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는 단련된다]를 읽었다.
카피라이터도 아닌데 이 책을 왜 읽을까?
광고 디렉터도 아니면서 이 직업의 성공 비결을 왜 궁금해할까?
내가 이 책을 보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다.
보랏빛 소가 되지 않으면 주목받지 못하는 시대라서.
지금은 창의성이 곧 히트가 되는 시대다.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책 겉표지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자잘한 자기 소개나 이 책의 특장점을 나열하지 않았다. 그저 사람 모양의 그림이 가운데 자리를 떡하니 차지한다.
한 색종이에 앉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뭔가 심플하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는가?
겉표지부터 심혈을 기울인 이 책은 속 내용도 상당히 신선하고 알찼다.
이 저자의 가장 최고작품 중 하나라면 "버거킹 새우라고!"가 아닐까?
아재 개그의 정점을 찍은 "새우"/ "(차를) 세우라고"를 혼합해서 만든 이 광고는 썰렁하지 않고 메가 히트를 친다.
그 당시 이정재가 찍은 새우버거 광고에 버거킹을 찾은 손님들이 새우버거를 엄청 찾았던 걸로 기억한다.
저자는 계속해서 독자에게 외친다. 너무 심플하고 엉뚱해서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호소한다.
1. 가만히 있지마!!
저자는 계속해서 무언가에 의문을 품고, 끊임없이 엉뚱한 것을 조합하는 행동을 한다. 너무 초등학생적인 습관이라 실소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이제까지 증명해온 광고들을 보면 그런 습관이 결코 가벼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져라!!
내려오는 지식에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말란 얘기다. 누가 봐도 당연한 사실에 의문을 품을 줄 알아야 창의성이 튀어나온다. 끊임없이 질문하면 창의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해결책도 나온다.
2. 너의 펀치를 확신해!
우리는 '아재 개그'가 무시받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얘기하는데 썰렁하면 어쩌지...?' 두려워한다.
하지만 틀리더라도 확신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확신은 얼굴에 나타나게 되는데 상대방은 내용과 상관없이 이 확신을 그대로 믿게 된다.
게다가 '아재 개그'같은 썰렁한 농담도 무시하면 안 된다.
엄청나게 메가 히트를 쳤던 이정재의 새우버거 광고도 아재 개그에 속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버거킹 광고 역사 중에서 TOP에 꼽힌다.
라임이 살아있는 아재 개그는 뇌리에 박히고 이틀 뒤 "풉"하기까지 한다.
상대방의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보다 낫다.
이런 확신에 찬 주장이나 메시지는 광고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기억에 남는 수업을 가르칠 때라든지, 자기 PR 할 때라든지,
자기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할 때도 상당히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자신 없는 모습은 상대방도 마음이 어려워진다.
내가 가진 것에 확신을 가져라! 그래야 상대방도 그 확신을 느낄 수 있다.
3. 혁신과 공감 모두 포기하지 마! 혁신! 공감!!
P46
소비자를 설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감대를 심어 주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를 제작할 때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거나 기발하기만 한 아이디어를 보여 주기보다는 소비자의 공감을 사는데 가장 큰 공을 들인다.
광고 세계만큼 창조적인 혁신을 요구하는 곳도 없을 것이다.
광고디렉터의 새로운 직업명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아니던가!
하지만 혁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또 공감을 끌어내는 능력이다.
"ㅇㅈ! 내가 저러지.ㅋㅋㅋㅋ " 이런 공감대를 끌어와야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
공감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 만족과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우선 공감을 이끌어야 한다.
이게 참... 말은 쉽지만 상당히 어렵다.
혁신과 공감 사이에서 줄다리기하는 것.
공감을 끌어내면서 그 공감 속 문제를 참신하게 해결해 주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
인터넷 카페나 홈페이지를 보면 참신하다고 느낌과 동시에 기존 문제를 해결해 줄 때 좋은 반응을 보인다.
레드오션에서도 반드시 새로운 혁신을 만들 수 있고, 새로움 속에서도 익숙한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 고민해라.
혁신과 공감. 이것은 극과 극이지만 또 가까이에 있다.
4. 언제나 기회는 있어!!
P97
21 세기가 되었으니 예전보다 불만이 좀 줄어들었을까? 아니, 오히려 주위를 둘러보면 구석기시대와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불만거리가 넘쳐난다.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못 견딜 것만 같은 불만부터,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러려니 하고 살아갈 만한 불만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저자가 쓴 불만족 사항들을 보니 이렇게나 많았구나 싶다. 정말 공감되기도 했고, 이런 불만족들을 해결해주면 되겠구나 싶었다. 관찰이 중요하다. 관찰을 마음만 먹으면 잘 캐치할 수 있다. 관찰을 하자. 부지런히 관찰하자.
내가 하나 해결해 줬다고 해서 내 인생이 다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우리 곁에는 문제가 있고, 해결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이 책에 나오는 에피소드 중에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이 바로 호주에 있는 낙하산 샌드위치다.
P227
호주 멜버른에는 “재플 슈츠”라는 유명한 샌드위치 가게가 있다. 이 가게는 특이하게도 건물 7층에 입점해 있다. 비싼 임대료 때문에 1층에 가게를 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고작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7층까지 올라오길 기대하는 건 미친 짓이었다. 고민 끝에 이들은 더 미친 생각을 해냈다. 낙하산을 이용에 7 층에서 1 층으로 샌드위치를 내려 보내는 것이다. 건물을 오르내리기 부담스러운 고객들을 위해 주문과 결제는 홈페이지나 모바일로 미리 알 수 있게 하고 샌드위치를 받을 시간을 정하면 비닐로 만든 낙하산에 샌드위치를 매달아 1층에서 받을 수 있도록 내려 보냈다.
재플 슈츠라는 이름도 샌드위치의 호주식 슬랭인 재플Jaffle과 낙하산chute의 합성어라고 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호기심과 재미 때문에 오히려 낙하의 묘미를 즐긴다.
이 내용을 읽자마자 정말 감탄했다.
낙하산 샌드위치!!
재플슈츠라니!!
7층이라는 핸디캡을 오히려 극강의 장점으로 바꿔버린 놀라운 사건이다.
언제나 자신이 처한 환경을 보고 불평만 하는 사람들이 있는 가하면, 반대로 역전할 수 있는 걸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지금 결과론적으로 보니까 그렇지 사장 입장에서는 얼마나 고민이 됐을까?
샌드위치를 먹으려고 어느 미친놈이 7층까지 올라고...
차라리 지방을 싼 임대건물을 알아보고 말지...
이 아이디어도 처음엔 주변에서 반대했을 것이다.
"사장님, 미쳤어요? 사업 아예 망하려고 작정하셨네. 낙하산 달면 그게 제대로 떨어지지 않을 텐데 어쩌시려고요?! 바람이라도 불면요? 비라도 오면요? 손님들 다 도망갈 거라고요!! 애초에 7층에 샌드위치 가게를 여는 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사장은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
한국에 있는 나까지 이 가게를 알게 됐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P321
Creativity can solve all the problems that we are facing. 칸 라이언즈 2019에서 나온 벽 문구.
(칸 라이언즈는 New York festivals, clio words와 더불어 세계 3대 광고제이다.)
총평
언제나 기회가 있다는 희망과 함께
가만히 있지 말라고 소리쳐주는 좋은 형 같은 책이었다.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면 결국 남들과 똑같아질 수밖에 없다.
엉뚱하게 시작하자.
그리고 확신을 가지자.
거기에 사람들의 공감까지 이끌어낸다면
무슨 일이든 고객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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