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신세계]& [마녀] 감독의 데뷔 시나리오 작품?[낙원의 밤]

거니gunny 2021. 4. 1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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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내용이 있어요. 주의하세요!!@@

 

 

 

'합리적 의심'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마치 느와르 작가의 데뷔작 같은 느낌 말이다. 

(모르긴 몰라도 박훈정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신세계 전부터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느슨한? 시나리오를 신세계 이후에 지었을리 없다.)

 

 

 

줄거리 : 

주인공 태구(엄태구)는 워낙 실력이 출중하고 충성심 있는 깡패라 라이벌 보스인 '도 회장'이 눈독을 들인다.

어느 날, 이복누나와 조카를 바래다주는 차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태구는

이 사고의 주동자가 도 회장인 것으로 여기고 복수를 감행한다. 

복수로 인해 상황은 꼬이게 되고, 제주도로 잠시 피신을 하게 된 태구. 

그곳에서 무기 밀매업자 토쿠의 조카, 시한부 인생을 사는 재연(전여빈)을 만나면서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어찌 보면 [레옹]의 콤비 같기도 한 두 사람.

연인인 듯,

친구인 듯, 

때로는 같은 시한부 인생을 사는 동병상련을 느끼는 듯 서로 티격태격하며 정이란 걸 쌓아간다. 

 

누가 봐도 아픈데, 거기다 대놓고 "괜찮냐"라고 묻는 것이 정말 싫었던 재연.  

그럼에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말이 그것뿐이라 태구는 "괜찮냐"는 말로 그녀에게 위로를 전한다. 

서로에게 잠시나마 의지가 되어줄 수 있었던 것은 누가 봐도 반(半) 병신 두 사람이기에 가능했다. 

 

이들은 누가 봐도 죽을 운명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죽을지는,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손으로 결정했다.

ㅈ같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상황에서도 내 삶을 어떤 식으로 살아낼지 보여주고 있다. 

 

 

1. [신세계], [마녀]의 박훈정 감독이 넷플릭스에 나타났다. 

자신이 직접 각본과 감독을 했기에 [신세계]와 [마녀] 팬들은 이 작품만을 기다렸을 것 같다. 

넷플릭스 작품답게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레옹] 같은 콤비 느와르가 나왔다. 

박훈정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이 곳곳에 묻어 나오기 때문에 팬들은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웠을 것이다. 

 

2.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영화였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워낙 탄탄하게 영화세계에 발들인 사람들이라 그런지 정말 극에 몰입할 수 있게 잘 연기해주었다. 

 

3. 피 터지는 싸움이나 걸쭉한 욕지거리는 역시 빠지지 않는다. 

여기다 총싸움까지 합쳐지니 정말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무리 칼춤 잘 추는 깡패 놈들이라도 총질 한방이면 숨기 바쁜 현실이 왜 이리 재밌는지 ㅋㅋㅋ

 

 

 

아쉬운 점. 

 

1. 영화 후반에 얻어터진 태구의 얼굴이 마치 [신세계]에 나온 정청과도 꼭 닮아서 약간 극을 깨기도 했다. 

눈탱이 밤탱이 된 것 까지 너무 비슷하니까 꼭 "드루와~ 드루와" 할 것만 같았다. 얼굴 상처를 좀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2. 포스터에 떡하니 나와있는 차승원 씨의 악역 모습은 참 인상 깊었는데,

어째 영화에서는 너무도 정의롭고 착한 아저씨여서 김샌다. 

포스터에 나온 것 치고는 너무 비중이 없게 나와 많이 아쉽다. 

다음부터는 좀 악역을 하셔도 비중 있게 하시길...!

 

3. 악역은 양 사장이 도맡아 하긴 했지만 뭔가 억지스러운 전개가 너무 많아서 좀 이해가 안 갔다. 

자기 밑 식구들 배신하는 거야 깡패 세계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너무 무분별하게 배신을 하는 게 되게 멍청해 보였다. 

 

4. 주인공 태구는 원래 그 목소리인가? 내가 엄태구 씨를 잘 모르긴 했나 보다. 

영화 내내 "참 담배 많이 피우셨나 보다..."생각날 정도로 답답했다. 

하지만 이 목소리는 오히려 영화 속 "태구"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장점이기도 하다. 

이선균 씨처럼 너무 성우 목소리도 내 스타일이 아니지만, 

엄태구 씨처럼 너무 허스키한 목소리도 호감 가진 않는 것 같다. 

 

5. 재연(전여빈)이 죽어가는 태구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것까진 좋았다. 

그런데 "쪼잔한 새끼... "이후부터 대사는 약간은 위화감이 들어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총평: 

비록 스토리 전개가 어색했지만 그 마무리만큼은 훈훈(?)했고, 

찝찝함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시나리오는 "데뷔작"에서 쓰일 법한 내용인데... 

감독님 본인만이 아시겠지...

맞죠? 그죠?? 데뷔작 이제야 꺼내신 거죠?

 

다음 박훈정 감독의 작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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