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봄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 아닐까요?
고등학교 펜싱부 소속 나희도가 펼치는 아름답고 상큼한 이야기!
한국의 90년대는 어땠을까요?
교과서의 딱딱한 이야기보다 더 말랑말랑하지만
아주 생생한 90년대 현장을 담은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In english Twenty five, twenty one
그야말로 다들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만 나오는 흐뭇한 드라마입니다.
그럼 너무 시시할 것 같다고요? 아니요. 대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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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선 “스물다섯 스물하나” 줄거리부터 말씀드릴게요.
(이 줄거리는 홀라 라이프 매거진에서 발췌했습니다.)
Here’s the summary of 25 21
발레리나가 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어린 15살 김민채. 급기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외할머니 집으로 피신을 갑니다.
그런데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온 외할머니 집에서 우연히 엄마의 옛날 다이어리를 발견합니다. 호기심에 읽은 다이어리는 다름 아닌 어린 소녀의 일기였습니다.
1998년 7월, 선중여자고등학교 펜싱부 나희도는 옆 학교 학생이자 올림픽 펜싱 금메달 리스트 고유림을 동경하며 꿈을 좇는 학생입니다. 아빠는 돌아가셨지만, 국민 뉴스 앵커인 어머니 밑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며 펜싱 선수의 꿈을 키워온 희도! 그러나 IMF의 여파로 학교에서 펜싱부를 없애버리고, 자신의 세계가 없어진 희도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고유림이 있는 태양고등학교 펜싱부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한편, 돈 많고, 잘생기고, 잘 놀고, 인기 많았던 재벌집 부잣집 백이진은 인자하신 부모님과 애교 많은 남동생과 함께 그야말로 떵떵거리며 호사스럽게 살았어요. 그러나 IMF로 인해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를 맞고. 부모님은 위장 이혼을 하고, 동생은 고모네로, 자신은 유리창도 다 깨진 허름한 단칸방에 세 들어 살게 됩니다. 공부를 잘해 연대 공대에 입학했지만 그마저도 휴학을 한 후 복학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새벽에는 신문을 돌리고, 오후엔 만화방에서 알바를 하고, 밤에는 빚쟁이들에게 멱살을 잡혀가며 하루하루 버텨내는 22살입니다.
우연히 신문배달을 통해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서로를 점점 의지하며 이상한 감정이 생기게 됩니다.
과연 나희도의 펜싱 꿈은 어떻게 될까요?
IMF로 망해버린 백이진의 삶은 회복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둘은 과연 어떻게 되는 걸까요?
나희도를 끔찍이 싫어했던 고유림은 과연 나중에 나희도와 화해할 수 있을까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 나희도.
이 친구를 옆에서 보면 저도 덩달아 힘이 나고 도전이 되는데요.
과연 나희도는 어떻게 하다가 15살 발레리나 딸을 얻게 된 걸까요?
1998년의 한국의 모습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는 드라마.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했던 드라마.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입니다.
1. 1998년 한국의 모습은?
이 드라마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게다가 대부분은 1998년을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소품이나 대사를 통해 90년대 스타일을 아주 가깝게 구현했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오렌지족처럼 남자 주인공 백이진은 스포츠카를 타고 강남 일대를 돌아다닙니다.
지금도 한국 PC방에 가면 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때는 오로지 “스타크래프트 1”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그 게임을 하러 PC방에 찾아가기도 했었고요.
펜싱부 선생님은 여가시간에 디지털 애완동물 키우기 게임, 일명 ‘다마고찌’를 하고 있고요.
만화책을 빌리러 대여점에 달려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깨알 같은 부분이긴 하지만 이런 부분들 때문에 40대 시청자들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해 냈습니다.
저도 사실, 만화책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풀하우스처럼 순정만화는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명탐정 코난, 슈퍼플레이어, 슈팅, 쿵후보이 친미 등 십대 남자애들이 볼 만한 건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저도 VIP 회원이었으니까요.
지금은 다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기 때문에 만화책은 거의 없어졌죠.
하지만 20세기 말에는 대부분 저런 식으로 만화를 즐겼답니다.
만화책 보는 것 말고도 아주 재미있는 장면이 또 나오죠?
파란 배경화면에 마치 컴퓨터랑 대화하듯 건조하게 생긴 채팅 화면.
옛날에는 저런 화면을 보면서도 전혀 이상하지 않게 채팅으로 대화하고 그랬답니다.
나희도는 마음이 아플 때마다 인터넷 채팅을 하면서 위로를 받곤 합니다.
익명의 누군가가 나를 위로해줄 때 왜 그렇게 힘이 나는지.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그때만 해도 한국에는 채팅이 엄청난 인기였습니다.
PC방에 가면 스타크래프트를 게임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익명의 누군가와 채팅을 즐겼었죠.
시대만 90년대 설정이 아닙니다. 스토리도 상당히 20세기말 스럽습니다.
여자 주인공 나희도는 순정만화에 나올법한, 똑똑하진 않지만 늘 밝고 당차고 예쁜 여학생.
남자 주인공 백이진은 아주 똑똑하고 잘 살았었고, 잘 놀고, 잘 생긴 훈남 선배.
수도꼭지를 거꾸로 틀어서 분수처럼 나오게 하는 게 엄청 행복하다는 참 소박한 여주인공이지만 남자 주인공은 그런 순수한 나희도가 마냥 좋기만 합니다.
요즘 나오는 드라마 이야기와는 정말 다르죠?
어떻게 보면 정말 유치하고 촌스럽기까지 하죠.
근데 그게 또 정말 재밌어!
치열하게 살기 위해 서로를 배신하고 누구 한 명이 죽어야 이야기가 되는 현대 드라마와는 달리,
순수 100% 열정만으로 똘똘 뭉친 여자 주인공, 남자 주인공이 각자 꿈을 향해 달리는 모습을 보면 참 건전하면서도 흐뭇합니다.
뭔가 현대 드라마를 보면서 각종 음모와 배신에 익숙해진 내 모습이 이 드라마를 통해 속에 있던 찌든 때들이 확 깨끗하게 씻겨지는 느낌이 듭니다.
2. 필터링 없는 우리 모습
또 이 드라마는 남녀 로맨스만 다루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성장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요.
신체적으로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친구와 갈등하면서, 가족 간의 불화를 겪어내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런 부족함이 넘쳐 보이는 이런 나희도를 시청자들이 열광하며 좋아합니다.
왜? 왜 우리는 나희도의 이런 모습을 함께 기뻐하고 좋아할까요?
바로 우리 인생 역시 갈등과 고난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나희도처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겪고 있고, 친구와 갈등해 마음 아파하잖아요.
가족은 날 도와주는 존재가 아니라 날 방해하는 존재로 늘 있어왔죠.
그런데 절대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극복하는 나희도의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도전이 됩니다. “그래! 아무리 환경이 힘들어도 나희도처럼 이겨내면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나희도를 응원하게 돼요.
3. 1998 한국의 흑역사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는 98년 한국의 암흑기. IMF를 다룹니다.
드라마는 1998년을 배경으로 시작합니다.
1998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IMF죠.
한국에서 98년은 정말 암울한 시기였어요.
나라 은행에 달러가 하나도 없었던 그야말로 위기의 순간이었습니다.
웬만한 기업들이 모두 부도를 냈고요, 해고도 많이 당했습니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많이들 힘들어 하지만 그때는 아예 한국에 미래가 없었어요.
심지어 경제 전문가들은 50년 안에는 한국이 절대 일어설 수 없다고까지 얘기했어요.
드라마는 이 어려웠던 시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과거 응답하라 시리즈도 삼풍백화점 같은 뉴스를 알려주긴 했지만 그렇게 심도 있게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한국의 가슴 아픈 현대사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그때 한국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젊은 세대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지금의 40대 성인들은 그때의 어려움을 너무도 잘 기억하고 있을 거예요.
딱 백이진 캐릭터 세대였으니까요.
그래도 이 드라마는 그 시대를 어둡게만 그려내지 않습니다.
백이진도 마냥 실패자처럼 살지도 않았고요.
하루아침에 아르바이트에 매일 아침 신문 돌리는 인생으로 전락했지만 꿈은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힘든 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힘을 받으며 서로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한국이 가진 독특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의 순간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드라마는 한 가지 모범답안을 말해주는 듯합니다.
4. 세대를 잇는 다리.
이 드라마는 세대갈등에 아주 소중한 다리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라떼는 말이야”라면서 무용담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직접 드라마를 통해 체험시켜주고 있어요.
이 드라마는 엄마와 딸의 갈등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딸에게 엄마는 나를 전혀 이해해주지 못하는 피 한 방울 없는 것 같은 마귀할멈인 것 같고, 엄마에게 딸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고뭉치로만 보이죠.
우연히 딸이 엄마의 학창 시절 다이어리를 발견하면서 그 갈등은 조금씩 풀립니다.
왜 그때 어른들은 힘들었다고 했을까?
IMF가 뭐길래 그렇게 다들 난리였을까?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는 과연 뭐하면서 놀았을까?
점점 이해가 되고, 어른들의 학창 시절은 참 어려웠던 시대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왔구나 생각합니다.
반대로, 이 드라마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기성세대도 젊은 세대를 다르게 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 어린 친구들도 우리가 느낀 것을 똑같이 좋아하는구나.”
끈이 연결된 것처럼 동질감을 느끼게 된 것이죠.
여러 가지 옥에 티들이 많은 드라마인 건 사실입니다. 90년대 시대를 다루고 있지만 고증 오류도 꽤 많고 드라마 마지막 부분에서 아주 큰 실수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세대 간의 다리 역할을 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5. 김태리 몇 살이세요??
이 드라마를 다루면서 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죠?
도대체 여기 나오는 배우들 전부 무슨 약을 먹었길래 다들 고등학생처럼 보이나요?
그중에서도 가장 동안 원탑은 누가 뭐라 해도 김태리입니다.
압도적인 동안입니다.
김태리는 1990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33살이고요,
남주혁은 1994년생. 김태리보다 무려 4살 어립니다.
고유림으로 나온 우주소녀 보나 역시 1995년생으로 26살입니다.
아니 다들 고등학생 나이가 아닌데 이렇게 잘 어울리다니요.
남자 주인공 남주혁도 정말 동안이긴 한데 대학생 연기를 해서 그나마 덜 충격이었어요.
대신 정말 잘 생겼어요. 자전거 타고 신문 돌리는데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남자인 제가 봐도 진짜 멋지고 잘생긴 남주혁 배우입니다.
6. 옥에 티
물론, 이 드라마가 완벽하진 않습니다.
이 한 가지 잘못된 점은 꼭 고치고 싶은데요.
한국이 당한 IMF의 아픔에는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면서
정작 뉴욕 911 테러사건 보도할 때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것은 두고두고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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