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살면 가끔씩은 정말 숨 막히고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때가 있다.
그래서 가끔 시골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드라마를 보면 “시골”에 산다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아주 자세하게 알 수 있다.
한국 음식 냄새,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드라마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In English, When the Camellia Blooms.
오늘은 2019년 한국 국민들을 웃기고 울렸던 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장르가 가족 드라마인 데다가 야한 장면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 아주 건전한 드라마다.
주말 드라마가 아닌가 싶었는데 수목 드라마로 나와버렸다.
(KBS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수목 시간대에 이런 시골 분위기 나는 드라마를 편성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전혀 예상치 못한 기적을 만들어냈다.
시청률이 대박이 났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화제성도 1위를 차지했고,
심지어 드라마가 종영된 지 한참이 지난 오늘까지도 여전히 이 드라마를 최고의 드라마로 꼽는 분들이 많이 있다.
6%대의 시청률로 시작된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대중의 관심을 쭉 받더니
마지막 회는 무려 24%, 2019년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렸길래 시골에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적으로 봤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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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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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마을, '옹산'에 어느 낯선 젊은 여자가 술을 파는 음식점을 연다.
가겟집 이름은 “까멜리아” 한국어로 “동백”이란 뜻이다.
사장 이름도 동백(공효진 배우)이었는데, 순간 모든 마을 사람들은 “까멜리아” 사장 동백에게 시기심과 관심으로 매일 동백을 힘들게 한다.
한편, 어려서부터 운명적으로 경찰이 되어버린 옹산 청년 “황용식(강하늘 배우)” 순경.
고등학교 때 도시락으로 은행강도를 때려잡은 아주 순진하면서도 열정 넘치는 청년이다.
그러던 어느 날 황용식은 “까멜리아” 사장 동백 씨를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되고,
그날 이후로 옹산 마을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게 된다.
편견에 갇힌 동백이가 조금씩 틀을 깨고 나와 포효하기까지.
그 사소하지만 위대한 기적을 만들어 낸 건 평범한 듯 안 평범한 난 놈, 용식이었다.
한 사람에게 냅다 퍼붓는 우레 같은 응원!
‘당신 잘났다, 최고다, 훌륭하다, 장하다!’
이 우직한 응원이 그녀의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사람이 사람에게 어떤 기적이 될 수 있는지...!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동백이는 어떻게 바꿨을까?
그리고 동백이와 용식이는 엄청난 장애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랑을 맺을 수 있을까?
1. 왜 “까멜리아”예요?
드라마 제목도 “동백꽃 필 무렵”이고, 주인공 이름도 “동백이”라니?
게다가 동백이가 하는 “음식점 이름도 영어로 “까멜리아”, 동백이란 뜻이다.
왜 이렇게 드라마는 “동백꽃”을 강조할까?
그것은 아마도 이 꽃이 가진 꽃말 때문이 아닐까?
동백꽃의 꽃말은
"기다림, 애타는 사랑,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드라마를 보면 여러 종류의 사랑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랑의 모습이 참 순진하면서도 원초적이고 강한 본능을 가지고 있다.
첫눈에 반한 남자가 여러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다리고 누구보다 한 여자를 사랑한다.
이 사랑은 식을 줄 모르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불타오른다.
이 사랑 때문에 집에서 욕도 먹고, 죽을 고비도 넘기지만 이 사랑은 더 활활 타오른다.
남녀의 사랑만 있나?
천만에.
부모의 무조건적인 아가페 사랑도 있다.
버려진 고아에게 부모의 사랑은 판타지 소설 같지만
사실 그런 부모에게도 말하지 않은 죄책감과 아픔이 있었다.
적어도 양심이 있는 부모라면 절대 자식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아무리 자기 말을 안 듣는 자식이라도 다쳐서 돌아오면 오리 한 마리 끓여서 먹이는 것이 부모다.
이웃의 사랑도 느낄 수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이지만
때로는 이웃의 정이 멀리 떨어진 친척들보다 가깝고 따뜻하다.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렇게 기다리는 사랑. 애타는 사랑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제목이 “동백꽃”이지 않나 싶다.
게다가 동백꽃만큼 시골 같은 이미지를 뿜는 꽃도 없다.
솔직히 동백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도시를 상징하는 화려한 장미꽃과는 달리
동백꽃은 장미꽃 못지않게 너무도 예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동백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만큼은 “동백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우리도 놓치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그런 동백꽃인 거다.
그리고 동백꽃으로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거 아는가?
동백꽃 차를 마시면 피를 맑게 해준다고 한다.
지혈과 이뇨작용을 돕고 타박상에 멍을 풀어주고.
장출혈이나 자궁출혈, 소변이 원활하지 못할 때 동백꽃 차는 병을 치료해 주는 약차이다.
화상을 입었을 때 말린 동백꽃을 가루 낸 다음 동백 열매 기름으로 반죽해 붙이면 신기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동백꽃이어야만 했나 보다.
화려하진 않지만 늘 우리의 마음을 맑게 해 주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 깨닫게 해 준다.
몸과 마음을 맑게 해주는 동백꽃 같은 드라마.
2. Simple is the best!
스토리 자체가 엄청 심플하다.
드라마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그냥 평범한 시골에 도착한 동백이 주변에 벌어지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
그런데 이 드라마를 계속 보다 보면, 드라마에 빠지게 된다.
스토리도 그냥 시골에 내려간 미혼모가 총각과 사랑하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이런 흔해 보이는 스토리에 울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왜 이렇게 시골 이야기에 우리가 열광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우리 사는 사회가 너무도 복잡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너무도 복잡한 21세기다.
인간관계도 복잡. 드라마도 복잡.
현실도 출근길 지하철처럼 엄청나게 숨 막히고 복잡하다.
사회가 엄청 복잡해지다 보니
누구 하나 순수한 감정으로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모든 만남에는 다 목적이 있고, 순수한 동기를 가진 만남이 없다.
우리는 또 그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걸 이용하며 산다.
안 그러면 내가 죽으니까.
그런데 이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너무 단순하다.
주인공이 만나는 과정이 너무 뻔하고 뻔해서 90년대 순정만화에나 나올 법하다.
요새 누가 첫눈에 반하나?
조건 따지고 집안 따져서 결혼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인데 말이다.
한 남자가 한 여자에 반해 사랑을 고백하고, 여러 가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결국 오랜 기다림 끝에 그 사랑이 결실을 맺는 너무 뻔한 이야기가 오히려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드라마 첫 화부터 키스하고 잠자리로 시작하는 요즘 드라마와는 달리
이 드라마는 키스는커녕 손잡는 것만 해도 엄청난 사건이다.
당신은 사랑 하나로 모든 것을 걸 수 있나?
당신의 가족도 버려야 할 수도 있고,
평생 살아온 동네에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식이 있어서 그 자식 눈치까지 봐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사랑할 수 있나?
사랑 하나로 인생을 건 사람들을 보면 정말 단순하지만 또 도전이 되기도 한다.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내가 무엇을 가져야 하는가 내가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가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이 드라마만의 매력이라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드라마 저변에 흐르는 “까불이”에 대한 스토리다.
지난 수년 동안 잠잠했던 연쇄살인마, 일명 “까불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흘러가면서
시청자들이 다음 에피소드를 안 볼 수 없게 만든다.
그러니까 사실상 이 드라마는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하지 않고,
시골 속 풍경같이 한산하고 심심해 보이지만 그 어느 동네보다 하루하루가 변화무쌍하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을 다시금 찾게 해주는 드라마.
3.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자들 총출동!
단순히 주인공 몇 명 연기를 잘한다는 게 아니다.
실제 옹산이라는 마을에 가면 있을 것만 같은 실감 나는 연기를 모든 연기자들이 다 보여줬다.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
심지어 어린 아역까지 정말 연기를 잘한다.
눈물을 흘려야 할 때는 닭똥 같은 눈물도 흘리고, 웃길 때는 또 엄청 바보스럽게 웃는다.
특히, 동네 아주머니들, 왜 이렇게 얄밉게 연기를 잘하실까?
오로지 질투심 하나만으로 팔자가 세니, 꼬리를 친다느니 주인공을 괴롭히면서
또 어떨 때는 그 누구보다 믿음직하고 하는 행동들이 귀엽다.
1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아주 맛깔나는 동네 사람들 연기를 너무도 실감 나게 해 주었다.
우리의 주인공 황용식 역을 맡은 강하늘 배우
아주 미세한 차이까지도 연기를 잘 해냈다.
처음에 서울 상경하기 전에는 100% 사투리를 씁니다.
그러다가 서울에서 경찰 생활을 하고 6년 만에 다시 돌아왔을 때는 서울에서 살다 온 사람으로서
서울말을 쓰지만 희미하게 사투리가 섞인 서울말을 쓴 것까지도 연기로 표현했다.
정말 디테일하지 않나?!
그리고 누가 뭐래도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역할은 “동백이”다.
만약 여러분이 공효진 배우를 처음 이 드라마에서 보신 거라면 다른 작품을 꼭 보시라 추천한다.
다른 데서는 저렇게 성격이 답답하지 않다 ㅎㅎㅎㅎㅎㅎㅎ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정말 “팜므파탈(Femme연기를 잘 해내는 배우다.
그런데 이 드라마 속 “동백이”를 어찌나 잘 연기하던지,
제가 알던 공효진 배우가 아닌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고아로 자라서 미혼모가 되고 주변의 시선 때문에 항상 자존감이 낮고,
24시간 남 눈치 보는 채로 사는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공효진 배우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한국의 시골 분위기를 드라마로 느끼고 싶다.”
“최고의 연기를 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이 드라마를 꼭 보시기 바랍니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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