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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전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자산어보]

역사는 말한다. 태초부터 인간은 불평등한 세상에서 늘 살고 있다고. 백성이 주인인 세상, 인류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왕정부터 시작해서 공산주의, 자본주의까지. 백성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세상은 없었다. 종교가 있는 세상에서 수많은 마녀사냥이 있었고, 종교전쟁이 있었다. 종교가 없는 세상에서는 온갖 이데올로기의 이름으로 수천만 명이 학살을 당했고, 굶어 죽었다. 정약전의 꿈이 여전히 공허한 이유는 그러한 세상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최애 OST가 왜 여기서 나와♥ [스즈메의 문단속]

작화력이 넘사벽인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을 드디어 봤다. 그런데 스토리, 작화에 감동한 것이 아니라 OST에 감동한 작품이 되어버렸다. 왜냐고? 사실, OST가 객관적으로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다. (나쁘지도 않다. 며칠 동안은 감상할 듯) 그러나! 시까시!!!! 내가 유일하게 외우고 있는 나만의 일본 노래 NO.1 夢の中へ(유메노 나까에) 가 흘러나오는 것 아닌가!!! 너무 반가운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고, 나도 스즈메처럼 학생이 된 기분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즐겁게 봤던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이 다시 생각나면서 마음 속에 몽글거리는 추억이 되살아났다. 누가 뭐래도 나에게 이 애니메이션은 OST 꿀잼 작품이다. 일본인이 겪은 재해를 일본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점이 늘 새롭고 신기하다. 나도 이렇게..

미안합니다 [파벨만스]

미안합니다. 사과할게요. 영화씨. 영화 [아티스트]를 최근 보고 나서 "영화를 위한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영화는 목적이 아닌 도구일 때 가장 빛이 나기 때문이다."라고 적었어요. 하지만 정정해야겠네요. 그냥 내가 감독을 잘못 만나서 그랬던 겁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이 감독 정말 대단하다. 하나의 소재를 이렇게 다른 각도로 보여주다니 참 대단하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소재로 한 영화 중 단연코 이 영화 [파벨만스]가 가장 좋았다. 모든 것이 좋았다. 2시간 30분을 멈추지 않고 보게하는 스토리의 힘도 좋았고, 아역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 연기력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영화라는 예술을 통해 한 사람의 성장스토리를 이렇게 맛있게 보여주는 영화가 또 있었을까 싶을 최고의 연출력 ..

진보신학이 본 자살[자살은 죄인가요]

항상 정치를 대놓고 전면에 앞세우고 신학을 논하는 진보신학은 자살을 다룰 때도 굳이 정치인을 인용한다. 2011년에 읽고나서 다시한번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이 얼마나 별로였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지난 번에는 그저 흘러보냈던 추천사 중에 어느 정신과 의사의 말이 내 분노를 일으킨다. “나의 복된 죄” “자살에 대한 짧지만 아름다운 이 책에서 저는 인간이 하나님 앞에 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 하는 모습을 보이며 조용히 외쳐 보는 나의 복된 죄를 느낍니다.p8” 중세교회에 면죄부가 없어졌다고 하지만 난 여전히 기독교는 면죄부를 팔고 있다고 생각한다. 끔찍한 죄를 짓는 자들이 더 앞장 서서 이 면죄부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학교폭력 신나게 하고서 “아 나의 복된 죄여” 라고 하면..

마침내 읽었다. [도킨스의 신]

[도킨스의 신]을 마침내 읽었다. 십수 년 동안 방에 처박아 놓았던 책이다. 이 책을 구매했을 때만 해도 당장에 읽을 것처럼 기세등등했는데… 리처드 도킨스의 책 [만들어진 신]은 나에게 이단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도발 때문에 얼마나 거룩한 분노가 있었던지... 씩씩거릴 줄이나 알지 제대로 비판을 못했던 내가 처량하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리처드 도킨스 얘기만 나오면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고는 애써 무시했다. (또 리처드 도킨스의 책들은 왜 이리도 두꺼운지...)이런 도킨스의 도발을 아주 신사적으로 정정당당하게 받아낸 크리스천이 있다고 해서 아주 반가웠다. 그의 이름은 알리스터 맥그래스. 과거 교회 형의 추천으로 읽었던 [예수를 아는 지식]의 저자이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책이 너무 너무 재미없게 ..

모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책[책상은 책상이다]

페터 빅셀이 쓴 [책상은 책상이다]를 읽었다. 대학생 때 순진한 마음에 “썰렁한 농담책이네”라고 무시해버렸던 책이다. 그런데 이번에 우연히 다시 보니 느낌이 남다르다. 처음엔 재미로 읽지만 책을 넘길수록 고집센 남성의 비참한 말로가 보인다. 왜 이 사람들은 이리도 극단적이 되었을까? 이 사람 주위에 살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힘들까? 나도 내 고집 땜에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진 않을까 걱정된다 옮긴이는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실제로 고립되고 소외된 사람들을 세상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한다 p101 그러한 작가의 노력이 아무런 힘이 없어보인다. 여전히 세상은 이런 사람들에게 냉정하고 여유가 없으니까. 그러나 분명 이 책을 읽은 나부터 소외된 아저씨들을 측은하게 바라보시 시작했다. 좋는 시작이고 좋..

아무 근거도 없는 예언들 [2년 안에 기독교가 사라진다]

2년 전에 여기 블로그에 글을 하나 썼다. https://geonni.tistory.com/441 "2년 안에 기독교가 인터넷에 사라진다!"라는 소문에 대한 글이었다. AI가 자동필터링을 통해 "예수", "십자가", "하나님" 등등 기독교적인 단어가 들릴 경우 영상을 삭제하거나 자동 필터링 검수조치를 한다는 말이다. 누군가가 그렇게 예언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딱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과연 기독교가 사라졌나? 전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저렇게 공포심을 조장하는 헛소문이 기독교 내에 파다하다. 그럼 누군가가 이렇게 반박하겠지. "회개를 열심히 해서 하나님이 진노를 거두신 거야." 과연 그럴까? 지난 2년 동안 한국 기독교를 비롯한 전 세계 기독교 교회의 참회가 있었나? 대부흥이 있었나? 하나도 없었..

끄적끄적 2023.04.18

도둑처럼 찾아온 그 날 [아들의 방]

정신과 의사가 얼마나 극한 직업인지 알 수 있는 영화. 그저 고민 상담하는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의사"라는 그럴 듯한 이름은 있지만 정신과 의사는 환자의 감정의 하수구 역할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2001년 영화지만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웰메이드 영화다. 현대물 이탈리아 영화는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처럼 엄청난 굴곡이 있는 드라마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에 훨씬 더 감정을 이입하면서 봤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불가항력적인 사고다. 모두가 안다. 하지만 죄책감이 떠나가질 않는다. 그 때 내가 긴급한 약속을 잡지만 않았더라도... 그 때 내가 아들과 소중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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