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봤으니 남긴다

트렌치 코트 입는 가을에 보면 좋은 영화 [만추]

거니gunny 2022. 10. 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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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참 쓸쓸합니다.

하지만 이 계절은 그 어느 때보다 사랑과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가을 특집으로 가을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영화를 가져왔습니다.

배우들의 트렌치 코트가 정말 예뻐서, 영화를 보고나면 꼭 한번은 외출할 때

트렌치 코트를 입고 나가고 싶다는 그 영화.

가슴 깊은 곳에서 차가운 바람이 느껴지듯 쓸쓸하면서도 동시에 위로가 되는 이상한 영화.

 

 

영화 만추”, In English, Late autumn

오늘은 영화 만추에 대해 나누려고 합니다.

지금 이 에피소드를 준비하면서도 이 가을 날씨가 유난히 차갑게 느껴지네요.

물론 물리적으로는 겨울 날씨가 가장 춥죠. 하지만 가을 날씨는 몸과 마음 모두 차가움을 느끼는 계절인 것 같아요.

이 영화에 나오는 두 주인공들 모두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리는 사람들입니다.

 

자 그럼, 우선 영화 만추줄거리부터 알려 드릴게요.

참고로 이 줄거리는 영화사에서 제공한 시놉시스를 가져왔습니다.

Here’s the summary of Late autumn

 수인번호 2537번 애나.

7년째 수감 중, 어머니의 부고로 3일 간의 휴가가 허락된다.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탄 시애틀 행 버스, 쫓기듯 차에 탄 훈이 차비를 빌린다.

사랑이 필요한 여자들에게 에스코트 서비스를 하는 그는, 누군가로부터 도망치는 중이다.

 

 나랑 만나서 즐겁지 않은 손님은 처음이니까, 할인해 줄게요. 오늘 하루.”

 훈은 돈을 갚고 찾아가겠다며 억지로 시계를 채워주지만 애나는 무뚝뚝하게 돌아선다.

7년 만에 만난 가족도 시애틀의 거리도, 자기만 빼 놓고 모든 것이 변해 버린 것 같아 낯설기만 한 애나.

돌아가 버릴까?

발길을 돌린 터미널에서 훈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장난처럼 시작된 둘의 하루.

시애틀을 잘 아는 척 안내하는 훈과 함께, 애나는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2537, 지금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름도 몰랐던 애나와 훈. 호기심이던 훈의 눈빛이 진지해지고 표정 없던 애나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를 때쯤, 누군가 훈을 찾아오고 애나가 돌아가야 할 시간도 다가오는데...

 

1.    탕웨이와 만추

이 영화는 사실 탕웨이가 독보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영화입니다.

탕웨이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가 이렇게 나올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탕웨이의 연기가 빛을 발한 영화였는데요.

2007 [,]에서 보여준 연기와는 또 다른 아주 깊은 연기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애나의 상대역 훈을 맡은 현빈 배우도 베테랑답게 연기를 잘 해냈지만, 워낙에 이 영화는 탕웨이의 연기에 집중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눈이 덜 갈 정도였습니다.

여담을 하나 말씀드리자면, 탕웨이 배우는 중화권 배우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영어 실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영화 《색, 계》 촬영 이후 영국에 몇 년간 유학을 다녀왔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촬영장 언어가 영어일 경우에는 별도로 통역을 동반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만큼 영화 처음 장면부터 하이라이트까지 탕웨이의 연기를 코스 요리로 만끽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이게 또 탕웨이의 연기가 늦은 가을 날씨랑 정말 잘 어울립니다.

트렌치 코트 입은 탕웨이 보셨나요?

와 시애틀 날씨랑 왜 이리도 잘 어울리나요?

가장 외롭고 처절한, 비운의 여인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시애틀 한복판에서 걷는 모습은요, 세상 그렇게 쓸쓸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훈도 애나를 지나칠 수가 없죠.

배경과 배우, 스토리 설정까지.

모든 것이 쓸쓸함을 110%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감독이 아주 그냥 작정하고 보여주는 것 같아요.

가을이 올 때마다 이 영화를 생각나게 해 주겠다다짐하면서 말이죠.

 

가을이 올 때마다 시애틀과 탕웨이가 생각나는 영화.

영화 만추입니다.

 

2. 외로움과 낯선 사람과의 치유

영화는 인간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외로움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루는 방식도 독특하게 알려줍니다.

애나는 감옥에서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7년만에 그녀는 외출 허가를 받아 어머니 장례를 치르러 시애틀로 향합니다. 72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았지만 무려 7년만의 외출입니다.

오랜만에 가족 얼굴들을 봅니다. 반가움이 앞섭니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가족의 이기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애나는 가족들 속에서 외로움을 느낍니다.

자신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든 장본인도 만납니다.

그런데 그는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자신을 멀리합니다.

자신의 삶은 파탄났는데,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듯이 다른 이와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무엇을 위해 나는 감옥에까지 오게 된 걸까요?

영원히 자기만을 사랑할 것처럼 행동했던 사람이 너무도 쉽게 자신을 버리고 떠납니다.

가족도 자신을 위로해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자신이 살인자라는 사실 때문에 가족들은 자신을 멀리하고 쉬쉬합니다.

너무도 외로운 외출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이상한 한국인.

첫 만남부터 돈을 꾸더니만 이상하게 자기에게 접근합니다.

너무도 외로웠던 때였기 때문에 그의 접근이 싫지만은 않습니다.

중국어라고는 하오 밖에 모릅니다.

그런데 이 때,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자신이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속사정을 그 한국 남자에게 털어놓습니다.

그 남자는 중국말을 모르기 때문에 하오화이를 반복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그 여자는 계속 자기가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 놓습니다.

그녀는 그 하소연이 절대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하소연 때문에 조금은 기분이 나아집니다.

저는 이 영화가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가까운 사람이 아닌 가장 멀리 있는 사람,

가장 낯선 사람이 자신의 속내를 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극단적으로 이 한국인은 중국말을 하나도 모릅니다.

자기가 하소연을 해도 몰라요. 무슨 말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그녀는 7년 동안 말하지 못했던 속내를 시원하게 누군가에게 중국말로 털어 놓습니다.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자신이 아무 죄가 없다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그 사건의 전말은 알려주고 싶었을 거예요.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눈엔 그저 남편을 죽인 살인자로 밖에 보지 않을테니까요.

가족도 멀리하는 마당에 누구를 믿을 수 있겠어요.

결국 그녀는 낯선 사람이여야만 자신의 속내를 고백할 수 있었고,

7년동안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드디어 입 밖으로 낼 수 있었어요.

여러분도 혹시 그런 적 없으세요?

낯선 이에게만 들려줘야 하는 이야기들.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는 절대로 하지 못하는 이야기들.

그런데 말하지 않으면 너무 힘든 사건, 사고들.

혼자서 너무 외롭고 힘들 때,

낯선 사람에게 아무 고민 없이 막 쏟아낸다면 분명 속이 후련할 거예요.

 

영화는 낯선 사람이 주는 위화감과 두려움, 경계심을 보여주는 동시에 낯선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고백의 치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외로움은 그것으로 끝나선 안 됩니다.

나혼자 사라지면 해결될 거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요.

 

영화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애나는 훈의 돌발행동덕에 7년 동안 하지 못했던 진심을 쏟아냅니다.

가족들과 자신을 버린 사람 앞에서요.

만약 훈의 돌발행동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계속 평생 말하지 못하며 살았을 겁니다.

때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아니라, 가장 먼 사람, 나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 자신에게 가장 큰 위로와 힘이 될 때가 있습니다.

 

3.탕웨이와 김태용 감독

이 영화를 소개하면서 탕웨이 배우와 김태용 감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2011 [만추] 개봉 이후 3년 후,

2014 7, 《만추》의 연출자인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 배우가 결혼을 발표했습니다.

7 2일 감독 김태용의 소속사 영화사 봄이 김태용 감독과 배우 탕웨이의 결혼 소식을 전했는데요. 영화 '만추'에서 함께 작업한 두 사람은 영화 작업 이후에도 좋은 친구로 지내왔다고 합니다.

뭐 그 정도야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겠죠.

그런데 2013 10월 광고 촬영을 위해 탕웨이가 내한했을 때, 두 사람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은 이제 부부로 인연을 맺습니다. 연출자와 배우로 만나 삶의 동반자가 된 감독 김태용과 배우 탕웨이의 결혼식은 2014년 가을에 올려졌습니다.

김태용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영화를 통해 우리는 알게 되었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되었고 연인이 되었습니다. 이제 남편과 아내가 되려고 합니다. 물론 그 어려운 서로의 모국어를 배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 어려움은 또한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존경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영화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 될 것입니다. 우리를 격려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세상의 모든 소중한 인연이 다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20168월에는 홍콩에서 3.41kg의 딸을 순산했다고 합니다. 이름은 썸머라고 하네요. “Autumn”이라고 지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도 있었지만 썸머도 예쁩니다.

둘의 결혼 소식에 웃긴 소동도 있었는데요. 결혼 사실을 밝히기 전, 탕웨이 배우가 한국에 들어와 경기도 성남시 일대의 땅과 건물을 알아보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졌는데, 이 때문에 당시 현빈과의 연인 썰이 더욱 견고해지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있었습니다. 더 웃긴점은 이 뉴스, 찌라시, 썰을 접하는 대중의 태도였는데, “저 둘보다 더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 또 어딨겠냐며 악플 하나 없는 깔끔한 기대와 축복이 주를 이루던 와중, 갑작스럽게 김태용 감독과의 결혼이 발표되자?”라는 반응들로 가득한 웃픈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현빈 배우는 나중에 한국 최고의 배우 중 하나인 손예진씨와 결혼을 하죠.

이정도면 윈윈이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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