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포스터를 보라.
휠체어와 웃음. 따뜻한 색감.
영화를 보기 전부터 대충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보나마나 억지 감동 스토리겠구만'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빠져든다. 뭔지 모를 따끈한 울먹임과 힘이 내 심장에서 솟아나는 게 느껴진다.
처음엔 알콜중독자가 알콜을 극복하는 뻔한 스토리인줄 알았다.
(그 와중에 잭블랙 완전 재밌다 ㅋㅋㅋ 사실 웃으면 안되는 캐릭터인데, 잭 모습만 봐도 웃긴 걸 어떡해 ㅋㅋㅋㅋ)
줄기차게 술을 마셔대는 존 캘러한. 그리고 그를 비참하게 만든 교통사고.
그러다가 조나 힐(도니 역)과의 만남, 그룹상담을 통해 존은 인생의 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세상에 이런 쿨하고 멋진 상담가가 다 있을까? (살을 쏙 빼고 나니까 오히려 더 아우라가 비치는 것만 같다. )
루니 마라를 영화 [로즈]에서 처음 보고나서 항상 그녀의 영화는 기대가 된다.
이번 영화에서는 생각보다 그리 큰 비중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존이 바닥을 쳤을 때 만나 천사처럼 그를 행복하게 해준 것은 맞지만 "그녀 때문에" 존이 행복한 것은 절대 아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터득했다.
영화는 이 것 때문에 내 마음을 흔들었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그가 왜 술을 마셨어야만 했는지. 그리고 단순히 술을 끊는 것이 이 사람의 목적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해준다.
(문득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는데 최근에 읽었던 사이먼 사이넥의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가 생각났다.
결국 도니가 존에게 "왜"를 끈질기게 물었기 때문에 존은 자신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의 궁극적인 문제 원인을 찾아내면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왜'가 중요하다.)
술 주정뱅이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알콜중독자들 모임(세상 쓴 맛, 단 맛, X 맛 다 본 기 쎈 사람들의 모임)에서 자신을 찾고,
회복하는 가운데 사랑하는 루니 마라(아누 역)를 만나고,
자신의 적성을 살려 유명한 카툰작가로 거듭나기까지...
모든 영상들이 정말 소중했고, 위로가 되었다.
수동적인 회복, 수동적인 사랑을 넘어서
능동적인 회복, 능동적인 사랑을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호아킨 피닉스.
당신은 이제 정말 최고의 연기자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당신은 최고의 연기를 펼쳐보였습니다.
장애인을 연기한다는 것이 "도 아니면 모"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호아킨의 연기는 걍 "모모모모모모모"였습니다.
존이 웃을 때 나도 웃게 되고, 존이 "퍽!"하면서 욕 할 때 나도 감정이 격해졌습니다.
내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당신의 연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 감성이 짙게 배어나온 영화[인 디 아일] (0) | 2019.09.14 |
---|---|
소멸하는 모든 것들에게 바치는 영화[고스트 스토리] (0) | 2019.09.12 |
선택과 집중을 잘한 영화[엑시트] (0) | 2019.08.03 |
시간여행이라는 모순[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0) | 2019.03.31 |
[사바하] 크리스천이 하나님께 드리는 당당한 질문 (0) | 2019.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