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은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입니다.
엄마의 사랑은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그리고 그 사랑은 언제나 옳은 것일까요?
여기 엄마의 구부러진 사랑이 엄청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영화 “마더”, In English, Mother
바로 시작합니다!
영화 기생충 Parasite로 아카데미 4개 부문에서 수상을 한 날이 2020년 2월 9일이었는데요.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독특하면서도 흡입력있는 연출은 이미 전 세계인들의 인정을 받았는데요.
지금의 봉준호 감독이 있기까지 수많은 그의 전작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 있는데요.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 [마더]입니다.
스토리의 놀라움과 디테일한 연출력이 빛을 발했던 숨은 명작입니다.
물론 이 영화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었습니다.
200만명이 손익분기점이었는데 300만명 이상 이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았으니까요.
배우 원빈의 잘생긴 얼굴과 국민엄마 김혜자 배우의 180도 변신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 대한 관심은 [살인의 추억], [기생충]등 엄청난 대박이 난 작품들에 비해선 적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자 그럼, 우선 영화 “마더” 줄거리부터 알려 드릴게요.
Here’s the summary of Mother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 둘이 사는 엄마.
그녀에게 아들, 도준은 온 세상과 마찬가지입니다.
엄마의 손은 약재를 정리하면서도 눈은 한시도 아들에게서 떼어놓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들 도준은 스물여덟 살의 성인이지만 지적장애를 앓고 있기 때문인데요.
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 하는 어수룩한 그는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며 엄마의 애간장을 태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서 한 소녀가 살해당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립니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엄마.
하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힙니다.
결국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 나선 엄마.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갈수록 엄마 또한 절박해져만 갑니다.
엄마는 아들에게 변함없이 사랑을 쏟아냅니다.
“아무도 믿지 마… 엄마가 구해줄게…”
이제껏 보지 못했던 엄마의 뒤틀린 사랑을 발견하는 영화.
영화 “마더”입니다.
1. 14년 후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영화는 2009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2023년이 되어서야 이걸 봤습니다.
의외죠?
2003년 [살인의 추억]이 그야말로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고 나서 봉준호 감독이 명감독의 반열에 오른 것이 사실입니다.
또 영화 [괴물] 역시 2006년에 개봉해서 엄청난 히트를 만들어 냈고요.
설령 영화 [마더]가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과 전혀 다른 장르라고 하지만 봉준호 이름 석자가 가진 신뢰감이 있잖아요.
그런데 14년이 지나고 나서야 본 겁니다.
우선 제가 그 당시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영화가 예술적으로 뛰어난 작품이라고 해도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으면 보고 싶진 않았어요.
영화 [마더] 예고편만 봐도 바보 아들 도준이 억울한 일을 당해 엄마가 해결하려고 온갖 고생을 할 거라는 게 눈에 선합니다. 그러면 이 불쌍한 모자에게 해피엔딩이 있어야 하는데 봉준호 감독의 이전 영화들을 보면 딱히 해피엔딩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지금껏 안 보고 버티고 있었습니다.
일단 제 엔딩 취향과 거리가 있었으니까요.
두 번째로 너무도 익숙한 이미지의 배우들이 180도 변신을 하니까 이상하게 보고싶은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이런 경험을 한 번 가진 적이 있었거든요.
2005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늘 순수한 이미지의 이영애 배우가 갑자기 복수의 화신이 되어 나타나니까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겁니다.
저는 아직도 이 영화를 다시 볼 엄두가 안 납니다.
그때 당시 받았던 충격이 또 생각날까 봐서요.
이번 영화 [마더] 포스터나 예고편을 보시면 가장 충격적인 이미지가 뭐냐 하면
김혜자 배우와 원빈 배우의 이미지 변신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두 배우가 국민엄마, 국민오빠 이미지였는데 너무 이상한 모습으로 나오는 거예요.
그 모습이 너무 생경하다보니까 영화를 보면 충격을 먹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볼 생각을 못 했습니다.
그렇게 애써 미루고 미뤘던 영화였는데
올해 2023년 [마더]가 여전히 뛰어난 명작이라는 얘기를 우연히 팟캐스트를 통해 듣고 나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호기심이 딱 맞아 떨어졌던거죠.
이제는 마음의 준비가 됐다!
지금 보고 나서 제 심정이 어떨까요?
지금은 14년 전의 저랑 많이 달라요.
해피엔딩이 여전히 좋지만 원치 않은 엔딩이라 할지라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일종의 내성이라고나 할까요?
이제는 해피엔딩만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좋아하는 배우들의 이미지 변신도 웬만해선 충격받지 않습니다.
오히려 잊혀져가는 원빈 배우의 모습이 그리웠고,
김혜자 배우의 연기가 그리워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튼 지금 영화를 다 본 상황인데요.
절대! 네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좋은 영화를 왜 이제까지 미련하게 안 보고 있었을까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스릴러 요소들이 정말 무궁무진하게 펼쳐져 있거든요.
이 영화에.
2시간동안 정말 집중하면서 봤고요, 늦게나마 이 영화를 봤다는 사실이 참 뿌듯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 상영시간 내내 입에 손을 가리고 봤습니다.
우리가 긴장하면 입에 손을 갖다 대잖아요.
입을 막고 봤어요.
긴장감이 엄청나더라고요.
봉준호 감독연출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왜 이렇게 긴장을 했나 영화 끝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진짜 범인이 어디서 나타날지 전혀 예상이 안 됩니다.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처음엔 저처럼 어느 한 명의 유력한 용의자를 생각하실 거예요. 맞아요. 영화 속 엄마도 그 사람을 의심했거든요.
그런데 영화가 중간을 갈 무렵, 스토리 전개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겁니다.
나름 많은 영화를 보고 내성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그 예상을 너무도 쉽게 뒤엎어버리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무심코 흘리는 대사 한 마디가 나중에 엄청난 복선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을 때의 놀라움과 쾌감.
이 영화는 반전의 연속인 영화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누군가가 범인이다!라는 걸 발견하는 반전이 아니라요,
‘아 이 평범해 보이는 장면도 복선이었구나.’
‘이 평범해 보이는 대사가 엄청난 대사였구나.’
형사나 변호사는 오히려 반전 이야기에서 철저하게 배제되는데요,
엄마를 중심으로 그 복선과 반전이 이뤄집니다.
너무 신기해서 두 번 돌려봤어요.
마지막 부분에서 보여주는 단서들이 앞쪽에서 이미 보여줬구나라는 걸 아주 재미있게 깨닫게 되는데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14년 전 영화지만 아직도 재미있는 영화,
영화 [마더] 입니다.
2. '엄마'라는 이름
여러분 그거 아세요?
이 영화에서 도준의 엄마로 나온 김혜자 배우의 배역이름이 한 번도 안 나온다는 거.
영화에서 한 번도 엄마의 이름이 나오지 않습니다.
캐릭터 이름도 그냥 엄마고요.
‘마더’라고 캐스트에는 올라오는데요.
상당히 의미심장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구상의 누구라도 엄마가 있습니다.
키우지는 않았더라도 말이죠.
엄마가 없다면 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래서 엄마라는 존재는 지구에 있는 모든 인물들에게 각별한 존재입니다.
엄마라는 존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거죠.
(물론 아버지도 역시 마찬가지이긴 합니다만)
우리가 역사적으로 봤을 때나 경험적으로 봤을 때 모성애가 가진 특이점들이 있잖아요.
영화는 이런 엄마의 모성애를 집중 조명합니다.
그런데 모성애이긴 한데,
이제껏 우리가 입에 담지 않았던,
뒤틀린 모성애.
왜곡된 모성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메디컬 드라마 [닥터 하우스]에서 부모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요.
시즌 8, 6번째 에피소드입니다.
거기서 하우스는 “모든 부모는 모든 아이를 망친다”라는 주장을 합니다.
부모가 부자이건 빈자, 즉 가난한 사람이건 상관없이 모든 부모는 자신들의 아이를 망친다는 얘기입니다.
너무 극단적인 주장이지만 일면 맞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양육은 없습니다.
또 0% 효율의 양육도 없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양육해주지 않아도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 분야가 항상 어렵죠.
늘 물심양면 자식 생각뿐이지만 늘 걱정이 앞섭니다.
영화 [마더]에서 엄마는 몇 차례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모두 아들을 사랑해서 한 선택들입니다.
자식이 늘 행복하기만을 바라면서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엄마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느냐?
그 질문에는 물음표가 붙습니다.
왜냐하면 그 선택으로 인해 아들이 오히려 불행해졌으니까요.
이 영화의 탁월한 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엄마의 선택과 양육이 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아주 사소해 보이는 것까지 그 여파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정말 소름 끼치도록 딱딱 들어맞거든요.
역시 봉준호 감독은 디테일의 대명사입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어디에 있든지 무시받으면서 살지 말라고 가르칩니다.
아들이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교육을 한 건데요.
아들은 엄마 말대로 누군가가 자신에게 “바보”라고 놀리는 순간 불같이 화를 냅니다.
상대가 조폭이든 교수든 상관없이 말이죠.
어떻게 보면 아주 당연한 교육이잖아요.
아들이 어디가서 왕따를 당하지 않게 하려는 엄마의 사랑에서 나온 교육입니다.
그런데 이 교육이 훗날 교도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든지 그래서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다든지 합니다.
그리고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이 교육이 또 한 번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데요.
이렇게 부모의 교육은 아무리 그것이 선의에 의해서 나온 것이라 해도
교육받은 대로 행하는 자식이 맞이하는 결과는 전혀 예상 밖일 수 있습니다.
제가 앞서서 “뒤틀린 모성애, 왜곡된 모성애”라고 표현은 했지만
이런 교육은 누구나 부모라면 할 수 있는 것이고,
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엄청난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인간의 의지로 행한 것들이 전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게 되니까요.
그래서 영화평론가 이동진씨는 이 영화가 봉준호 감독의 가장 “모호한 영화다”라고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교훈이나 뚜렷한 목적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도 2.35:1의 시네마스코프를 일부러 사용했다고 해요.
엄마의 무력감을 설명하기 위해서 말이죠.
어쨌든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부모의 입장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부모가 된다는 것.
이것이 얼마나 막중한 일인지, 또 우리의 선택들이 얼마나 나비효과가 되어서 부메랑으로 돌아오는지.
만약 여러분이 단 한 가지라도 부모님의 관심과 도움으로 이룬 것들이 있다면
정말 감사하시고 그 결과를 기뻐하시기 바랍니다.
엄마의 존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영화.
영화 [마더]입니다.
3. 그립다. 엄마, 도준이.
제가 이 영화를 14년이 지난 후에 다시 찾아보게 된 계기는 김혜자 배우와 원빈 배우가 너무 그리워서입니다.
두 배우 모두 연기력이 검증된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CF에서나 도시락, 커피 표지모델로 간간히 볼 뿐이지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잘 보질 못합니다.
지금도 그러하고요.
그래서 비록 14년전 얼굴이긴 하지만 이 분들을 영화를 통해서나마 다시 보고 싶어서 이 주제를 결정한 것이기도 합니다.
연기 변신을 하긴 했지만 두 분 모두 정말 흡입력 있는 연기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우선, 엄마 김혜자 배우.
영화 제목도 [마더]
주인공도 [마더]
김혜자는 역시 [마더]
한국을 대표하는 어머니상이 맞습니다.
스토리 상 왜곡이 되긴 했지만 정말 인자하고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엄마의 모습을 김혜자 배우가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이 영화를 보는 첫인상도 생생히 기억했는데요.
영화 맨 앞부분에서 보여주는 김혜자 배우의 춤을 보자마자
“이 영화는 장난이 아니겠구나” 엄청 긴장하면서 봤다고 합니다.
저도 참 그 춤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김혜자 배우의 춤은 영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또 어떻게 보면 이 춤이야말로 영화를 대변하는 하나의 상징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14년 전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스토리, 내용 다 까먹어도 김혜자 배우의 이 억새풀밭에서의 춤 장면은 지금까지 절대 잊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자식을 정말 끔찍이도 사랑하면서
늘 자식걱정이 앞서는 엄마의 심정을 정말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원빈 배우의 연기도 참 대박이었죠?
얼굴이 너무 잘생겨서 오히려 이 바보 역할이 안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까 오히려 얼굴 때문에 내가 선입견을 갖고 있었구나 반성하게 됐습니다.
영화 [아저씨]와는 180도 다른 세상 바보 연기를 아주 잘 선보였습니다.
조연들도 대박이죠?
정말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기생충의 안방을 책임졌던 이정은 배우, 술집 맨하탄 주인의 딸로 나온 천우희 배우.
특히, 송새벽 배우가 이런 조연 시절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반가웠고요.
단역으로 나오는 이미도, 뚱뚱한 남자 고등학생 역으로 잠깐 나온 고규필 배우까지 지금은 여러 드라마,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연급 배우들이 이 영화에 다 모였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를 보실 때 어설픈 연기를 보면 어쩌나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연부터 단역까지 한국 영화 배우들의 어린 시절을 보는 재미까지.
영화 [마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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