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에게 마블 유니버스가 있듯이
한국에서도 2022년 새로운 유니버스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인간의 치열한 생존을 가장 어둡고 드라마틱하게 그려낸 드라마가 바로 그 유니버스의 시작인데요.
드라마 “몸값”, In English, Bar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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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드라마 “몸값” 줄거리부터 알려 드릴게요.
Here’s the summary of Bargain
어느 한 여고생이 모텔방에서 담배를 피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박주영.
조용히 먼 산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잠시 후, 낯선 남자가 방으로 들어옵니다. 이 사람의 이름은 노형수군요.
그리고 둘은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대화를 시작합니다.
결국 둘은 몸값 즉, 성매매 합의를 마치고 남성은 샤워를 하러 샤워실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주영이 다른 전화를 받습니다.
자신이 첫 경험자라면서 또 다른 성매매 약속을 전화로 하면서 모텔을 거닙니다.
그리고 다른 모텔방을 열어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줍니다.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수십명의 여성들이 대기실에서 대기를 하고 있고,
조폭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장면입니다.
모텔방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입니다.
과연,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주영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주영이 다시 자기가 있던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영만이 아니라
아줌마 아저씨 청년 등 여러 사람들이 각자 돈다발을 칩으로 교환해서 들어갑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주영이 말했던 진정한 몸값은 무엇을 의미했던 걸까요?
첫 에피소드부터 강렬한 소재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드라마입니다.
소름끼치는 반전과 더불어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촬영기법까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드라마입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드라마 “몸값”입니다.
1. 콘크리트 유니버스의 시작
사실 이 드라마는 티빙 오리지널 제작이 처음이 아닙니다.
한국 OTT 플랫폼 중 하나인 “왓챠”라는 플랫폼에 소개되었던 한국 단편 영화 [몸값]의 확장판인데요.
저도 추천리스트에 올라왔길래 호기심에 봤는데
정말 흡입력있는 단편영화였어요.
고작 14분짜리 단편 영화였지만 그 14분에 흡입력과 반전이 숨어있었습니다.
이충현 감독의 대표작 [몸값]을 토대로 티빙 오리지널이 재난 스릴러 드라마로 거대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원작의 내용은 [몸값] 에피소드 1과 아주 유사합니다.
한 여고생과 성인 남자가 성매매를 흥정하지만 알고보니 성매매가 아닌 남성의 장기매매였던 것.
그런데 이 장기매매 현장에서 단편영화는 끝이 나지만 티빙 오리지널 장편 드라마 [몸값]은 장기매매 경매현장에서 갑자기 대지진이 발생합니다.
그야말로 뜬금없는 장르 전환인데요.
반전의 반전이 에피소드 1화부터 나오기 때문에 시청자는 2화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장편 드라마 [몸값]의 연출은 단편 영화 [몸값]의 촬영부였던 전우성이 맡았는데요.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뉴스에 따르면 이 [몸값]의 세계관은 거대한 콘크리트 유니버스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다고 합니다.
콘크리트 유니버스는 한국 웹툰 1부 유쾌한 왕따와 2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원작으로 실사화하여 제작한 실사 유니버스입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몸값]을 시작으로 드라마 유쾌한 왕따, 콘크리트 마켓,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을 통해 대지진을 겪은 사람들이 다양한 환경 속에서 각자 생존하는 그림을 입체적으로 그려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국도 이제 마블처럼 독자적인 유니버스가 구축되는 듯합니다.
한 가지 의아했던 점은요,
단편영화 [몸값]은 웹툰에 등장하지 않았던 스토리였어요.
완전히 다른 얘기인데 왜 이 영화를 유니버스의 시작으로 삼았을까 궁금했는데요.
단편영화에서 보여준 인간의 욕망과 탐욕, 그리고 반전에 제작진이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유니버스의 시작을 [몸값]으로 하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한국의 새로운 유니버스. 콘크리트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리는 드라마
드라마 “몸값”입니다.
2. 죄인들의 빌딩
드라마의 스토리는 첫 에피소드부터 아주 충격적입니다.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의 조건 성매매를 다루고 있는데요.
한 시골에 위치한 모텔에 한 소녀가 학생복차림으로 낯선 남자를 기다립니다.
둘의 대화는 조건 성매매를 암시하듯 흥정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흥정이 끝나자마자 여학생은 전화를 받으며 그 방을 나섭니다.
그리고 여자가 다시 들어왔을 때 남자는 수술복을 입은 알 수 없는 두 사람에게 둘러싸여 당장이라도 수술을 당할 것처럼 보였고, 여자뿐 아니라 수십 명의 사람들이 그 방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모텔방은 성매매의 현장이 아닌 장기매매의 현장이었던 것.
성매매를 하려고 온 남성은 졸지에 장기매매 희생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이 남성이 억울하다고 생각해야 할까요?
물론 성매매 그 자체에 대한 토론을 한다면 따로 얘기해야겠지만
이 남성은 미성년자 여학생과 성매매를 시도했고, 무조건 불법입니다.
심지어 학생복을 입은 걸 보고서도 오히려 탐욕에 눈이 멀어 성매수를 하려고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죽어도 싼 거죠.
하지만 드라마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아무리 이 남자가 죄를 지었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남자가 장기매매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자는 아무렇지 않게 이 남자의 장기와 혈액형을 설명하면서 경매를 진행합니다.\
살인교사, 방조, 불법장기매매 등 그 죄질은 미성년자 성매매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게 가볍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의 장기에 눈독을 들이며 돈을 가져온 사람들.
그 모텔방에는 어느 누구도 선하거나 억울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성매수를 하려는 남자.
그 남자를 속여서 장기매매하려는 여자.
조직적으로 장기매매를 하기 위해 모텔을 지은 사장과 그 부하들.
그리고 장기매매를 불법적으로 사기 위해 모인 사람들
그 누구 하나 죄 없다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드라마가 어떻게 끝날지 도무지 예측할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권선징악”이 이 드라마에는 없거든요.
선한 사람이 애초에 안 나오니까요.
누구 하나 “이건 잘못됐어!”라고 외치기에는 거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미 중대한 범죄자들입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저는 이 드라마가 더욱 대단한 것 같습니다.
과연 범죄자들은 양심이 있을까?
각종 범죄자들이 모였을 때 정의나 도덕 같은 신념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과연 범죄자들만 있는 공간에서 생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단순히 위계질서가 확실한 조폭들의 사회와는 또 다른 모습입니다.
어느 누구도 선한 이가 없다면, 과연 인간적인 모습이 나올까? 만약 나온다면 어디에서 나올까?
저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드라마가 설득력있게 잘 제시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질서도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해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근원적인 악함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재난을 만났을 때 이기심이 어디까지 나올 수 있는 지를 가감없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극한을 볼 수 있는 드라마
드라마 “몸값”입니다.
3. 한국 드라마의 새로운 모험
이 시리즈는 첫 에피소드부터 완전히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이 드라마는 원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했습니다.
단편 영화[몸값] 역시 원테이크 기법을 쓰면서 시청자가 마치 그 방에 같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끔 만들었는데요. 이 드라마도 원작을 따라 원테이크로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이 원테이크를 1화뿐만이 아니라 6화까지 모두 촬영했다는 점이 특이한데요.
아카데미 촬영상 등 세 개부문에서 수상했던 유명한 영화 <1917>처럼 One continuous shot으로 촬영한 것을 계속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드라마는 새로운 시도가 참 많네요.
웹툰 유니버스를 처음으로 실사 유니버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아주 특별하고,
또 촬영기법 또한 드라마 전체를 원테이크로 찍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연출을 화려하게 빛낼 배우들도 필요하겠죠?
한국판 종이의 집 간판스타 전종서 배우가 출연합니다.
드라마 소재가 워낙 충격적이고 시각적으로도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배우들의 연기력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전종서 배우가 그러한 자극적인 장면들 속에서 침착함과 당당함을 보여주어서 상당히 현실감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여러 상황이 나오거든요.
1화에서는 어설픈 여고생연기, 거기에 경매사 연기, 또 재난을 뚫고 나가는 연기까지. 캐릭터는 박주영 하나지만 상황에 맞게 다양한 연기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걸 전종서 배우가 아주 잘 보여줬습니다.
저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왜 이창동 감독이 버닝 신인 전종서 배우를 낙점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 분을 또 빼면 안되겠죠?
탐욕에 눈이 먼 경찰 역을 맡은 진선규 배우
부패한 경찰이지만 그 누구보다 생존력있는 캐릭터였습니다.
부패한 경찰은 그 성격 자체가 굉장히 모순적이라 연기하기 꽤 어려웠을 텐데
굉장히 연출에 잘 녹아들었던 것 같고요.
특히 팬티 한장으로 계속 드라마에 나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며 그리 야하지 않게 재난을 극복해내는 경찰로 잘 그려냈습니다.
효자남 고극렬을 연기한 장률 배우도 참 신선했어요.
이미 연극을 통해 자신의 연기실력을 탄탄하게 다져왔고,
각종 영화, 드라마에서 점점 비중있는 연기를 맡으면서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번에는 아버지 콩팥을 위해 노력하는 전 운동선수 고극렬을 연기했는데요.
와 저에게는 생소한 배우였지만 베테랑처럼 연기를 잘 보여줬습니다.
아마 시즌2에서는 더 비중있는 연기로 선보이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네. 이 드라마는 시즌2가 당연히 나올 것 같은데요.
건물 안 이야기는 마지막 6화를 끝으로 마치긴 했습니다만
마지막 쿠키영상을 통해 강력한 시즌2 힌트를 선 보였습니다.
언제 나올 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작품과 함께 어떻게 연결이 될 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드라마
드라마 “몸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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