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내용 주의!!@
와... 이렇게나 멋진 영화였다니...!!
무려 20년 가까이 지난 영화였지만 지금 봐도 가슴 뭉클하다.
단순히 "무술영화"라고 말하기엔 너무도 아까운 그런 영화다.
스토리, 액션, 음악, 영상미, 연기력 모두 버릴 것이 없는 정말 완벽에 가까운 영화.
오스카에서 상을 줄만 하다.
1. 춤을 추는 액션
아직도 기억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무술이 아니라 춤을 추는 것 같다"라고.
정말 그렇다.
이들은 무술을 핑계로 춤을 추고 있었다.
하늘을 날라 댕기고, 심지어 대나무 가지 끝에 서 있다는 걸 보는데, 와이어가 달려있다는 걸 알고 보는데도 어찌나 멋지던지...
심지어 와이어 없이 저런 액션을 펼치면 어떨까 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까지 했다.
2. 자연을 가장 자연스럽게
솔직히 화려함을 따지자면, 장이모 감독의 [영웅]이 더 화려하다.
이연걸이 주연했던 [영웅]은 아예 작정하고 영상미에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화려함으로는 이 영화에 비빌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와호장룡]이 가진 장점은 화려함이 아닌 자연스러움에 있다.
인위적으로 꾸밈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대자연을 보면서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만 같다.
광활한 대지를 달리는 씬이나, 대나무 숲에서 싸우는 씬 들을 보면
나름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이 주는 편안함에 매료되어 마음 한 켠이 편안하다.
3. 명불허전 배우들
난 80년대 홍콩영화에 익숙한 사람은 아니다.
그 말인즉슨, 주윤발의 명성을 잘 모르는 사람이란 얘기.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주윤발 형님 정말 멋있다.
형님이 그렇다면 그런 거다.
멋짐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 부족한 외유내강의 소유자다.
영화에서도 주윤발은 정말 멋졌고, 마지막 그가 눈을 감을 땐 내 가슴도 먹먹하기만 했다.
양자경의 연기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게 영화가 아니었다면 정말 주윤발을 사랑하고 있나 싶을 정도로 눈빛만으로 메소드 연기를 펼쳐주었다.
단호하게 액션을 할 때는 여지없이 멋짐이 뿜어져 나오는 검객이다.
사실, 장쯔이도 열심히 무술 공부를 했을 테지만, 양자경의 자연스러운 무술연기에 비하면 아직 어색함이 많아 보인다.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의 연기를 너무도 잘 펼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반대로 강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니 대단하단 말 밖에 안 나온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장쯔이다.
보는 내내 안구 정화했다.
나보다 싸움 잘하는 그녀였지만 왠지 내가 감싸주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그녀였다.
이 영화를 보니 예전 장쯔이의 대표작 [집으로 가는 길]이 기억난다.
(그러고 보니 장쯔이는 장이모 감독과 정말 많은 작품을 했구나..??!!)
마지막 씬에서 물속으로 들어갈 때 먹먹함이란...
4. 이 영화의 백미는 스토리.
사실, 무술 영화라 스토리는 그저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댓글처럼, 이 영화는 도가철학이 깊게 스며든 꽤나 철학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주인공 4명 모두 간절히 바라는 바가 있었으나 결국 모두 그 꿈을 이루지 못한다. 하지만 도가철학에서는 그것을 이미 예견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주윤발이 내뱉은 대사가 말해준다.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다."
설령 소원을 이뤘다한들 그들에겐 영원함이 없기에 결국 그들은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영화였다.
무려 20년이 지난 영화였지만 이렇게 지금도 감동을 주는 것을 보면
인간은 다 똑같은 존재구나라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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