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이다 드라마다.
법을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나쁜 놈들을 정의의 이름으로 용서치 않는 유쾌상쾌통쾌 드라마다.
심지어 법 자체가 너무 솜방망이라 정의구현이 너무 약할 때
"법? 웃기는 소리. 우리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시킨다."라고 비웃으며 범죄자를 직접 사설 감옥에 집어넣는다.
너무 단순한 스토리고 반복적인 패턴이지만 다음을 보게 만든다.
솔직히 현실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신의 개입)" 모범택시라고 해도 될 정도다.
무슨 공학박사가 택시를 탱크처럼 만들질 않나,
키보드만 두드리면 백악관도 해킹할 것 같은 천재 해커가 있질 않나,
칼빵을 아무리 맞아도 붕대 몇 번 감으면 다시 회복되는 전직 군인이 있질 않나.
이렇게 대놓고 먼치킨이면 통쾌함이나 재미가 조금은 반감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보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은
지옥같은 현실을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싶어서다.
그렇다.
드라마 소재들이 하나같이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이다.
그 점에서 이 드라마가 의미가 더 깊은 것 같다.
치밀한 연출이 없어도,
극적인 반전이 없어도,
마지막회가 너무 억지해결이어도 괜찮다.
아무렇지 않게 남에게 피해주면서 정작 범인은 집행유예 받거나 감형받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드라마에서는 안 봐도 되기 때문이다.
모범택시3 제작이 확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대도 되지만, 또 씁쓸하기도 하다.
어떤 기막힌 사건들로 만들어질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제발 드라마가 재미없어도 좋으니
말도 안 되는 사건소식이 뉴스에 안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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