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었으니 남긴다

너무 퍼즐에만 신경 쓴 [그랜드 캉티뉴쓰 호텔]

거니gunny 2022. 12. 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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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도 참 많고 이름이 다 대만식이라 외우기도 빡세다;;;

등장인물 

왕쥔잉 검사
차이자펀 (내연녀) - 지방법원 매점 직원
차이궈안 - 이름있는 형사,  담당형사 
뤄위정 형사 - 차이궈안의 부하 
마오산정 경관 - 역시 부하
바이웨이둬 호텔 사장 사망 
란니 - 바이웨이둬 아내이자 호텔 총 지배인 / 란후안의 무남독녀
푸얼타이 교수 - 괴짜 조류학 교수 ; 추리 잘 함
화웨이즈 - 친구이자 의사; 닥터 화
샤위빙(샤론) - 웨이즈 약혼녀
샤이엔- 이언 위빙 아버지 
루샤오린 - 웨이즈가 과거 사랑했던 전여친
황아투(황셴) - 대머리 아저씨 , 캉티호 좁쌀술 장사꾼
구야오원 목사 
장커커 - 호텔 여직원 
마이관제 - 말레이시아 뉴스 본부장
장 부주임 - 호수 관리소 부주임
자오- 호수 관리소 야간당직자  
린 선생 - 란니 옆집에 살던 맹인 점쟁이 
뤄밍싱 경감 - 차이궈안보다 선배 , 살쪘음, 란니와 친구
쑤웨이 - 뤄밍싱 후배경찰 
샤오쉐리 - 매춘부; 뤄밍싱의 정보원이었음
줄리아 -다이어트 동호회 살 뺀 여자 
루짜이 사기범 -총 맞아 죽은 줄 알았으나 삶
야오 신부님 - 다이어트 동호회 주관
궈스신 - 대학생 샤오쉐리 사망 최초 신고자
정위안룽 - 뤄밍싱 원수 살인마
거레이 - 뤄밍싱의 전처, 호텔에서 재회, 란니의 이혼변호사 담당
아이 - 거레이의 동료, 탐정; 거래이와 연인관계
셰우싼 - 샤오쉐리를 태웠던 택시기사
리밍쿤 - 정의안룽과의 총격전에서 희생당한 제복경찰 

1. 소설이라고 만화보다 더 뛰어난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첫 챕터를 보고 난 후 느낀 인상.

명탐정 코난이 왜 대단한 만화인지 새삼 깨닫는다. 
캉티뉴쓰 호텔에 벌어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명탐정 코난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그런데 만화책과 달리 소설은 등장인물 소개하고 이어지는 스토리로 가기위해 적지않은 페이지를 할애해야 했다. 
명탐정 코난의 경우, 단 몇 장만에 등장인물 쫙, 사건 발단 쫙. 
심플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만화 내용이 부실하냐? 그렇지 않다. 
고작 호텔 사건 하나를 위해 소설책 한 권을 다 할애했다면 
명탐정 코난은 만화책 반권만에 끝내버린다. 
그림으로 설명해주니 훨씬 효율적이고 훨씬 입체적이다. 

2. 진짜는 챕터 2부터. 

물론 이 소설이 흥미로운 것은 전혀 다른 별개의 사건이 한 곳으로 모아진다는 점이다. 
챕터 1에서는 여느 추리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챕터 2에서부터 퍼즐이 연결 되면서 독자의 흥미를 끌어낸다. 그렇다. 이 소설은 파트2부터 진가를 발휘한다. 

그러니 챕터 1을 본 독자라면 인내심을 가지고 2도 읽기를 바란다.  

 

3. 너무 퍼즐에만 신경쓴 이야기

 

내용이 이리갔다 저리갔다 복잡하다.

흩어진 퍼즐들이 점점 맞춰진다. 독자는 그런 퍼즐들이 흥미롭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역시 찬호께이에게 느끼는 경이로움은 느끼지 못한다. 
흥미로운 이야기가 퍼즐로 연결된 것뿐,
무릎을 탁 치는 기법이나 떡밥회수가 있지 않다.   


4. 우연+ 우연+ 우연 + 우연 = 억지 (스포주의)

소설은 우연성과 필연성이 공존한다.

너무 필연성만 많으면 재미가 없다. 다큐멘터리 같을 테니까. 

그래서 우리는 거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우연성을 원한다. 

하지만 너무 우연에 우연을 남발해도 사람들은 흥미를 잃는다. 너무 현실적이지 않으니까. 
지금 이 소설은 우연성이 너무 높다. 
호텔 사건과 원룸 살인 사건, 이 두 가지가 연결되려면
'우연'으로 설정할 것들이 너무 많다.

우연에 우연이 겹쳐야 가능하다. 
한마디로 허무맹랑하다. 
이 소설은 퍼즐 맞추는 재미는 있지만 우연이 너무 많이 겹치기 때문에 재미가 떨어진다. 

이것은 마치 내가 오늘 길가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 사실 내 숨겨진 진짜 아버지였고 
길에서 먹은 떡볶이 포장마차 사장님이 내 친 어머니였고,

신발끈이 풀려서 묶다가 부딪힌 사람이 내 숨겨진 할머니였고 …

뭐 이런 식이다. 
우연을 너무 많이 세팅해서 전혀 감흥이 안 생겼다. 

나중에는 “아 또 이런 식으로 엮었어? ” 혀만 찼다. 

너무 우연을 남발하다 보니 대놓고 소설이 티가 난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5. 추리 소설의 기본은 적절한 떡밥(스포주의)

280페이지가 넘어서야 피해자가 담배를 폈는지 아닌지를 말해주다니...
피해자가 담배를 피는 여부는 경찰 초동 수사의 기본 아닌가?? 
뭔가 이 책은 초보 추리소설가의 티가 너무 팍팍난다. 

숨겨왔던 반전카드들이 너무 실망스럽다. 

떡밥은 초반에 줄만큼 줘야 나중에 반전이 있는거다. 
떡밥을 주지도 않고 낚싯바늘을 물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다. 
이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실마리들을 왜 책 후반부에 주느냐 말이다. 
그럼 독자는 애써 누가 범인일까 추리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미 중요한 단서는 작가가 꽁꽁 싸맸으니까.

마지막 반전도 역시 작가가 어거지로 맞춘 듯한 느낌이다. 

6. 억지 슈퍼맨들이 너무 많이 나와

고등학교 시절 수능과 무관한 '교육학'이라는 수업이 있었다. 
수능과 무관해서 그런지 늘 부담없이 재밌었다. 

교육학 선생님은 터치하거나 기합을 주지 않으셨고 오히려 학생들이 재밌게 배우게 하기 위해 수업 준비를 해 오셨다. 
그때 내 기억으로는 캐릭터(직업) 하나를 정해 학급 친구들과 경쟁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꾀를 내어 농부의 신이라는 캐릭터를 창조했다.
농부의 신은 내가 만든 먼치킨 캐릭터다. 

무엇이든 알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만능 캐릭터다. 

그래서 학생들이 어떤 반박을 해도 나는 다 막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난 농부의 신이니까. 

억지도 그런 억지가 없다. 


이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농부의 신 같다. 
변호사가 이상한 것까지 알고, 

조류학 교수가 무슨 명탐정 코난이며, 

살인교사를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이 넘쳐난 소설이었다. 

 

감동도 부족했고, 

흥미도 없었다. 

다음에는 좀 더 나은 작품으로 돌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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