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엔형제가 바라본 난장판[시리어스 맨]

역시 코엔 형제...

 

코엔 형제의 영화에서 뭔가 의미 있는 내용을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도 없다"라든지,

"인사이드 르윈"이라든지... 

 

그나마 개인적으로 좋았던 작품을 고르라면,

"더 브레이브"나 "허드서커 대리인" 같은 평점 낮은 영화들이다. 

 

아쉽지만 이번 영화는 "난해한" 영화 축에 속한다. 

누구든 블랙코미디의 난장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블랙홀에서 빛을 찾는 것이 무의미하듯이, [시리어스 맨]에서도 삶의 교훈을 찾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작품에 끌리는 것은 

그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보면서 위로 아닌 위로를 얻기 때문이리라. 

"아~ 그래도 내 삶은 쟤네 상황보단 깨끗하구나." 
"아~ 쟤네들도 저렇게 엉망이구나"라면서 말이다. 

주인공 래리 고프닉처럼 망가진 인생이 있을까? 

신의 장난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주변 상황들 때문에, 관객은 보는 내내 답답함을 느낀다.

불쌍하게도 그는 그런 난장판에 정답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랍비들을 찾아간다. 

비싼 돈을 주면서 변호사를 불러도 답이 안 나오고, 

학교에선 미친 한국 학생이 뇌물을 주면서 F를 취소해달라고 한다. 

"문화 충돌"이라는 변명으로 말이다. 

아내는 바람난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면서 남편에게 이혼 증명서를 요구한다. 

자식들은 아빠 지갑에서 돈이나 훔치고 마리화나를 피며, 성형수술을 몰래하려고 한다. 

그 와중에 이웃은 자기 정원을 침범하며 요트를 놓을 거라고 주장한다. 

아! 자기 동생도 잊으면 안 된다. (이 새끼가 제일 나빠. 나쁜 놈의 동생 같으니라고)

안타깝게도 그는 삶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랍비를 찾는다. 

이게 왜 안타깝냐면, 랍비들은 애초에 답을 줄 수 없는 자들인데, 그들에게 매달리기 때문이다. 

"지혜를 얻기 위해 더 늙은 랍비를 찾아간다"라는 것 자체가 되게 답답하게 느껴졌다. 

주인공이 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랍비를 찾았을 거라 생각은 하지만 하필이면 가장 악질인 지푸라기를 잡아버렸다. 

Goy's teeth(이교도의 치아) 이야기는 이 영화의 "백미"다. 

 밑도 끝도 없이 이교도 이빨에 히브리어가 새겨져 있고, 그것을 해석하기 위해 한 남자는 며칠 밤을 꼬박 새운다. 

그런데 랍비도 그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 

"하나님은 답을 주시지 않을 때도 있다"며 그냥 넘어가라 말한다. 

미친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종교에 심취해 있는 인간의 연약함이란...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가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내 기준엔 별로다.

영화를 보면 내 인생에 1%라도 생각할 거리가 있어야 좋은 영화다. 

마리화나 같은 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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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유대인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잠깐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예전에 뉴욕에 방문했을 때 유대교 회당을 지나친 적이 있었다. 

과연 뉴욕 맨해튼 한가운데서 유대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삶일까 궁금했었는데 

이번 영화로 아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아주 그릇된 선입견을 갖게 된 것일 수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