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one of my best of best tv shows ever!!
옆집 친구의 이야기처럼 친근하면서도 공감이 가는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 아주 묵직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In English, my liberation notes
전 세계 최고의 영화 평점 사이트인 IMDB에서 8.3점, 로튼 토마토에서 무려 100%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전세계가 인정했다는 뜻이다.
드라마가 끝난 후 3주가 지났음에도 넷플릭스 한국 프로그램 순위 1위를 꾸준히 유지한 작품이 바로 이 작품이다.
그 때 당시 전 세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던 《기묘한 이야기 stranger시즌 4)》가 유일하게 1위를 차지하지 못한 국가가 한국이었는데, 《나의 해방일지》가 그 1위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참 대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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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일지” 드라마 줄거리부터.
Here’s the summary of My liberation notes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지만 늘 2시간 가까이 출퇴근해야 하는 서러운 경기도민 염가네 삼 남매.
서로 만날 때마다 으르렁 대지만 또 가장 의지하고 믿고 있는 가족 식구들이다.
염창희는 헤어진 여친의 한 마디에 심장이 찔리듯 아파하고,
염기정은 해가 지날수록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점점 스트레스만 쌓여간다.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생각이 많았던 염미정은 전 남친의 빚을 떠안게 되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회사는 왜 이렇게 이들을 못 살게 구는 것일까?
때로는 동료지만 때로는 원수 같은 주위 사람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왜 나는 열심히 살려고 한 죄밖에 없는데 인생은 점점 꼬여만 갈까?
이순신 장군처럼 전쟁에 나가 싸우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인생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삼 남매의 이야기다.
과연 삼 남매는 꼬여버린 인생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사랑뿐만 아니라 인생을 배울 수 있는 드라마.
연출, 각본, 연기 그리고 OST까지 모든 것이 잘 어우러진 드라마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
1. 경기도와 서울
드라마는 1화부터 경기도에 사는 사람들의 저녁을 보여준다.
이상하게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회식자리를 뜨고,
회사 동료가 맛집을 같이 가자는데도 주인공 미정은 계속 망설인다. 그리고 계속 시계만 쳐다본다.
게다가 마지막 택시를 타는데 세 명이 다 같이 한 차를 타면서 어느 시골로 이동한다.
이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기도가 어떤 곳인지 알아야 한다.
경기도에 살기 때문에 주인공이 매번 일찍 회식자리를 떠야 한다.
서울과 거리가 애매하기 때문에 늘 애인과 싸우기도 한다.
경기도는 서울을 감싸고 있는 도시다.
위로는 연천, 포천까지 뻗어있고,
아래로는 평택까지가 경기도에 속해있는 도시다.
서울 왼쪽으로 인천이 있는 것을 빼고는 죄다 서울 주변이 경기도 땅이다.
그만큼 경기도는 넓고 서울을 감싸고 있다.
경기도 위쪽 끝에서 아래쪽 끝까지 가려면 차로 무려 3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그래서 경기도에 사는 사람들이 서울까지 오려면 적어도 1시간 이상은 각오를 해야 한다.
막차 시간을 놓치면 갈 수 있는 차편이 아예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늘 회식을 하면서도 막차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른다.
경기도는 서울에 붙어 있기 때문에 늘 가까울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삼남매는 자신들이 경기도에 사는 걸 매일 불평한다.
서울이 계란 노른자라면 경기도에 사는 건 흰자에 사는 거나 다름없다면서.
경기도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아니 요즘 세상에 자동차, 지하철 대중교통이 다 있는데 좀 멀다고 투덜투덜 대는 게 말이 됩니까?”
하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런 말 못 한다.
현실에서는 또 그렇지가 않거든.
경기도 바로 밑에 있는 충청도에 산다고 하면 “와 아주 먼 곳에 사는구나.”라고 이해해주지만
그 바로 위에 있는 경기도에 산다고 하면 “에이 서울 코 앞이네.”라면서 이해해주질 않는다.
그러니 제 삼자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당사자에게는 아주 치명적인 상처가 될 수 있는 거다.
경기도민을 위로하는 드라마.
2. 나의 이야기, 우리 이야기
드라마를 보는 내내 든 한 가지 생각이 있다.
‘저거 내 얘기네.’
수많은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봤지만 저게 내 얘기다라고 공감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매 에피소드마다, 주인공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격한 공감을 하게 된다.
이 드라마 주인공들은 참 나약한 캐릭터들이다.
남자가 쪼잔하게 이것저것 투덜거리고
여자는 동료들의 보이지 않는 자랑과 무의식적인 실언에 상처받고 혼자서 계속 속앓이만 한다.
나도 똑같다.
아무것도 아닌 농담에 상처받고, 또 그걸 혼자서 계속 생각하면서 상처받고.
주인공 염창희는 헤어진 여자 친구의 한 마디, “너는 끔직하게 촌스러워”라는 한 마디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다 쿨하고 멋져야 한다.
어떤 시련이 와도 이겨내고
누군가 실언을 해도 아무렇지 않게 극복해내는 캐릭터들 많아 봐 왔다.
하지만 오히려 이 드라마 주인공들에게 공감이 많이 되는 이유는
주인공들의 찌질한 모습들이 바로 내 모습이기 때문이다.
시골에 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골 풍경 또한 그렇게 힐링이 된다.
옛날 생각도 난다.
드라마 중간에 보시면
염기정이 넓은 마당에서 빨래 너는 모습이 나온다.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장면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그 장면이 너무 평온해 보였다.
시골에 가면 집 마당에 아예 빨랫줄이 있다.
햇살 가득한 마당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빨래 옷을 널고 있는 상태가 참 평화로워 보인다.
빨래 너는데 긴장감이 필요한가?
어떻게 널어야 하나 막 걱정할 필요도 없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널 수 있다.
드라마는 이런 우리의 모습들을 주인공들을 통해서 대신 보여준다.
그리고 공감하게 한다.
“아. 저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구나. 찌질할 때는 찌질하고,
집에 도착하면 늘 입던 목 다 늘어난 티셔츠 입고 사는구나.”
그런데 이렇게 공감할 것들만 보여주고 끝내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우리랑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또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더 자세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우리랑 똑같아 보이는 주인공들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을 할 때 큰 충격을 받습니다.
매 에피소드마다 그런 것들이 나온다.
예를 들어, 11화에서 주인공 염기정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연락을 며칠을 기다린다.
그리고 드디어 그 사람에게 톡으로 연락이 온다.
오늘 갑자기 만나자는 연락이었다.
염기정씨의 사정을 아는 회사 동료들은 데이트를 오늘 갑자기 신청하는 남자가 어딨냐며 튕기라고 조언한다.
남자가 애가 타도록 하는 게 맞다면서.
우리는 이걸 아주 당연하게 생각한다.
"밀당"이라는 전문 용어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주인공 염기정은 그 동료들에게 되묻는다.
“애가 타는 게 좋은 거예요?”
줄 듯 말 듯 찔끔찔끔 사랑을 왜 그렇게 조금씩 주냐고 묻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을 충만하게 주어야 하지 않냐고.
와!!! 이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라면서 저는 이 대사를 들으면서 참 많은 걸 배웠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여기에 나오는 웬만한 캐릭터들은 모두 자존감이 낮다.
자존감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들이 나온다.
직장문제, 연인문제, 또는 연인을 만나지 못하는 문제 등등
우리는 뭐 시청자니까 마음 편하게 그들의 찌질한 모습들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하죠.
"야. 염기정, 왜 그런 생각을 하는건데?"
"염창희, 너가 경기도에 사는 게 뭐 어때서?"
"염미정, 너는 20점짜리라서가 아니라 세상이 20점짜리라 그런 거야."
"너는 너무도 소중한 100점짜리 보물이야!"
시청자들은 이런 마음을 주인공에게 보내고 싶었을 거다.
우리가 그렇게 주인공들을 응원하는 사이, 오히려 주인공들은 이것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되묻는다.
그럼 너는?
너는 너를 100점짜리 소중한 보물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니?
너가 생각한 것처럼 너는 어디에 살든 상관없이,
누구를 만나든 상관없이 너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고 있니?
아니면 아직도 우리 주인공들의 찌질함을 달고 살고 있니?
어느새 그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나 자신에게로 돌아옵니다.
과연 나는 누구인가?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
심리상담 중에 "거울 기법"을 보는 듯했다.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 보거나 자신의 행위를 비디오로 촬영해서 보듯 자신의 모습을 제 삼자의 입장에서 관찰하는 상담 방식을 “거울 기법”이라고 한다.
이 드라마를 보면 딱 거울 기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느낀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말과 행동들이 너무도 내 모습처럼 보이니까
아 내가 저렇게 행동했었구나,
아 내가 저렇게 생각했었구나,
차분하게 나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더 나아가서
아 이럴 땐 이렇게 행동하는 것도 좋겠구나
정답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드라마를 보면서 내 모습까지 되돌아볼 수 있는 드라마.
3. 최고의 각본과 연출, 연기가 만났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잇는 또 하나의 “나의” 인생 드라마!
이 드라마는 사실 시작 전부터 많은 분들의 관심이 있었다.
바로 “나의 아저씨” 드라마를 탄생시킨 박해영 작가의 다음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제목도 “나의”를 붙이면서 뭔가 비슷할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죠?
실제로 이 드라마와 “나의 아저씨”와 비슷한 면이 꽤 많이 있다.
가장 비슷한 건 뭐니 뭐니 해도 술 마시는 장면들이다.
“나의 아저씨”도 그렇고, “나의 해방일지”도 그렇고
주인공들 곁에는 항상 맥주나 소주 마시는 장면들이 많다.
그만큼 한국은 술과 아주 친한 나라인 거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맥주나 소주를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술을 마시면서 그동안 있었던 스트레스를 풀고, 또 술을 마시면서 어색했던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합니다.
김석윤 감독은 이런 한국의 정서를 술을 통해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해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
드라마에서는 물보다 맥주를 더 많이 마시는데 그러면 병난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오해하지는 말자.
또 나의 아저씨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큰 문제들과 어려움으로 주인공들이 인생을 살고는 있지만 가족과 친구들이 있기에 그나마 살아갈 힘이 생깁니다.
혼자서라면 인생의 무게에 짓눌려 살아갈 수 없었을 텐데
친구가 있기에, 가족이 있기에, 때로는 연인이 있기에
그들에게 실컷 수다를 떨고 나면 조금은 누그러진다.
잔소리도 많이 하지만 또 누구보다 많이 들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무엇보다도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작가의 필력 때문이다.
중간중간 이어지는 독백 명대사들이 정말 촌철살인이다.
예전에 제가 너무 좋아했던 드라마“연애시대”를 연상하게 한다.
주로 염미정의 입을 통해 독백이 많이 나오는데,
염미정의 독백을 들어보면 굳이 거창한 철학을 말하지 않는다.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들. 그 속에서 깨달은 것들.
그런 것들을 주인공의 독백으로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이 독백이 사람에게 엄청난 위로를 준다.
내가 평소에 말로, 언어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주인공이 말로 설명해준다.
“당신도 이런 기분을 느꼈었나요?”하면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확실히 작가의 역량이다.
저는 박해영 작가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날 추앙해요.”
와… 어디서 이런 단어를 생각해냈을까?
“추앙”이라는 단어. 평소에는 생각도 못 해 봤던 단어다.
사랑보다 강렬하고,
사랑보다 순수한 단어.
“추앙”
“해방”이라는 단어도 그렇다.
단어 “해방”은 단어 “자유”보다 더 마음에 와닿는 단어다.
어느 누가 동호회 모임을 “해방 클럽”이라고 할까?
아주 급진적인 단어이지만 또 그만큼 강렬한 단어이기도 하다.
이런 단어를 쓰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엄청난 신선함을 느끼고 감정이 이입된다.
드라마를 연출한 김석윤 감독도 엄청난 베테랑 감독이다.
과거 예능 PD로도 유명했고, 특히 대한민국 최고의 MC 유재석을 발탁한 안목 있는 감독이다.
카메라 분위기나 구도는 “나의 아저씨”와는 많이 달랐지만
경기도의 풍경과 서울 풍경들.
그 사이를 오고 가는 지하철 풍경들까지.
주인공들의 상태에 따라 무척이나 쓸쓸해 보이면서도 또 정이 가는 화면들이다.
말없이 어두운 구씨 집을 비추는 모습이라든지,
주인공들의 대사에 따라 움직이는 카메라는 마치 우리 눈처럼 아주 잘 움직여 주었다.
삼 남매 연기도 정말 소름 끼치게 잘한 것 같다.
특히, 삼 남매로 나온 세 배우들 이미지 변신 정말 잘 봤다.
누가 이 사람들을 전 작품 배우들로 보겠나?
염미정을 보면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 윤명주 대위를 떠올릴 수 있을까?
염기정을 보면서 영화 “내부자들”에 나오는 주은혜를 떠올릴 수 있나?
이 드라마의 진짜 카리스마 배우는 따로 있다.
“구 씨”역할을
요즘 가장 핫한 배우다.
영화 [범죄도시2]에서도 엄청난 카리스마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이 드라마에서 “구 씨”역할을 맡은 손석구 배우는 대사가 거의 없다.
그래서 더 대박이다.
대사가 거의 없다 보니 눈빛을 더 많이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다.
그 눈빛을 바라보면서 그가 던진 대사 한마디 한마디를 들으면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최고의 각본, 연출, 연기가 한 데 모인 완벽에 가까운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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