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사에 길이 기억될 바로 그 작품!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영화 자체가 장르가 된 바로 그 영화!
기생충, In english Parasite
한국 영화에 있어 절대 빠질 수 없는 영화죠?
전 세계가 주목했던 바로 그 영화. 기생충, Parasite에 대해 나눠볼까 합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4개 부문에서 상을 탔던 작품이라 한국도 놀라고 세계도 놀랐던 작품인데요.
아직 안 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한번 용기를 가지고 보시라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는 장르를 파괴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딱 무슨 장르다 말씀드리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다 좋아하지 않으실까 싶어요.
=========
기생충 줄거리부터 알려드릴게요. (이 줄거리는 영화 시놉시스와 나무위키 줄거리에서 발췌해 편집했습니다.)
Here’s the summery of Parasite.
전원 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입니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합니다.
문광의 안내로 기우는 안주인 최연교(조여정 扮)와 처음 대면합니다. 연교는 기우가 준비해온 재학증명서를 보더니 "재학증명서는 됐고, 민혁 선생님만큼의 실력을 갖추었는지 확인하고 싶다"며 기우의 수업을 참관하겠다고 합니다. 이어진 영어 과외 수업에서 다혜가 문제를 풀다가 헤매자, 기우는 갑자기 다혜의 손목을 잡으며 "문제를 잘 푸는 것보다 치고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해. 실전은 기세야."라는 얘기를 합니다.
이렇게 기우는 그럴싸한 언변으로 연교의 의심을 피하며 성공적으로 시범 과외를 마치고, 정식 채용되어 과외비를 선불로 받습니다.
이후 거실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이야기하던 중 박 사장 부부의 어린 아들 다송(정현준 扮)이 버릇없이 세 사람(기우, 연교, 문광)에게 장난감 화살을 쏘면서 등장한다.
이런 다송을 본 기우는 문득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집에서 나오는 길에 연교에게 "사촌의 대학 후배 중에 일리노이 주립대를 졸업한 '제시카'라는 미술 선생님이 있는데, 예중, 예고, 미대 입시 준비까지 모두 능통하다고 소문이 났다."는 말을 흘립니다. 연교는 그 말에 큰 관심을 보이며 주선을 희망하고, 이후 기우는 기정을 데리고 박 사장네 집을 방문하죠. 대문 앞에서 초인종을 울리기 전 기우와 기정 남매는 연교를 속이기 위해 미리 맞춰둔 가짜 설정을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해 부르며 서로에게 상기시킵니다.
기정은 기우보다 훨씬 더 말솜씨가 뛰어납니다.
시범 수업을 한 후로 완벽한 신뢰를 구축하게 된 남매들은 점점 자신의 모든 가족을 이 집으로 들여보내는 작전을 짜게 됩니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해피엔딩으로 되어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과연 이 가족은 무사히 부자네 집으로 정착할 수 있을까요?
어두운 반지하 집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요?
기꺼이 기생충을 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부푼 꿈을 갖고 있었던 그들이 맞이한 엄청난 진실.
그리고 그 진실에 모든 것은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게 됩니다.
2020년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한국 최고의 영화
영화 [기생충]입니다.
1. 봉준호의 디테일, 봉테일
봉준호 감독이 이번 영화를 통해 “봉테일”감독이란 말을 아주 많이 들었는데요.
따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관객들이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장면들에서
사실은 아주 섬세한 감독의 연출이 있었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란 별명을 아주 꺼렸다고 하죠.
쪼잔한 사람처럼 보이는 것 같고, 사람들이 너무 디테일한 모습들만 찾다가 정작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놓칠까 봐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독은 “디테일의 창조자는 내가 아니라 연출부와 미술부다”라고 회피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영화 “기생충”에서는 어떤 디테일이 숨어있을까요?
제가 알려드릴 봉테일 첫 번째는 통유리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재벌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이 집에는 특이한 것이 통유리가 참 곳곳에 많이 있습니다. 집 안쪽이 다 보이고, 채광이 아주 훌륭하죠.
배우 이선균이 맡았던 박동익 사장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선을 넘지 않는 사람들이 좋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을 침범받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 그의 성격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런데 원래 가정부였던 문광은 그런 선을 잘 지켰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 집에서 가정부 역할을 했었는데요.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거죠. 자기 남편을 방공호에 몰래 숨겨놓고서 계속 숙식을 제공했던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감독이 어떻게 표현해냈을까요? 봉준호 감독은 이러한 문광 가정부의 특징을 유리창을 통해 보여줍니다. 유리와 유리가 만나는 아주 미세한 선을 기점으로 잠에든 최연교을 깨우려다가 아무리 불러도 일어나지 않자 결국 유리 선을 넘어 버리면서 깨우게 됩니다.
그와는 반대로 김기택은 박동익 사장과의 첫 만남에서 철저하게 예의를 차리고 선을 지킵니다. 이 때 통유리가 또 등장합니다. 기택은 통유리 선에 아주 가까이 앉아 있지만 절대 선을 넘지는 않습니다. 박동익 사장은 이렇게 선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기택에게 좋은 점수를 주게 됩니다.
두 번째로 살펴볼 디테일은 냄새인데요.
기생충에서 미술을 맡은 미술감독 이하준씨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는데요.
“실제 기택네 집에 음식물 쓰레기가 있었다.”
왜 음식물 쓰레기를 근처에 놓았는지 아시죠?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냄새에 예민했던 박동익 사장 가족은
기택네 식구들을 만나고 나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라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영화 보는데 냄새가 나겠어요?
대사가 그러면 그냥 배우들이 냄새난다고 대사 치면 되잖아요.
그런데 봉준호 팀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냄새를 배우들에게 입혔고, 결국 실제로 냄새가 나는 상태로 촬영에 임했다고 합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미술감독에게 “골목 촬영할 때는 동물이 나오게 해 달라”며 “음식물 쓰레기 근처에는 항상 비둘기들이 모이지 않나. 또 그런 동네는 고양이도 많으니까…”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이 정도면 디테일을 넘어 미친 거 아닌가요?
어떻게 냄새까지 신경 쓰고,그 냄새에 길고양이나 비둘기가 모일 거라 생각했을까요?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이밖에도 참 여러 가지 디테일들이 있습니다.
박동익 사장 집에 있었던 쓰레기통이 실제로 수백만 원짜리 쓰레기통이었다고 하고요,
기택네 집은 실제로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촬영감독 홍경표씨도 디테일하면 최고에 속하는데요. 반지하에서 빛 한줄기가 나오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장인정신과 약간의 미친 섬세함이 합쳐져서 최고의 영상을 만들어낸 거겠죠?
대단합니다!
2. 자막영화의 성공이자 비영어권 영화의 성공
[기생충]을 본 조지 클루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생충]은 세계 영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CNN은요 “〈기생충〉은 오스카의 새 역사를 썼다. 비영어권 영화 최초 최우수작품상을 받으며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을 했다. 이 승리는 재능 있는 비백인과 배타적인 캐스팅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크게 비판받아 온 문화계에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라고 멘트를 남겼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한국 영화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 역사에 있어서 아주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이 영화를 계기로 오스카는 작품으로는 뛰어났지만 언어장벽, 인종장벽, 장애장벽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관심받지 못하고 홀대받은 영화에 대한 편견 없는 새로운 기준을 많이 가졌는데요.
2020년 기생충이 작품상으로 수상한 이후로
2021년에는 노매드랜드가, 2022년에는 코다가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사회적인 장벽을 그려낸 영화인데요.
이런 작품이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분명 기생충의 역할이 크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미국 자본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 비영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기생충]은 영화계 최고상들을 휩쓸었는데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이후 2번째로 영국 아카데미 비영어 영화상, 각본상, 비영어 영화 최초 미국 배우조합 시상식(SAG Awards) 앙상블상, 그리고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 수상, 한국 최초 세자르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어마어마하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오스카는 자국 중심, 백인 중심 시상식으로 아주 유명했어요. 그런데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으면서 미국 아카데미 역시 기생충을 통해 다양성을 포용하며 미래로 나아갔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이게 왜 대단한 출발이냐면요. 순수 비영어권 작품들도 작품성만 좋다면 대성공을 거둔다는 예시를 남겼기 때문에, 비영어권 창작자에게도 희망을 불어넣어준 사례가 된 겁니다.
실제로 2022년 아카데미 국제 장편영화상을 수상한 [드라이브 마이카]의 하마구치 류스케는 통역을 통해 "기생충이 굳게 닫혀있던 문을 활짝 열어주었죠.", 기생충, 그리고 그 작품의 수상이 아니었으면, 우리 영화가 이렇게까지 평가받지 못했을 거예요."라고 인터뷰에서 고백한 바 있었습니다.
실제로 [드라이브 마이카]는 작품상 후보까지 올랐는데요, 안타깝게도 [코다]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코다도 상당히 뛰어난 작품이라 모두 작품상에는 이의가 없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아주 의미심장한 인터뷰를 남겼어요.
“자막의 장벽을, 장벽도 아니죠.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자막과 함께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서양, 특히 북아메리카 관객들에게 당부한 인터뷰였습니다.
여전히 영어 영화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영화들이 이제는 점점 인정받기 시작했고, 그 큰 발걸음은 [기생충]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런 걸 볼 때마다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한국인이라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더 겸손해야겠다 생각도 하게 됩니다.
딱, 한 가지 영어자막 때문에 한국 문화를 전부 알려주지 못한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습니다.
예를 들어, [기생충]에 나왔던 “짜파구리”는 한국인이 아니라면, 한국에 살지 않는다면 알기 힘든 한국음식입니다.
영어 번역을 살펴보니까 “Ramdon”이라고 했더라고요.
“라면”과 “우동”을 합친 합성어인데,
사실 짜파구리는 그게 아니잖아요.
일단 Ramdong은 짜파게티도 아니고 너구리 라면의 탱탱한 면발 식감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뭐 그게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장치는 아니니까요.
한국인으로서 먹는 것에 진지하기 때문이랄까요.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3. 감독과 배우들의 케미
이쯤 되면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는 거의 커플이나 다름없겠는데요?
벌써 봉중호 감독과 함께 촬영한 작품이 4개나 되네요.
2003년에 살인의 추억. 2006년 괴물,
2013년에 설국열차, 그리고 2019년 기생충까지.
이렇게 함께 4개 작품을 했다는 건 서로를 인정한다는 뜻이고
그만큼 서로를 신뢰한다는 뜻이겠죠.
감독은 마음껏 배우에게 원하는 바를 말할 수 있고,
배우는 마음껏 연기를 펼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케미스트리가 빛을 발했는데요.
더욱 재밌는 것은 이번에는 배우 송강호 이외에도 정말 많은 배우들이 뛰어난 연기를 펼쳤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 영화를 통해 인기가 급상승한 배우들이 꽤 많이 있죠?
가장 빛났던 배우는 단연, “최우식”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영화가 나온 뒤 지금까지 끊임없이 영화와 드라마에서 출연하고 있어요.
이선균, 조여정씨는 워낙에 믿고 보는 배우들이니까요.
기택의 딸로 나온 믿보 박소담 배우,
가정부로 아주 맛깔난 연기를 해준 이정은 배우.
기택의 아내로 짜파구리를 아주 맛있게 끓여준 장혜진 배우까지.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연기력으로 단숨에 대중들에게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이 배우들 한 사람 한사람 모두 영화에 대체 배우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완벽했다고 생각이 드네요.
감독은 디테일로,
배우들은 연기력으로 아주 콤비가 잘 맞았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믿보 영화, 믿고 보는 영화 [기생충]입니다.
'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리남] 전요환 목사 이런 면이?? (1) | 2022.09.12 |
---|---|
아직도 이 드라마 본다, 손!![미스터 션샤인] (0) | 2022.09.06 |
나도 빈센조 있었으면…[빈센조] (0) | 2022.09.03 |
야구 빼고 다 있는 인생이야기 [스토브리그] (1) | 2022.09.02 |
내가 [나의 해방일지]를 좋아하는 이유 (0) | 2022.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