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분쟁으로 유명한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지역을 소재로 한 성장영화
@ 스포일러 주의!!@@
9살 소년이 바라본 벨파스트 분쟁은 어땠을까?
영화의 시작은 1969년 8월 15일이다.
1972년에 이른바, "피의 일요일"이라 불렸던 영국과 아일랜드의 충돌이 있기 3년 전 시점이다.
그런데 이 소년에게 너무도 강한 폭력적인 현실이 다가온다.
종교의 강한 폭력,
알 수 없는 갱단의 폭력,
느닷없이 찾아온 첫사랑의 고통,
점점 잦아지는 엄마 아빠의 싸움들.
알고 보니, 이 영화는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을 맡았고, 심지어 영화 자체가 케네스 브래너의 "자전적 영화"라고 한다.
영화 제목을 보면
"와!! 벨파스트 분쟁에 관한 영화겠구나!" 감이 온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를 통해 역사공부를 하는 것은 어렵다.
이유가 있다.
영화의 각본 자체가 9살 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본 스토리이기 때문에
역사고 종교고 깊이 있게 들어갈 수가 없다.
영화에서도 가톨릭과 개신교 간의 갈등, 폭발 장면은 나오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9살짜리가 뭘 알겠는가?
소년 "버디"는 역사도 모르고 종교도 모르는 그냥 쓰레기통 방패를 들고서 용 잡으러 다니는 아이일 뿐이다.
만약 벨파스트 분쟁을 알고 싶다면 영화 [71 벨파스트의 눈물]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정말 잘 만든 영화이고 여운이 많이 남는 뛰어난 영화다.
https://geonni.tistory.com/166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보길 잘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9살 소년의 시각을 통해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가 참 재미있다.
사춘기도 오기 전인 어린 꼬마가 바라본 전쟁은 어떤 것일까?
공포를 조장하는 설교를 통해 아이는 과연 무엇을 생각할까?
옛날 9살 내 모습은 어떠했을까? 등등
9살 주인공 버디에 이입해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여주인공 케이트리오나 발피(caitriona balfe) 때문이다.
1979년생. 4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참 아름다움을 겸비한 엄마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모델 출신이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됐는데, 그쪽에서는 꽤나 유명했었나 보다.
지젤 번천처럼 연기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한다.
영화 [벨파스트]가 극초반을 제외하고서는 99% 흑백이라 많이 아쉽기는 했지만
흑백을 통해서도 참 아름다워 보였다.
물론 남편도 참 잘생겼고 멋져 보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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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았던 점은, 영화 중간중간에 흘러나온 OST가 참 인상적이라는 것이다.
"벨파스트"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색소폰 소리가 엄청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마치 "카우보이 비밥" OST를 듣는 것 같은 몽환적인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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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 소년이라고 전쟁이 봐주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큰 피해자 중 한 사람이 아닐까?
세계관을 정립하기도 전에 몰아치는 종교의 폭압과 가족의 분열, 그리고 혼란스러운 첫사랑까지.
아이가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큰 시련들이 가슴 아프기만 하다.
좁은 길 설교를 들으면서 고뇌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절대 공포 때문에 종교를 선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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