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책[진리해부]
★스포일러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한국교회의 모두까기 인형” 옥성호씨의 성경 직독직해 시리즈 1탄이다.
성경 속 오류를 파헤치는 저자의 책들 중 시작에 해당하는 부분이 바로 이 책 [진리해부]다.
이 책은 크게
1부: [갑각류 크리스천]처럼 칼럼식으로 쓰여진 저자의 고민들.
2부: 성경의 번역본 대조, 직해를 통한 성경 속 “금기 고민”을 소개하는 것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는 칼럼집([우리가 꿈꾸는 교회] 또는 [갑각류크리스천 시리즈])등을 통해 꾸준히 한국교회의 잘못된 부분을 비판했는데 이번에는 더 센놈이다. (지난 번은 다이너마이트 수준이라면 이번에는 거의 ICBM 핵미사일급?)
특히 십계명 부분을 볼 때 ‘이 사람 정말 데카르트 처럼 아주 그냥 작정하고 끝까지 가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이번에는 그 강도가 셀 수 밖에 없다.
예전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처럼 조엘 오스틴이나 릭 워렌 등 특정인물을 까는 정도가 아니다.
인물 뿐 아니라 논리나 이치에 맞지 않다면 성경 자체도 당연히 비판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성경도 "책"이기 때문에 예외가 될 수는 없고 성역이 될 수 없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시원시원한 설명에 있다.
마치 교회 다니는 형이 말해주듯 냉철한 통찰력과 친근한 문체로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재밌었다.
물론 옥성호 저자의 모든 주장을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부족한 기독교 시리즈부터도 이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면도 있었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면도 있었다.
이번 책도 예외는 아니다.
저자의 말을 들으면서 정말 아줌마처럼 “어머~ 맞어맞어!”라며 손바닥을 짝짝 치면서 어쩜 그리 내 마음과 똑같냐며 맞장구 쳐주고 싶은 부분도 있는 반면, 앞 칼럼 부분에서는 ‘치,.. 완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이 따로 없네’라고 생각한 부분도 있다.
단지, 부작용이라면... 저자의 의도(?)대로 지금 난 거의 “아포리아”상태에 있다.
(특히, 제 1계명은...멘붕이다...)
그럼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라는 절망 섞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 2부(십계명부분)에서 기독교 내에서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하는 점들에 대해 잘 설명해준 것은 고무적이라 보지만, 그 현안들에 대한 저자의 입장을 조금 더 들려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해답을 내리기 힘든 주제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고 얘기해준다면 독자가 더 설득력있게 듣지 않을까?
폭탄을 던진 건 의미있는 일이지만 그것을 저자자신이 어떻게 소화했느냐도 그에 못지않게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우리는 회의주의자나 불가지론자가 아닌 이상 선택을 해야만 하니까.
예전 부족한 시리즈라든지 방언에 관한 책은 저자의 확실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자신의 입장이 있었다. 그래서 시원하기도 했고 도움도 됐다.
이 책이 “옥성호의 성경 직독직해1”이라고 나온 만큼 2권이 나온다면 이런 점들이 개선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떤 이들은 이 저자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
완전 베베 꼬인 사람의 말투 같다는 피드백도 나올 것만 같다. 그러나 그러한 기분을 조금만 누그러뜨리고 이 책을 본다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에 이런 말투가 익숙해진것 같다.)
가끔씩 유투브에 “진중권 디워 100분토론”이라고 검색어를 치고 100분토론 편집영상을 본다.
워낙 진중권씨가 말을 재밌게 해서 볼 때마다 피식 웃곤 한다.
그 영상을 보면 한 시청자패널이 진중권씨의 비판을 듣고서 “발언이 위험하다”고 지적하는 부분이 나온다.
(약간 조롱조로 얘기하는게 진중권씨의 특징인 것을 모르는 분들에겐 상당히 불쾌할 수도 있는 언급이긴했다)
그런데 진중권씨가 그때 뭐라고 대답했냐면 “그게 왜 위험한거에요? 디워가 무슨 국가보안법입니까? 지금 그런 발언자체가 이 상태의 비정상성을 보여주는 겁니다.”라고 답했다.
이번 [진리 해부]의 문제제기는 어찌보면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우리가 고민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예배하기를 원한다면 그만큼 그 예배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드리는 예배가 될 것이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도 적었듯이 교회에서 획일화된 성경공뿐만이 아니라 침튀기면서 얘기하고 고민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뭣도 모르는게 까불어”라고 치부하기보단 왜 이 책이 옳지 않은지, 어떤 부분이 더 옳은 부분인지, 그것을 교회에서 합당하게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교회에서도 더 건강한 반응이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저자는 제 3자 입장에서 병장처럼 뒷짐 지고 한국교회를 비판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교회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으로 부족한 기독교를 비롯한 각종 서적을 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이 책이 좀 더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문득 그런 생각이 책 읽는 도중에 일어났다.)
물론 이 책이 유익한 면도 있어서 그런 것이지만 그것보다는 좀 다른 이유 때문에 그렇다.
리처드 도킨스가 쓴 [만들어진 신]이 엄청난 히트를 치자 알리스터 맥그래스가 [도킨스의 신]이란 책을 쓰지 않았는가. 실제로 도킨스의 책으로 혼란을 겪었던 이들이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책을 통해 반대의 입장을 정리 할 수 있지 않았는가.
이 책은 신학적 해결을 촉구하는 문제들로 산적해 있다.
앞부분 칼럼은 차치하고서라도, 십계명부터라도 이러한 관점에 “아니오, 그것은 틀린 것이오.”라고 말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반대되는 입장의 책을 써준다면 얼마나 독자에게 더 큰 유익이 있을까.
P.S.: 책 디자인을 포기한 듯한 모양새다.
이제껏 저자가 발간한 책 디자인 중 가장 소박하고 심심한 디자인이지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만큼 책 내용으로 승부하고 자기 이름으로 승부하겠다는 숭고한 뜻이 있는지도 모른다.
책이 잘 팔리려면 디자인에 신경써야하는 건 “상식”인데...
(성경구절은 심지어 궁서체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저렴한 가격에 맞추다 보니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이지 못한걸까?
그리고 책이 오타가 나거나 각주에 이름이 반복되어 쓰인 부분 등 신경쓰이는 부분이 꽤 있었다.
하지만 양장본이 아닌 문고본으로 되어있다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리고, 저자의 책이 늘 그렇듯 각주보기는 정말 편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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