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느낌이랄까?
오세라비님의 유명한 저서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를 이제서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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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홍대 몰카 유출 사건으로 "여성이라서 신속수사가 이루어졌다."는 주장으로 혜화역에서 페미니스트 시위가 크게 있었다.
그런데 이 시위를 인터뷰하는 영상 중에 한 페미니스트가 이런 말을 한 걸 봤다.
“우리가 다소 극단적인 운동을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해야 사람들이 말을 들어주고 극단적으로 주장해야 중간정도까지 주장이 수용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극단적으로 가야 사람들이 듣기 시작하고, 중간까지 수용한다.” 라...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로 자기들에게 관대한 이들이 바로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이다.
'더 이상 우리나라 여성에겐 희망이 없는걸까?' 라고 좌절하던 중 이들을 비판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셨던 분이 계셨다. 그 분이 바로 오세라비 님이었다.
P7
철 지난 개념인 가부장제 타파, 여성해방론이라는 1970년대 초 급진적 페미니즘 사상이 이제야 국내에 상륙하여 맹위를 떨치는 현상은 그동안 서구 페미니즘이 오랜 역사를 거치며 오늘의 양성평등으로 진화해온 양상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정말이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버릴 것이 없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정말 "휴머니스트"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진실된 여성운동은 당연히 응원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오히려 이분의 책을 읽고서 진정한 페미니즘에 대해 배울수 있었다. 상식적이고 진화적인 페미니즘도 존재할 수 있겠구나..
그렇다.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페미니즘은 진짜 페미니즘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 이것이 어떤 운동이든 상식적으로 말이 돼야지.
특히, 시원했던 부분은 이른바, "캐비어 좌파"들이 실제로 존재하고, 이들이 언론을 이용해 급진적 페미니즘을 옹호하고 나섰다는 지적이다.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 상호 비방과 혐오를 언론과 유명 좌파인사들이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공정보도라고 외치는 언론이 앞장서서 혐오를 부추기다니...
P17
"가장 심각한 문제는 메갈리안들이 남성 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해 페미니즘을 표방했다는 점이다. 이는 명백한 페미니즘의 도용인 셈이다. 이때부터 많은 이가 현혹되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특히, 박경신 교수는 “혐오는 우리의 소중한 자유다. 메갈리아 이제 눈치들 보지 마시라.” 라고 말했다.
이게 사람, 교수가 할 소리냐??
최근 벌어진 위안부&윤미향 사태/ 계속 되는 캐비어 좌파 들을 보면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생각났다.
이 시대에도 돼지들이 너무 많다. "피해자"라는 이름으로 선동을 하고서는 자기가 지배자의 위치에 오르자 이 전과 똑같이 억압하는 그런 돼지들 말이다.
그 돼지 말에 놀아나는 말(horse)만 불쌍하지... 죽어서야 자기가 ㅂ신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이는 보수 쪽도 마찬가지다. 이 땅에 돼지들이 너무 많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챕터마다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핵심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뜻이다. 원래 어려운 말이 많을수록 본인도 그게 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하지만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뜬 구름 잡는 내용은 하나도 없었다.
모든 자료들과 주장들이 저자의 심오한 고찰 속에 나온 내용들이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P142
"페미니스트들이 진정 원하는 건 남녀를 엄격하게 구별하는 ‘남여칠세부동석’시대로의 회귀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요즘 사회 분위기는 ‘남녀칠세부동석’을 압박하는 듯하다. "
P152
"세 모녀의 비극적 죽음이 있었음에도 그렇게 많은 여성단체 중 대안을 제시하거나 복지 사각지대 개선을 위한 노력하는 곳은 보이지 않았다. ...여성단체들은 복지 문제에 관심이 없고 함께 연대 활동도 하지 않았다. 내가 여성단체들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한 가지가 이것이다."
P153
"우리나라는 ‘인구 소멸1호 국가’로 지목되었다. 영국의 인구학자인 옥스퍼드대학 데이비드 콜먼 교수의 발표다. 인구 소멸 1호 국가로 지목된 나라에서 미혼모들이 아이를 기르지 못해 해외 입양을 보내는 건 엄청난 사회적 모순이다. "
P157
"여성단체들에게 묻고 싶다. 우리 시대 여성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눈길을 주어야 할 곳들이 어딘지. 그리고 “약자를 보호하며 그 권리를 옹호한다.”고 부르짖으면서 진짜 약자를 외면하는 건 아닌지. "
걱정되는 건 아킬레스를 제대로 맞은 한국 페미니즘이 오세라비님에게 보복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세라비님은 "한국여성단체연합"도 비판했는데 이 단체가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오세라비님의 목소리를 가볍게 짓밟을 것 같기만 하다.
—미드 [로스트(LOST)]를 보면 한 할아버지(존 로크)가 등장한다.
겉보기엔 아주 젠틀하고 대화하는 수준이 상당히 이성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시즌 중간에 그는 상당히 위험한 주장을 한다.
드라마 속에서는 매번 시간이 될 때마다 눌러야 하는 버튼이 있었는데, 이것을 두고 존 로크는 "속임수다"라고 단정짓고는 저 버튼을 더 이상 누르지 말자고 설득한다.
결국 그의 말대로 버튼을 누르지 않자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다. 건물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그 때 존 로크의 당황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좌파의 논리, 페미니즘의 논리를 보면 이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상당히 논리적인 것 같지만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논리요, 100% 자기입맛에 맞는 아전인수격 논리다.
오세라비님은 그 누구보다 페미니즘을 연구했고, 누구보다 실천적으로 여성운동을 행한 인물이라는 것에 이의가 없을 것이다.
과연 마스크쓰고 거리로 나가 페미니즘을 외친 이들중에 오세라비님보다 페미니즘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하고 실천한 이가 누가 있을까??
제발 우리나라가 상식적으로 올바른 곳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21세기가 되었음에도 아직까지 동물농장 사태가 반복되어 일어난다면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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