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최고의 한국 드라마!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바로 그 드라마!
이 드라마가 얼마나 인기가 있었던지, 일본에서 이 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
“시그널”, In English Signal
@스포일러 주의!!!@
줄거리
2000년 7월 29일 경기도 진양시 소재의 한 초등학교.
외톨이였던 어린 박해영에게는 같은 반의 김윤정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그녀가 사라진다.
그런데 어린 박해영은 김윤정이 사라진 날 그녀가 한 여자와 함께 가는 것을 목격했고,
죄책감이 들어서 경찰서로 가서는 진짜 범인이 따로 있다는 말을 하지만
누구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며칠 뒤 김윤정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고, 사건은 미제로 남아버린다.
그리고 15년이 흐른다.
15년 후, 경찰이 된 박해영은 2015년 7월 27일 오후 11시 23분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 배터리가 빠진 무전기를 통해서
2000년 8월 3일의 '이재한'이라는 경찰과 교신을 하게 되고, 선일정신병원 건물 뒤편 하수구에 김윤정 사건의 용의자 서형준의 시체가 들어있다는 것을 듣는다.
영문을 모른 채 병원으로 찾아간 박해영은
건물 뒤편 하수구에서 백골 사체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그 시체는 바로 15년 전 김윤정 유괴 및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서형준이었던 것!
어떻게 15년 전 사람과 무전기로 교신을 할 수 있었을까?
15년 전 사람과의 교신을 통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
실제로 한국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미제사건들, in english, it’s called a cold case.
유명했던 미제 사건들을 재구성해 드라마로 담아내서 화제가 된 드라마다.
드라마 킹덤의 작가 김은희씨가 각본에 참여해 더 큰 화제가 됐던 드라마.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가슴 아픈 드라마였다.
1. 제목이 왜 시그널이지?
“시그널”도 MBC 드라마 “카이로스”처럼 “타임 크로싱”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타임 크로싱”은 “타임 트레블”과 좀 다르다.
“빽투더 퓨쳐”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직접 과거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과거의 누군가와 콘택트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타임 크로싱”이다.
이번 드라마 “시그널”에서는 타임 크로싱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이 바로 무전기.
과거 놓쳤던 범인을 잡겠다는 목표 하나로 무전 신호로 주고받으면서 과거와 현재는 연결된다.
드라마를 보면 볼수록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놀라운 일들이 에피소드마다 벌어진다.
2. 명성에 비해 많이 아쉬운 명작
당시 이 드라마가 방영되고 나서 반응이 엄청났다.
장르가 범죄 수사 드라마였음에도 불구하고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주연 배우의 명연기 덕분에
첫 화부터 시청률이 상당히 높게 나왔다.
평균 시청률로 시작해서 마지막 회에서는 15%라는 어마어마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당시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의 10배가 넘는 시청률이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드라마였다.
배우들 연기도 좋고, OST도 좋고, 연출도 좋고 다 좋았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그런 드라마이기도 하다.
첫 번째로,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
프로 파일러 박해영 경위.
무려 주인공인데 가장 답답한 사람이다.
물론 과거 형을 잃은 아픔도 있고, 경찰에 대한 불신이 있는 캐릭터인 것은 알겠다.
또 자신은 실패한 적 없는 프로 파일러 이기 때문에 쉽게 자만하는 것도 있다.
모두 다 인정.
하지만 과거와의 교신을 할 때 항상 자기 마음대로 기준을 세우고 과거 이재한 형사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만 요청하는 행동은 참 보기 싫었다.
박해영 경위는 무전을 해서 누군가를 살린다 해도 누군가가 또 죽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런 깨달음은 빈 틈이 너무 많다.
만약 죽을 사람을 살려서 무고한 사람이 죽임을 당했다면, 상식적으로 무전기를 폐기 처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자, 백번 양보해서 주인공이 “무고한 죽음이 있을지라도 일단 억울한 사람은 살리고 보자.”라고 결심했다면
과거 이재한 형사에게 모든 걸 공개했어야 했다.
그런데 11화에서 박해영 경위는 어땠나?
11화에서 살인범을 잡아 놓고도 과거 이재한 형사에게 아무것도 안 알려준다.
알려주면 또 과거와 현재가 다 바뀐다고 자기 혼자 생각했으니까.
“억울한 사람은 살려야 한다.”라는 다짐을 했다면 과거 이재한 형사에게도 현재 일어나는 모든 사건 정보들을 공개했어야 했다.
게다가 홍원동 사건의 경우 9명이나 되는 희생자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박해영 경위는 이재한 형사에게 정보 공유를 안 한다.
9명의 희생자들과 9명 유가족들은 과연 박해영 경위의 행위를 이해해줄까?
(만약 과거 이재한 형사가 그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더라면 9명의 연쇄살인에 대한 방조죄로 박해영 경위는 처벌받아야 한다.)
사건 추적에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만 이런 도덕적 딜레마는 별로 생각을 깊게 안 하는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다.
어설픈 도덕주의자 같았고, 그 도덕주의자의 기준은 자기 마음대로였다.
게다가 무전할 때마다 그 별로 없는 1,2분의 통화에서 쓸데없는 대화를 정말 많이 한다.
인주 여고생 사건을 무전기를 통해 얘기할 때도, 현재 시간에서 충분히 조사 가능했다.
미리 사건을 조사해서 이재한 형사에게 충분히 알려줄 수 있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단서도 주지 않는다.
그냥 “1999년 인주 여고생 사건이 일어날 거다”라고만 얘기한다.
조사도 안 해, 어설픈 도덕주의에 빠져 일부러 알려주지도 않아.
그냥 무전이 될 때마다 충동적으로 서로 교신하고 아주 희미하게 도움을 준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만약 무전기 때문에 누군가가 살해를 당한다면, 인생이 바뀐다면,
그래서 정보 주기를 꺼렸다면 애초에 무전기는 쓰레기통에 버렸어야 했다. (그런데 또 그렇게는 죽어도 안 해;;;)
두 번째로 아쉬웠던 점은 “타임 크로싱”에 대한 빈 틈이다.
지난번 [카이로스] 때도 그랬지만 타임 크로싱이나 타임 트래블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면서 재미를 주는 소재이지만
굉장히 다루기 어려운 소재이기도 하다.
이번 시그널은 현재와 과거의 무전기를 통해 소통할 수 있고,
과거를 바꾸면 현재도 바뀐다는 아주 단순해 보이는 설정을 했다.
하지만 이게 단순해 보여도 단순하지가 않다.
현재 시간에서 죽은 사람을 과거에 살린다는 설정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굉장히 위화감이 든다.
어떻게 과거에 한 명을 살린다고 딱 그 한 사람만 바뀌나?
한 사람이 바뀌면서 주변의 모든 것도 바뀌어야 하는데
이 드라마는 그냥 죽었던 사람 한 명 살아나서 끝이다.
왜 과거가 바뀌었는데 경찰서 위치도 그대로고, 장기미제 전담팀은 왜 그대로 있나?
게다가 시그널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15년 전 과거와 무전을 시작하면서,
갑자기 26년 전으로 시간이 더 앞당겨진다.
(마지막화까지 봤지만 결국 무전기의 시간 규칙은 알려주지 않는다.)
드라마 [카이로스]는 비록 타임 크로싱이 비현실적이기는 하지만 나름의 납득할 만한 규칙을 세웠다.
"과거와 현재는 언제나 한 달"이라는 규칙을 세운 것이다.
이런 규칙을 통해 관객은 (아무리 타임 크로싱이 비현실적이기는 해도)
"한 달"이라는 시간의 차이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스토리 이해도 상당히 자연스럽다.
캐릭터들이 그 간격을 파악하고 나름대로 그 규칙을 지키면서 문제 해결을 한다.
또 후반부에서는 이런 기적이 일어났던 이유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그런데 시그널은 왜 이런 타임 크로싱이 되었는지,
왜 시간이 15년 전이었다가 26년 전으로 갔다가,
현재에서는 15일 지났는데 과거에서는 수년이 흘렀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그냥 신기한 요술 무전기만 있을 뿐이다.
또한 사라진 약혼녀 에피소드에서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피해자이자 목격자인 사람을 살인자 눈앞에 데려온 것도 드라마의 극을 위해서 너무 과한 설정이다.
보통은 재판 전까진 피고인과 피해자를 만나지 않게 한다.
피해자가 트라우마가 생길까 봐서다.
왜 형사들은 피해자를 굳이 살인자 앞에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만나게 했을까?
아니나 다를까 범인이 피해자를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자칫 사고를 낼 뻔한다.
이런 비현실적인 설정들은 좀 과하지 않았나 싶다.
3. The truth untold 전하지 못한 진실
우리가 시그널을 보면서 고구마를 먹는 것처럼 답답함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마음 아파하고 간절히 사건 하나하나가 해결되길 바랐던 이유는
현실에서는 그런 무전기도, 그런 기적도 없기 때문이다.
'드라마'라는 도구를 통해서나마 풀리지 않았던 장기 미제 사건들을 해결한다면
조금이라도 남은 우리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드라마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왜 우리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장기미제사건을 겪어야 했을까?
왜 남은 사람들이 이렇게 고통 속에 살아야 했을까?
왜 범인은 아직까지도 안 잡히고 있는 걸까?
왜 나쁜 사람이 이기는 걸까? 등등
또 드라마를 보면서 범인을 결국 잡아내지만, 드라마를 보고 나면, 인간의 무력함을 느끼기도 한다.
지금은 곳곳에 CCTV 카메라가 많이 설치되어있고,
경찰에서도 범인을 잡을 수 있는 여러 도구들이 많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장기미제사건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억울한 죽음, 억울한 희생이 넘쳐나고 있고,
여전히 어떤 범인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주 미꾸라지처럼 잘 도망치며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에겐 이 드라마가 필요하다.
아픈 상처를 위로해주는 드라마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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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에피소드를 보면 강력한 시즌2의 냄새가 나긴 하다.
하지만 워낙 [시그널]의 작가인 김은희 씨가 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이 성공을 했던지라 킹덤 시즌 4 만드느라 시그널 시즌2는 약간 더 오래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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