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영화[밤에 우리 영혼은]
★스포일러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아메리칸 드림의 노년을 만나다.
노년에 이르러서 밤마다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에디 무어. 그녀는 이웃집 사는 루이스에게 밤에 함께 자지 않겠냐는 다소 이례적인 제안을 한다. 대신 스킨십은 원하지 않는다. 단지 함께 침대에서 잠을 자고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루이스는 고민했지만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며칠 뒤 마을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who cares?” 그들은 남의 시선에 상관하지 않고 밤이 되면 함께 침대에 누워 잠을 잔다.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점점 끝이 궁금해지는 영화다.
“멋지게 늙는다면 노인이 돼서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며 든 첫 인상이다. 저렇게 멋있고 아름답게 늙은 주인공을 뽑았으니 ‘아직도 연애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만도 하지..
노년기의 사랑이 주제인 영화는 잘 안 보게 된다. 아직 그들의 사랑이 무엇인지 공감하기 힘들어서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나이를 떠나 생각할 것이 많은 영화였다.
소문나는 상황을 자초했다. 언뜻 보아도 어르신 분들이 많이 사는 동네인데 간밤에 혼자 사는 여자 집에 남정네가 들어간다면 소문이 나지 않는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들은 당당했다.
루이스는 자신들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농담을 하며 조소하는 것이 싫었다. 그가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건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다면 좋은 상황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죄가 아닌 이상 신경 쓸 이유는 없는데 말이다.
우리는 그 놈의 눈치를 참 많이 본다. 그래서 이들의 용기는 가상하다. 누가 봐도 쉬쉬하는 상황을 오히려 정면 돌파한다.
왜 그들의 첫 만남은 침대 위였어야만 했을까.
오히려 논어에서 말하는 공자의 말이 더 와 닿는다. "나이 일흔에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를 넘어서거나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네이버 지식백과] 종심 [從心] (두산백과))
글쎄. 내가 고지식한 동양 사람이라 그런가. 미국에서도 황당하고 어색한 경우인데 과연 우리나라 정서에도 맞을까 싶기도 하다.
두 주인공의 실제 나이를 보고서는 깜짝 놀랐다. 루이스 역을 맡은 로버트 레드포드는 83세고, 에디 역을 맡은 제인 폰다는 무려 82세다. 화장의 힘인가. 관리의 힘이라고 해야겠다. 어쩜 저리도 곱게 천천히 나이를 드셨을까.
출처: 1967년 영화[맨발로 공원을]에서 로버트 레드포드와 제인 폰다
이 둘은 원래 1967년 영화 [맨발로 공원을(barefoot in the park)]에서 이미 한 번 함께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다고 한다. 무려 50년만에 다시 조우했는데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화려하게 컴백하는데 성공했다.
석양이 무척이나 은은하고 아름답다.
손자 제이미와 함께 간 캠핑 나도 언젠가 가고 싶다.
아메리칸 드림의 행복한 최후를 꿈꾸는 영화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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