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들이여! 이 책 읽었다고 안심하지 말기를!!
[청춘을 위헌 기독교 변증] 조쉬 맥도웰
확실히 기독교 대학생들을 겨냥한 책이다.
신학이나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크리스천 대학생들이 자기가 믿는 기독교가 무엇인지 쉽게 읽을 수 있다.
특히, 그간 기독교가 어떤 논쟁 가운데 있었는지, 무신론자들이 외치는 주장들에는 어떤 허점이 있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고 있다.
그렇다. 간략하다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논쟁들은 결코 쉬운 주제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필체로 간략하면서 핵심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잘 다루고 있다.
그래서 기독교 변증학 개론서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실제로 많은 대학에서 종교 분야 BEST 대여 순위에 이 책이 항상 빠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변증서가 "간략하다"라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변증에 대한 내용이 40%라면 나머지 60%는 소설이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직전에 바트 어만이 쓴 [예수가 어떻게 신이 되었나]를 읽었다.
역사적으로 예수가 인간에서 신이 된다는 주제로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다.
고작 하나의 주제였다!! 그런데 400페이지가 넘게 다루고 있었다. (심지어 전공서적도 아니다.)
너무 많은 기독교 논쟁들을 끌고 온 것도 문제지만,
소설 속 일상과 겹쳐서 다루려고 했다는 것이 나에게는 욕심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물론 이 책은 애초에 젊은 이들이 가볍게 티타임 하면서 볼 수 있는 책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이 책 영어 제목도 [커피 하우스 이야기](Coffee House Chronicles)이다.
걱정되는 것은, 많은 크리스천들이 이 책에 대한 답변들이 전부인 줄 알고 착각할 것 같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밝히지 않은 성경 속 문제들이 얼마나 많이 산적해 있는데, 그걸 모르고서 "역시 기독교가 진리야!"라고 확신하면 어떻게 할까...?
급기야 이 책에 등장하는 자말이라는 박사과정 크리스천은 거의 전지전능한 신급이다.
반대로, 내놓라하는 교수들은 이 석사 학생에게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쩔쩔 맨다.
게다가 책 속 무신론자들은 쫌생이에다가 아주 무례한 이들밖에 없다.
이렇게 이미 선과 악을 단정해서 그리고 있으니 보는 내내 얼굴이 빨개지는 건 내 몫이다.
(다행이다 바트 어만의 책을 먼저 봐서... 그마마 이 책에 대한 시각을 좀 더 냉정하게 볼 수 있었다 )
만약 내가 다른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 또한 소설 속 주인공인 닉 처럼 섣부르게 확신했으리라
앞서 말했지만, 이 책에서 다룬 논쟁들은 현재 신학에서 다뤄지고 있는 논쟁들 중에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바트어만이 [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 에서 지적한 예수에 대한 서로 다른 묘사들. 옥성호의 [신의 변명]에서 지적한 구약의 오용된 구절들.
과연 복음서 저자가 해당 인물이 맞는지에 대한 문제들.
너무도 많은 숙제들이 남겨져 있는 상태다.
기독교 변증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이 책 속 주인공처럼 반강제적으로 예수 영접시키는 게 대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옥성호씨가 말했듯이, 기독교는 스스로가 이성적인 종교라 자부하고 있는 종교다. 때문에 기독교야말로 겸손해야할 종교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자말처럼 언제나 답이 준비되어 있는 기독교는 아직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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