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제기는 OK! 하지만 정말 맞는 해결책일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김민석 작가가 썼던 여러 작품들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제껏 나왔던 사복음서 시리즈, 의인을 찾아서, 창조론 등 김민석 작가가 쓴 책들을 다 봤는데 이 책은 특히나 많이 아쉽다.
우선 책의 특징부터 얘기하자면,
이 책은 창조론과 마찬가지로 기존 교회에서 가르치는 가르침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 나름대로의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문제제기에 있어서는 참 날카로운 면이 있다. 현재 교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게 한다.
하지만 만족은 거기까지였다.
문제를 제기했던 현 교회의 문제점들 가운데 대다수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들이다.
카톨릭은 예배를 "본다"라고 한다. 실제로 라틴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미사의 대부분은 "본다"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책은 카톨릭처럼 개신교도 예배에 대해서 관망하는 자세가 있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한다.
거기까지는 뭐...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개신교 시스템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다. 개신교는 언제까지나 예배를 "드린다"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말씀"듣는 시간을 제외한 다른 시간들은 모두 성도들이 주체적으로 예배한다.
찬양, 기도, 헌금, 성찬 등등 모든 예배 순서들은 "보는 형식"이 아닌 "드리는 형식"이다.
(대표기도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표기도 또한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기 때문에 문제 되지 않는다. 모두가 "아멘"으로 화답하지 않던가!!)
따라서 이 만화가 제기하는 "보는 예배"는 현재 개신교 교회 예배 시스템과는 다른 문제다.
시스템의 문제라기 보단 그것을 행하는 성도들의 자세에 대한 문제인것이지, 마치 현 개신교의 예배 시스템이 잘 못 되었다고 말하는 듯한 뉘앙스는 옳지 못하다.
만화에서 밝히는 "만인제사장"설 또한 위험의 소지가 다분하다.
마치 교회에 목사가 있는 시스템 자체가 위험하단 식으로 말한다.
하지만 신약시대에서도 말씀을 가르치는 자가 있었고, 성도들은 그들의 역할을 존중해주었다.
지금의 목사라는 직분은 성경에 비추어 봤을 때 시스템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만인제사장" 주장은 진리이고, 교회에 "목사"가 있는 시스템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실제로 21세기에도 목사를 배제한 "무형교회"가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목사'라는 직책만 없을 뿐이지 한 사람이 말씀을 가르친다. 모두가 말씀을 돌아가면서 가르치거나 나누지는 않는다. 리더가 반드시 존재하며, 그것을 교육받는 피교육자는 반드시 존재한다.
만약 모두가 말씀을 자기 마음대로 나눈다면 얼마 가지않아 중구난방식의 해석이 될 것이다.
실제로 내 경험에서 하는 말이다. 예전 무형교회와 비슷한 모임에 간 적이 있었다. 거기에서 느낀 것은 "혼돈"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중구난방이 될 수 밖에 없다. 성경을 해석하는 입맛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만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현 교회 시스템이 "만인제사장"에 위배되는 시스템이 실은 아니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물론 현 교회에서 목사가 가지는 문제는 동의하는 바이다.
현재 목사의 파워는 비성경적으로 크다.
하지만 목사에게 문제가 있다고 해서 '목사'자체가 없어져야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목사의 권위가 사라지려면 목사의 말을 듣는 성도들의 수준이 높아지면 된다.
국민들 눈치보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듯, 성도들 수준 때문에 함부로 말 지껄이지 못하는 목사들이 필요하다.
또한 이 책에서는 "값싼 회개가 문제다"라는 내용으로 기존 교회의 가르침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 또한 독자들에게 오해사기 딱 좋은 내용이다.
분명 로마서에서는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라고 말하고 있다. (롬10: 9-10)
신약성경 특히, 바울이 말한 구원에 관한 믿음은 어떤 행동도 요구하지 않는다.
물론 여기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교회는 ENTOLE 즉 하나님의 계명을 가르쳐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님의 계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여기서 다루지 않겠다.)
이것이 행위구원론이 아니라는 점도 잘 안다.
그러나 우리가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성경에 가르침에선, 성도가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문제"에 관해 절대적으로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 (물론, 아르미니안과 칼뱅의 주장이 첨예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양 쪽 진영 모두가 로마서 10장 내용에 있어서는 동의할 것으로 여긴다.)
이 책에서 말한 "피스티스 크리투스"라는 말 또한 나에게는 논리의 비약으로 보인다.
P237
"사람이 '믿는 행위'가 먼저인가, 아니면 그리스도의 '신실한 순종'이 먼저인가?"
구약에서 아브라함이 "예수님에 대해서 믿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예수님이 신실하게 순종하셔서 아브라함이 예수님을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구원받았다고 한다면,
(실제로 히브리서에서는 그렇게 가르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이해 안되는 부분이다.)
현재 무신론자들이 예수님을 몰라도 모두 구원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왜냐하면 아브라함과 현재 무신론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누군지 모른다"라는 것이다.
굳이 아브라함 뿐 아니라 21세기 무신론자들도 예수님의 신실한 순종의 덕택을 모두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아브라함만 구원받는다는 것은 그냥 "하나님 마음대로"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되어버린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말하는 "피스티스 크리투스"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여러가지 유익한 고증으로 재미있는 교회이야기를 해주었지만 한 쪽 입맛에 맞는 이야기만 하진 않았나 생각이 든다.
정말 교회가 되는 길이 무엇일까?
정말 이 만화책이 제시한대로 3가지를 교회가 잘 섭취하면 교회가 건강하게 주님 오실 때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책을 읽었으니 남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책 읽었다고 안심하지 말기를!![청춘을 위한 기독교 변증] (7) | 2019.02.23 |
---|---|
모태신앙에게 필요한 건 질문이다.[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 (3) | 2019.02.20 |
시도는 좋았으나 열매는 글쎄... [왕초보 월백만원 부업왕] (0) | 2019.01.06 |
신선함과 익숙함의 만남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 (0) | 2019.01.05 |
과연 나에게 맞는 트렌드는 뭘까 [트렌드 코리아 2019] (0) | 2019.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