌듯할 수가 없다.

 

이제 초회차 읽었으니 생각날 때마다 메모해둔 내용들을 읽어나갈 것이다. 

그래서 정말 이 책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한 번뿐인 인생, 승리로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값진 인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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