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kakaocdn.net/dn/tv9ZR/btqCEPgPesl/jqupkYBgmkZBkQU08V2jn1/img.jpg)
“두고두고 아껴보고 싶은 작가” - 찬호께이
보통은 중고책을 읽는 편이다. 품질 좋고 저렴한 책 말이다. 하지만 바로바로 새 책을 사야만 할 때가 있다.
바로 찬호께이의 작품들이 나올 때다.
도저히 중고책으로 나오기까지 기다릴 수가 없다.
이제까지 한스미디어에서 번역되어 나온 찬호께이의 모든 책들은 다 읽어버렸다.
당연히! 이번 디오게네스 변주곡도 예약구매까지 해서 읽었다는 거 아니겠어? ㅋㅋㅋ
과연 이번 [디오게네스 변주곡]은 찬호께이의 이름에 걸맞는 작품일까?
![](https://blog.kakaocdn.net/dn/dBux2A/btqCD8VbtP6/KLzQetD1CqtKhuBSUP2cKK/img.jpg)
우선, 이 책은 장편소설이 아니라는 걸 알아둬야 한다.
지난 10년간 그가 간간히 썼던 단편을 모아놓은 "단편모음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https://blog.kakaocdn.net/dn/u09Aw/btqCEOhU2gt/qro8mqW0mIKyoumv6wvLAk/img.jpg)
이 책을 보는 내내 데쟈뷰처럼 불현듯 “데이비드 크라우더 밴드” 앨범 [Give us rest](2012)이 생각나는 건 왜 일까?
아마도 이번 [디오게네스 변주곡] 구성방식과 나무도 흡사하다.
짧은 스토리들 사이에 제법 굵직한 이야기들을 배치해 독자로 하여금 균형있는 감상을 하게끔 도와준다.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할 수 있다.
게다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찬호께이만의 독특한 반전이 숨어있다.
첫 챕터부터 뒤통수 조심하시길.
역시나 찬호께이의 반전은 보통 반전과 다르다.
앞에서 적이 다가올 것을 예상했는데 결국 내 옆 건물을 빙 돌아 내 뒤를 몽둥이로 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그 뒤통수가 어이없거나 위화감이 전혀 없다. 당하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짜릿함이 있다. (찬호께이는 정말 진짜다.)
![](https://blog.kakaocdn.net/dn/bzlfv6/btqCz6xxIcM/IyGLSQA5NTtT0tw2R6OkEk/img.png)
<파랑을 엿보는 파랑>
도덕과 법의 경계를 정말 예리하게 써 나간다.
이런 줄타기는 그의 장편소설 [13.67]에서도 느꼈다.
주인공은 깨끗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범인을 잡지 않는다. 어찌보면 같은 진흙탕 싸움이다.
하지만 그런 싸움 속에서도 분명한 건 우리 편이 이겼다는 것이고, 거기에는 희미하나마 “정의”가 구현되었다는 것이다.
솔직히 난 찬호께이의 방식이 완전 마음에 든다.
사실, 중간중간 별로 와닿지 않은 스토리들도 꽤 있다.
머리위에 괴물이 보인다는 스토리는 추리도 아니고 장르가 낯설어서 별로였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몇 페이지 밖에 안되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런 작은 스토리도 완성도가 높다.
![](https://blog.kakaocdn.net/dn/k1oKz/btqCz5rPdq9/wZnwcxmmhN6kHMpBfWxnV1/img.jpg)
상당히 모험적인 소재를 많이 이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그램으로 따지면 신선한 파일럿 프로그램 같은 이야기이다.
90년대 영화에서 봤을 법한 소재들이지만 찬호께이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재구성했다.
[시간이 곧 금] 같은 소재가 그런 예이다.
(하지만 결말은 비추...찬호께이는 절대 로맨스는 건드리지 않았으면 한다. 반전이 있었지만 그 반전이 시원찮으면 그것만큼 시간이 아까운 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https://blog.kakaocdn.net/dn/y19z3/btqCB9tEB7Z/7YKJPTVBO0XZRVAkVkGYh1/img.png)
<숨어 있는 X>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챕터.
앞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에 실망한 이가 혹시라도 있다면 이 챕터를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챕터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 말대로 밝고, 경쾌한 이야기지만 상당히 흥미로웠던 챕터였다.
[풍선인간]처럼 단편을 좀 더 확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도 생긴다.
그나저나 확실히 찬호께이 인기가 높은 가보다.
보통 작가였으면 상상할 수 없는 "단편모음집"이 나왔으니 말이다.
메모에 불과한 이야기 모음집을 작가 이름만으로 열광하면서 읽고 있는 나를 본다.
그런데 재밌는 걸 어떡해!!!!!
하지만 다음 작품은 정식장편소설이어야 한다.
단편집도 재밌지만 장편소설만의 큰 이야기도 엄청 재밌으니까 말이다.
찬호께이의 팬이라면 반드시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은 [디오게네스 변주곡]이다.
'책을 읽었으니 남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연한 걸 책으로 내는 놀라움[영알남의 여행영어] (0) | 2020.04.21 |
---|---|
사실 다 아는 건데 필요해 [젊은 부자들은... SNS ] (0) | 2020.03.18 |
일단 한 번 해봐 [유튜브 구독자 100만 만들기] (0) | 2020.03.05 |
합법적으로 사람 꼬시기 [웃는 얼굴로 구워삶는 기술] (0) | 2020.02.18 |
아는 만큼 보인다 [마케터의 여행법] (0) | 2020.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